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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라고 부르는 유익한 것들

죄라고 부르는 유익한 것들

사이먼 M. 레이험 (지은이), 이은비・이성하 (옮긴이)

글로벌콘텐츠·2015-01-15

  • 312쪽
  • 철학
  • KDC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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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역자 서문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외국어로 쓰인 글을 번역하는 일은 항상 어려운 일이다. 언어구조나 문화의 차이 때문에 때로는 번역본보다는 외국어 원문을 읽는 것이 오히려 더 이해가 잘 된다는 말도 흔히 듣는다. 특히 이 책의 저자 레이험 박사는 수사적으로 능숙하고 흥미로운 글을 쓰는 학자이어서 매끄러운 번역이 더욱 쉽지 않았다. 그런 기본적인 어려움 외에도 이 책을 번역하면서 우리 역자들에게는 두어 가지 다른 종류의 어려움도 있었다. 우리 두 역자는 아빠와 딸 사이이다. 이 책은, ‘호색’과 같이 아빠와 딸이 함께 읽고 번역하기에 난처한 내용도 다루고 있고, 특히 표지에는 생체신호를 모니터하기 위한 전극 장치들을 발바닥에 붙인 두 남녀가 성행위를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굳이 아빠와 딸이 아닌 그 누구라도 보기에 매우 거북한 것이었다. 그러나 심리학의 사회적 측면을 전공하고 있는 딸과 언어학의 인지심리적 측면을 전공하고 있는 아빠가 공통의 관심사인 인간의 심리활동에 관한 통찰력 있는 글을 번역하는 일은 학술적인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었고 또 아빠와 딸의 공동 노력이라는 점에서도 개인적으로 무척 의미 있는 일이었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앞에 설명한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이었는데, 역자 모두 기독교인들이라는 점이다. 비록 ‘7대 대죄’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 개신교도들이지만, 성서에서 경계하는 ‘죄’라고 일컫는 것들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재분석하는 일은 평생 신의 뜻을 헤아리고 살아 보겠노라고 나름 애쓰는 신앙인의 관점에서는 매우 큰 거부감을 주는 일이었다. 더구나 원저의 제목은 『죄의 과학: 7대 대죄의 심리학(그리고 왜 대죄는 당신에게 유익한가)』이어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상식’을 갖고 있는 비종교인들에게조차 매우 도발적이고 반도덕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가 없는 책이다. 마치 이 책을 번역하여 많은 독자에게 소개하는 일이 반기독교적인 일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것이 역자들에게는 큰 심리적 부담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죄’라고 부르는 것들은 우리의 특정한 감정들을 가리키는 것이고, 그러한 특정한 감정들은 우리 뇌의 다양한 영역들이 활성화되면서 만들어지는 특정한 두뇌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며, 우리의 두뇌가 우리의 생존과 성취와 공존을 위한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듯이 그러한 상태들도 우리에게 유익한 기능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점은 매우 분명하다. 이러한 두뇌활동을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심리학적 관점에서, 특히 행동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해 본 것은 ‘죄’를 선전하고 고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위 ‘죄’라 부르는 것을 이해하고, 이용하고, (필요하면) 극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 문제를 심리학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종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왜 신이 우리의 그러한 감정들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는지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심리상태는 신이 우리의 생존과 번영과 행복을 추구하게 하기 위해 심어놓은 정교한 동력장치이다. 따라서 모든 인간이 이러한 동력장치를 갖고 있으므로 사람의 두뇌가 작동하는 한, 즉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죄’라 부르는 것들은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며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동력장치는 인간의 행동에 추진력을 불어넣어 자신과 공동체의 번영과 행복을 가능하게 할 수 있지만, 이러한 동력장치는 계기판이나 자동제어장치가 함께 심겨져 있지 않으므로 어디에서 멈추어야 할지를 스스로는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결국 심리상태를 점검하는 성찰과 이를 적절하게 제어하는 자기통제는 종교의 몫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죄’라는 말이 가리키는 심리상태는 신이 우리 머릿속에 심어 놓은 보편적이고 유익한 장치이지만, 우리는 그 끝 모르고 무모하게 달려가는 속성을 잘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치 자동실행 프로그램은 심겨져 있지만 그 프로그램을 제어하는 사용방법은 배워야 하는 상황처럼 말이다. 번역을 통해 역자들이 다시 한 번 느끼는 것은, 세상사가 분절 없는 연속선이듯이 ‘죄’라 부르는 심리상태들도 연속선상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지만 한 끝에는 ‘사랑’이 자리잡고 있고 다른 한 끝에는 ‘호색’이 자리잡고 있다. 마찬가지로 한 끝에는 ‘포부’가, 다른 한 끝에는 ‘탐욕’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정의감’과 ‘분노’도 같은 뿌리의 다른 가지들이며, ‘너그러움’과 ‘나태’도 마찬가지이다. 그 동안 너무나 당연시하고 또 한편 금기시하여 분석적으로 자세히 살펴볼 수 없었던 ‘죄’라고 하는 것을 이번 번역과정을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던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이를 통해 인간을 좀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고 감히 신의 섭리에 대해서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 인간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해당되는 일곱 가지 죄에 대해 레이험 박사가 소개하는 참신하면서도, 진지하고, 흥미로운 심리학적 분석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하는 바이다. 호색, 탐식, 탐욕, 나태, 분노, 질투, 자만에 대한 우리의 이해의 지평을 넓혀 줄 것으로 확신한다. 아무쪼록 이 책이 역자들에게 유익하였듯이 이 번역본도 독자에게 유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15년 11월 옮긴이 이은비·이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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