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대구는 통일신라 이래 오랜 기간 정치 경제 문화 등의 분야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역사적 조명을 받아왔고 대구의 풍광 또한 지역민은 물론 외지인들에게도 많은 상찬을 받아왔다. 그만큼 자연풍광이 빼어났음은 말할 것도 없고 문화유적들도 역사도시로서 면모를 자랑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지역의 경제가 쇠퇴하고 정치적 갈등이 겹치면서 대구의 자연과 문화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지역민들조차 자긍심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를 볼 때마다 안타깝기 짝이 없다. 지방자치가 시작되고 지식, 문화, 관광, 스토리텔링 등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열리면서 대구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볼게 없다’는 대구 홀시풍토에서 재발견과 새로운 관점으로 인식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종래 도시재개발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근대화골목의 투어와 대구시의 새로운 대표 경관 제시 등을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조선 초 서거정 선생이 대구의 대표적 풍광을 시로 읊었던 과 최근 대구시가 대표경관으로 선택한 은 지역민들의 주변 환경에 대한 시대적 관점의 차이를 보여준다. 이밖에도 대구의 풍광과 관련, 금호강 동편의 고산서당팔경(孤山書堂八景)과 서편의 서호십곡(西湖十曲) 같이 특정지역의 경관을 노래한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시대적으로 비교를 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이같이 대구 경관에 대한 재발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인 1949년 당시 지역의 대표적 한학자들이 대구팔경을 선정해서 한시로 읊은 책이 발견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다. 대구의 남평문씨 세거지에 거주하는 문석기씨 집안의 소장본인 이 책을 팔공산문화포럼이 대구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역 대구팔경 한시집』으로 번역 발간한 것이다. 이 책은 서거정 선생 이래 무려 5백년 가까운 세월 동안 지역민들의 주거경관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해방직후 희망에 부풀었던 시대적 배경 속에 지역경관에 대한 솟아나는 환희의 감정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국운상승기에 접어든 지금 지역민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주변을 보는 마음과 닮은 점을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의 8경에는 을 이라 표현했고 지금은 없어진 만평로타리 부근의 을 명소로 선정한 것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과 , 은 지역 경관의 속살을 보았던 선인들의 혜안을 짐작케 한다. 이 책의 작가들은 모두 대구지역에 거주하였던 이들로 당시의 나이 50대중반이 주류를 이루었던 점을 감안하면 작품에서 선정된 팔경은 대구인의 정서를 대표한다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이 책 번역본 발간을 계기로 서거정 선생의 을 비롯 대구의 경관을 상찬한 글들을 모두 한데 모아 지역 전반의 풍광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사업이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는 대구를 아름답게 가꾸는 근거가 될 수 있고 스토리를 입혀서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구의 문화와 풍광을 보는 관점을 더욱 기름지게하고 대구사랑의 정서가 더욱 두터워지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13년 12월 일 팔공산문화포럼 초대회장 홍종흠(洪宗欽)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