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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안과 밖의 여성: 한국 저널리즘에서 나타나는 젠더 문제

뉴스 안과 밖의 여성: 한국 저널리즘에서 나타나는 젠더 문제

김경희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2017-04-06

  • 352쪽
  • 사회과학
  • KDC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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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책을 펴내며 어렸을 때 필자가 제일 보기 싫었던 드라마의 한 장면은 여자아이를 낳고 우는 산모의 모습이었다. 그때만 해도 드라마에서 그런 장면이 자주 나왔다.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딸만 셋 낳은 어머니가 그런 장면을 보면 마음이 상하시지 않을까 걱정됐고 여자인 나의 자존감이 한없이 떨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인터넷 저널리즘이 주전공이었던 필자는 여성과 뉴스를 부전공이라 생각하고 박사과정 시절부터 연구해왔다. 2000년대 초반 여성 기자들의 조직 내 위상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을 때, 한 지상파 방송사에서 차장을 맡고 있던 여성 기자에게 보도국에 여성 간부가 적은 이유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그분은 아직 여성 기자들이 어려서 그렇지, 시간이 지나면 여성이 부장도 되고 국장도 될 텐데 왜 이런 연구를 하냐고 황당하다는 듯 되물었다. 정말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까? 여성들이 아무 노력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지 않아도 시간만 지나면 문제가 해결되는 걸까? 의문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쓸데없는 연구를 한다는 식의 비난 섞인 말투에 필자는 갑자기 연구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안 그래도 여성 문제는 사회 체제가 바뀌지 않는 한 해결되기 힘들겠다는 절망감에 빠져 있던 터라, 핑계 김에 하던 연구를 그만두고선 몇 년간 여성과 관련된 연구를 하지 않았다.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 여성 기자가 부장이나 국장이 됐다는 이야기를 아직 듣지 못했다. 그 기자뿐 아니라 여전히 언론사에서 여성 간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시간이 지나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동안 드라마는 많이 바뀌었다. 가부장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드라마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가정주부와 결혼에 목 맨 여성들이 주로 등장하던 1990년대 설정에서 탈피해 권력비리를 밝혀내는 주체적 여성 변호사도 등장하고, 분쟁 지역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여성 의사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여성 국회위원도 나온다. 그런데 뉴스는 달라진 게 별로 없다. 드라마에서 나오듯 경륜을 갖춘 여성 기자 출신 앵커는 찾아볼 수 없고, 4,50대 남성 앵커와 20대의 여성 앵커가 함께 뉴스를 진행한다. 여성 기자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그 비율은 남성 기자의 3분의 1 수준이다. 여성 기자가 담당하는 영역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여성 간부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또 남성 취재원의 직업은 전문가와 시민의 비율이 비슷하지만, 여성 전문가 취재원은 여성 시민 취재원의 반밖에 안 된다. 무엇보다 10명의 취재원 중 7명이 남성, 3명이 여성으로, 뉴스에서 여성은 현실에서의 여성보다 과소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현실은 어떠한가? 중견기업의 10%는 출산휴가 0건으로 사실상 결혼하면 다니기 어렵다는 최근의 뉴스를 보면, 지금이 1990년인가, 2016년인가 헷갈린다. 또 OECD국가 중 한국은 남녀의 임금과 남녀 고용률의 격차가 매우 심한 나라라는 뉴스도 나왔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가 OECD 회원국 평균(15.6%)에 비해 2배 이상(36.7%) 크고, 남성과 여성의 고용률 차이도 OECD 평균(11.5%포인트 차이)보다 8.5%포인트(20%포인트 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두 기사는 여성의 지위가 상승해서 역차별 논란이 있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시켜준다. 뉴스는 사회의 거울이다. 뉴스에서 보여주는 현실은 사회적 맥락과 이어져 있다. 2020년을 앞두고 있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여전히 차별받는 소외 계층이며, 미디어에서 여성은 상징적 소멸 상태이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아직도 여성이 스스로의 지위를 지켜낼 만큼 힘을 갖지 못했다는 것을 말한다. 여성주의 관점에서 뉴스를 연구하고, 분석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뉴스에 초점을 맞추고 뉴스의 생산에서부터 재현,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성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이해해보고자 했다. 그동안 여성저널리즘에 대한 논의가 간간이 있어왔지만, 이에 대한 학문적 지형도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연구물은 없었다. 따라서 여성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뉴스 생산과 재현이 어떤 관계를 가지며, 뉴스 재현이 뉴스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또 한국 사회의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여성과 뉴스의 문제로 바로 접근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이 어떤 위치에 있어왔는지에 대한 고찰에서 출발했다. 특히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연대별로, 당시의 사회적 맥락 속에 여성은 어떤 위치에 놓여 있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했다. 먼저 1장에서는 여성주의 관점에서 왜 뉴스를 분석해야 하는지, 또 여성주의 이론적 토대 위에서 왜 뉴스의 생산 과정, 뉴스에서의 재현, 뉴스의 소비가 총체적으로 연구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여성주의적 저널리즘 연구의 지형도를 그려보았다. 2장 ‘한국 사회 변화와 여성의 위치’에서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이를 위해 당시의 통계 데이터와 신문기사, 연구물에 대한 분석을 통해 여성의 위치를 파악해보는 작업을 진행했다. 3장 ‘뉴스 생산자로서의 여성’은 여성 기자들이 뉴스 생산 과정에서 경험하고 있는 사회적 맥락과 뉴스 조직의 문화적 특성을 분석하고, 여성 기자들이 개별적인 노력으로 극복하기 힘든 한국 사회의 문화적 특성과 여성 배제기제들을 파헤쳐보고자 했다. 3장에서는 여성 기자들이 생산한 뉴스가 남성 기자들이 제작한 뉴스보다 양성 평등적인 뉴스인지를 분석해보고자 했다. 이런 분석 결과는 양성 평등적인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여성 기자들이 왜 필요한지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게 해준다. 또 뉴스 생산 현장에서 간부들은 여성 기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여성 기자들은 현재 어떤 능력에서 우수하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도 살펴보았다. 4장 ‘뉴스에 나타난 여성’은 뉴스에서 그려지고 있는 여성의 모습에 대한 분석을 담았다. 평범한 시민의 이야기는 시민 인터뷰를 제외하고는 뉴스에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의 논의는 사회 지도층 여성과 소외 계층 여성의 뉴스 재현에 대한 분석을 담았다. 특정 분야에서 큰 성과를 이뤄낸 1호 여성을 뉴스는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결혼 이주 여성이나 미혼모들을 뉴스가 어떤 관점에서 재현하고 있는지를 분석해보았다.1 5장 뉴스 소비자로서의 여성은 여성들이 뉴스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뉴스가 여성에게 가진 의미는 무엇인지를 고찰했다. 뉴스 이용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여성의 뉴스 소비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여성은 주로 드라마나 예능을 즐겨 본다는 생각 때문인지, 여성의 미디어 소비에 대한 연구는 드라마나 영화 장르에 치우쳐 있다. 따라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고 기존 연구 결과에 대한 분석, 통계 데이터의 활용, 신문기사 등을 통해 여성의 뉴스 소비 행태와 여성에게 있어 뉴스가 가진 의미 등을 살펴보았다. 책의 결론에 해당하는 6장에는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과 뉴스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함께 양성 평등적인 미래 사회를 위한 제언과 양성 평등적인 뉴스 제작을 위한 제언을 담았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정작 충분하게 다루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한 가지 밝혀두고 싶은 것은 이 책에 인용한 기사들이 많은데, 좋은 기사를 써서 여성의 위치를 파악하게 해준 기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출판을 앞두고 원고를 읽어보니, 부족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필자의 능력 부족과 게으름의 결과일 것이다. 양성 평등적인 사회를 꿈꾸는 여성언론학자의 작은 소망을 담은 책이라고 이해주기를 바란다. 이런 책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은 박사과정 시절, 여성과 미디어 수업을 들으면서 가졌다. 그 수업을 이끌어주신 이화여대 김훈순 교수님과 열띤 토론을 함께 했던 이화여대 차희원 교수님, 순천향대 정윤경 교수님, 동의대 전경란 교수님, 공주대 배진아 교수님, 김찬아 박사님께 감사드린다. 이 책에 실린 연구의 일부는 공동연구로 진행되었다. 함께 연구해주신 고려대 윤영민 교수님, 조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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