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jayu.org
멍 때리기

멍 때리기

이동소 (지은이)

세종출판사·2018-08-31

  • 285쪽
  • 문학
  • KDC 814.7

로그인하면 내 서재에 추가할 수 있어요.

책 소개

| 머리글 너럭바위 위에 홀로 앉아 멍 때리기를 한다. 세상인연을 끊고 나온 수도승처럼 마음이 가볍다. 서산으로 넘어가는 태양은 마지막 열정으로 세상을 품에 끌어안는다. 한줄기 스산한 바람에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세상에서 분리된 듯한, 약간의 소외감과 고독감이 야릇한 행복과 평화를 만든다. 시간이 이대로 멈추어도 좋을 것 같다. 첫 번째 수필집 󰡔토우󰡕를 발간하면서 교단생활을 떠난 지 어언 6년. 이젠 그 누구도, 아무것도, 나를 옭아매는 게 없다. 하지만 백수도 타고난 DNA가 있어야 하는지, 버릇처럼 일을 벌이고, 큰일이 난 것처럼 종종걸음 치는 내가 스스로도 한심스럽다. 이젠 열정과 기를 조용히 삭이며, 나를 비우고 다독여야 하는 때인데 말이다. 그 동안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외도를 많이 했다. 다채로운 경험으로 글을 풍성하게 적고 싶은 욕심에 한국방송통신공사에서 후원하는 드라마작가교육원에 입학해서 드라마 쓰기도 배우고, 소설과 시에도 입문해서 다양한 소재로 습작도 해보았다. 그리고 우연히 TV에서 음악연예프로를 보다가 좋아하게 된 어느 록 가수의 광팬이 되어, 청소년기 소녀처럼 콘서트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덕분에 잃어버렸던 음악적 감성을 되찾아, 요즘은 클래식부터 시작해서 모든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피할 수 없는 게 신체의 이곳저곳에 적신호가 생기는 것이다. 최근 들어 나 역시 병원을 많이 들락거렸다. 나이로 인한 것도 있고, 하늘에서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듯 부상을 당한 경우도 있다. 게다가 내가 존경하며 본받고 싶은, 나의 자화상인 어머니가 날로 정신이 흐려지고 사위어가는 걸 곁에서 보면서 거역할 수 없는 생명현상으로서의 노화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세 번째 수필집을 발간하게 되어 내심 흐뭇하다. 하지만 글을 쓸수록 글 쓰는 게 두려워지고, 졸작을 세상에 내어놓는다는 게 부끄럽다. 이번 수필집도 최근에 내가 경험하고 접한 사건과 사물들에 대한 생각의 실타래를 편하게 풀어서 엮은 글들이다. 제 1부 「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고 싶어」에선 나 자신과 인생여정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제 2부 「밀당」에선 인간과 인간 간의 끈끈한 연줄과 애증의 이야기를, 제 3부 「일상의 기적」에선 최근 들어 경험한 각종 질병과 건강에 대한 생각을 나름 생물학 학자로서의 관점에서 풀어보았다. 그리고 제 4부 「알쓸신잡」 에선 일상에서 맞닥뜨리고 관찰한 소소한 사건과 사물에 대한 이야기로 엮어보았다. 내 글의 가장 열렬한 팬이자 후원자인 어머니는 딸의 수필집이 발간되길 손꼽아 기다리고 계신다. 하지만 이제 시력도 정신도 희미해진 어머니가 이 글을 제대로 읽으실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어쩜 어머니 생전에 발간하는 마지막 수필집이 될지도 모르는 이 책을, 내가 쓴 졸시와 함께 어머니께 바친다. 마디진 어머니 사랑 죽녹원의 푸른 대숲 바람결에 춤춘다 하늘을 향해 곧추선 기상, 사군자의 한 자리, 제 잘난 듯 우쭐거린다 다져진 흙길 위에 볼품없이 불거진 뿌리 숱한 인간과 맹수들의 발자국 온몸으로 버티어온 인고의 세월이 굳은살로 박혀있다 시린 발 바위땅에 디디고 비바람, 눈보라 맨몸으로 맞으며 자양분 빨아올려 줄기와 잎 살찌우고 찬란한 꽃 피워내는 숭고한 천명天命 마디마디 굵어진 손가락 울퉁불퉁 튀어나온 짙푸른 힘줄, 자식 위한 조건 없는 어머니 사랑 2018년 여름 동소글방에서

목차펼치기

❚머리글 ․ 4 제1부 내 소설의 끝을 다시 써 보고 싶어 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고 싶어 • 13 클랙슨이 울리지 않는 자동차 • 19 멍 때리기 • 24 독실 단상 • 29 거울 • 34 시간 죽이기 • 39 폐쇄공포증 • 43 어르신 교통카드 • 49 내 노래를 부르며 살리라 • 54 요양병원 • 59 이제는 스페어를 처리할 때 • 64 목욕탕 훈계 • 69 제2부 밀당 밀당 • 75 어린 손주의 눈물 • 80 험한 세상 팔다리가 되어 • 85 효孝 • 91 세컨드 하우스second house • 96 채식주의자 • 102 내가 대신 앓을 수 있다면 • 107 어머니, 나의 자화상 • 112 혹 • 118 할미가 미안하다 • 122 제3부 일상의 기적 일상의 기적 • 129 종합건강검진 • 134 백내장 • 139 암癌 • 144 이석耳石 • 150 치매癡呆 • 156 살리에리 증후군Salieri Syndrome • 161 잠, 쉼표 • 167 척추脊椎 • 172 히포콘드리아hypochondria • 177 평형감각 • 182 제4부 알쓸신잡 녹차를 우리며 • 189 금이 간 항아리 • 195 연탄 • 200 자동세차 • 205 욕실에 갇힌 거미 • 211 프레임frame • 216 유보커피suspended coffee • 221 은행 • 227 폭염 속의 단상 • 232 우체국 • 236 불멸의 꿈, 냉동인간 • 241 안개 • 246 케모포피비아Chemophobia • 249 깃발 • 254 말의 힘 • 259 향수 • 264 <에세이문예 특집> TV 속에서 인생을 • 268- <복면가왕> ‘우리 동네 음악대장’ 이야기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