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1998년 창립 이래 동학학회는 동학에 대한 학제적 연구를 통하여 한국사상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해 왔습니다. 동학 연구의 범위도 협의의 동학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근대사와 근대사상을 포괄하는 것은 물론 동서고금의 사상 및 현대 과학의 사상과도 비교하는 광의의 동학으로 그 외연을 확대하였습니다. 그동안 동학학회는 서울과 지역을 순회하며 46차에 걸친 학술회의를 개최함으로써 동학의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에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역 순회 학술대회는 2011년 경주 추계학술대회를 시작으로 2012년 정읍 춘계학술대회와 고창 추계학술대회, 2013년 보은 춘계학술대회와 예산 추계학술대회, 2014년 영해 춘계학술대회와 남원 추계학술대회, 2015년 대구 춘계학술대회와 홍천 추계학술대회, 2016년 구미 춘계학술대회와 김천 추계학술대회, 2017년 청주 춘계학술대회와 수원 추계학술대회, 2018년 영동 춘계학술대회와 원주 추계학술대회, 2019년 전주 춘계학술대회와 여주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그리고 2020년 옥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였으며, 태안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또한 연 2회 단행본 발간과 더불어 등재학술지인 동학학보를 연 4회 발간함으로써 학회지의 질적 제고와 양적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홈페이지 개편 및 온라인 논문투고시스템의 구축으로 『동학학보』가 명실공히 권위 있는 학술지로 발돋움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6월 26일 동학농민혁명 제126주년을 맞이하여 동학농민혁명의 전개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옥천에서 「동학의 글로컬리제이션: 동학농민혁명과 충청도 옥천」을 대주제로 춘계학술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다섯 편의 논문과 기조강연 및 두 편의 추가 논문, 그리고 부록을 추가하여 단행본으로 발간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고 또한 기쁘게 생각합니다. 옥천군 주최, 동학학회·동학농민혁명 옥천기념사업회 주관, 그리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옥천문화원·(사)옥천향토사연구회·동학학회후원회가 후원한 옥천 춘계학술대회는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옥천의 청산기포를 계기로 전국화되었다는 사실을 규명함으로써 청산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21세기 글로컬 시대의 시각으로 재조명하고 옥천지역 문화의 세계화와 옥천지역의 진취적인 정체성 확립 및 문화적 역량 제고에 기여하였습니다. 특히 동학농민혁명사에서 옥천이 차지하는 역사적 위상을 사료 연구를 통해 실증적으로 규명함으로써 한국 근대사의 전환기에 옥천 일대의 주민들이 기여한 실상을 밝혀낸 뜻깊은 학술대회였습니다. 충청도 옥천은 근대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변혁운동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했던 지역입니다. 옥천과 동학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갑오년 9월 18일 해월 최시형에 의한 청산기포입니다. 옥천군 청산면의 문바위골에 은신해 있던 해월은 전봉준의 9월 재기포에 맞춰 기존의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나 전국의 동학도들에게 총기포할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이른바 2차 기포에 대한 명령이 떨어진 곳이 청산의 문바위골이었다는 사실은 동학농민혁명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곡점입니다. 동학농민혁명의 진정한 전국화는 청산기포를 계기로 비로소 완수되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학농민혁명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똑같은 구호를 외치며 일어난 혁명적 거사였음에도 전라도 지역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동학농민혁명의 전국화를 이야기하면서 그 계기가 되었던 충북 옥천지역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애석한 일입니다. 따라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동학의 최고 지도자인 해월 최시형의 행적은 물론 동학농민혁명 과정에서 옥천지역의 역할과 활동상을 종합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옥천 동학의 실상에 대한 새로운 연구 성과를 학계에 제공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역사학, 정치학, 철학, 종교학, 국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동학 전문가들이 모여 개최한 옥천 춘계학술대회는 경주, 정읍, 고창, 보은, 예산, 영덕, 남원, 대구, 홍천, 구미, 김천, 청주, 수원, 영동, 원주, 전주, 여주에 이어 열여덟 번째로, 충청도 옥천에서 지역민들과 전문 연구자 및 대학생들의 참여를 통해 학문적 교류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후속 연구를 촉발시키며, 지역적 정체성과 애향심을 고취시켜 애국·애족·애민의 정신을 함양하고, 동학정신과 동학혁명의 가치를 후속세대에 전승하며, 아울러 국내외 전문가를 포함한 인적 인프라 구축을 통해 동학의 글로컬리제이션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하겠습니다. 동학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간학이고, 동학학회는 이러한 진정한 인간학을 연구하고 그것을 삶 속에 투영시키는 학회입니다. 동학은 상고시대 이래 면면히 이어져 온 민족정신의 맥을 살려 주체적으로 개조·통합·완성하여 토착화시킨 것으로 전통과 근대 그리고 탈근대를 관통하는 ‘아주 오래된 새것’입니다. 동학의 즉자대자적(卽自對自的) 사유체계는 홍익인간·광명이세의 이념을 현대적으로 구현하는 원리를 제공하고 나아가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토대가 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백가쟁명의 사상적 혼란을 겪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그 시사하는 바가 실로 크다 하겠습니다. 문명의 대전환이라는 맥락에서 볼 때 동학은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 즉 전일적인 새로운 실재관을 제시함으로써 데카르트-뉴턴의 기계론적 세계관의 근저에 있는 가치체계의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서구적 근대를 초극하는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특수성과 보편성, 지역화와 세계화, 국민국가와 세계시민사회의 유기적 통일성을 핵심 과제로 안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이번에 발간하는 단행본이 해결의 단서를 제공해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끝으로, 옥천 춘계학술대회 개최와 이번 단행본 발간을 위해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으신 옥천군 김재종 군수님, 김외식 옥천군의회 의장님과 이용수 행정운영위원장님, 그리고 류제구 동학농민혁명 옥천기념사업회장님께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책을 발간해 주신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