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탈성장이라는 말이 회자된 지 채 10년도 되지 않아 현재 많은 뜻있는 시민들에게 탈성장은 필연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삶의 원칙이나 생활양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탈성장은 수축경제로 향하는 역성장과 다르다는 점이다. 탈성장이 정의로운 전환, 기후정의, 불평등 해소, 기본소득, 공공일자리 등의 색다른 미래진행형적인 과제와 함께하지 않는다면, 의기소침, 결핍, 부족으로만 머무는 역성장과 구별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2050탄소중립을 성립시키려면 지금의 경제 수준이나 물질발자국 소모 수준의 1/10 정도로 감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엄혹한 현실 또한 부정할 수는 없다. 더욱이 탈성장은 아직 현실태가 아닌 잠재태이고 우리가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접속이 가능하다. 이 책은 12인의 저자가 꿈꾸고 고민하고 모색했던 탈성장에 대한 강렬하면서도 참신한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이 책의 내용은 탈성장을 이끌 주체가 누구이며, 어떻게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지는 공백으로 남길 수밖에 없었거나,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끌어다가 현재에 적용하는 지도제작의 방법을 동원하였기 때문에, 어쩌면 너무도 당위에 가깝거나, 윤리를 넘어선 도덕주의/영성주의로 느껴질 여지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어느 시간, 어느 장소, 우리 중 어느 누군가’라는 꿈 이야기 구조로밖에 자신을 표현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한계로부터 도약하여 용감하게 운을 떼고, 색다른 주체성을 상상하고, 새로운 전환사회를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한국 사회와 같이 성장만이 선(善)이라고 간주되는 고속성장과 개발독재의 시기를 거쳤던 사회에서는 예외적이고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바로 탈성장 전환사회로 이행하는 일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서술은 탈성장이라는 하나의 뿌리로부터 다중적이고 다성화음적인 줄기와 잎새, 열매로 생각과 사고실험이 뻗어나가는 녹색 번성의 방법론을 채택한다. 여러 사람이 썼지만 마치 한 명이 쓴 것처럼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하며 전환사회로 나아간다. 용감히 썼기 때문에 듬성듬성 넘어간 것도 있고, 도전의식을 갖고 썼기 때문에 ‘이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하고, 실험정신으로 썼기 때문에 새로운 용어들이 춤을 추며 향연을 벌이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경로를 취함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 일관성이 느끼진다면, 필자들이 열악한 지구별 생명의 배치에 서서 미래를 향해 탈성장이라는 동적 편성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문제의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그럼 하나하나 이 책의 면모를 살펴보자. 1부 탈성장, 경제와는 비대칭적인 외부 ‘1부 탈성장과 경제’는 GDP라는 경제적인 척도로만 경제 활동이 평가되는 체제를 떠받치는 여러 경제 관념들, 이를테면 수출주의, 토지와 지대, 빠른 소비주의, 인플레이션, 투기적 금융질서 등을 내파하고, 경제 외적 척도를 개발하기 위하여 기존의 경제 관점을 혁신하고, 전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탈성장은 경제 외적이거나 경제적 척도와 비대칭적인 관계 맺기를 기획하고 있다. 먼저 홍덕화 교수의 는 성장주의의 궤적과 제도적 조건 중 하나로 수출주의를 더 깊이 탐색한다. 최근 탈성장에 관한 논의가 늘어나고 있지만, 가장 심대한 문제로서의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한 실업, 일자리, 소득, 고용안전 등의 과제가 또 다시 대두되는 상황에 대하여 전환의 사고는 어떻게 응답하며, 어떤 대안을 제시할까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신승철 소장의 는 탈성장 전환사회로의 이행을 위해서 우선 농업 중심 사회로의 이행과 농 가치로의 대대적인 문명의 전환을 실현한 ‘우리 중 누군가’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를 위해 유명무실화된 경자유전 원칙을 넘어서 토지공유제라는 정책으로의 획기적인 이행이 가능한지를 논점으로 꺼내 들고 탐색한다. 김현우 소장의 에서는 ‘구매력을 가진 경제 집단이 최신 승용차, 스마트폰, 공기청정기를 구매하지 않게 된다면? 시민 중 3~4%가 의도적으로 적게 소비하고 오래 이용하며 나눠 쓰고 고쳐 쓰는 실천을 한다면?’과 같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러한 상상은 주류 소비문화로 무장한 시장으로부터 탈동조화되고 탈주하는 순환경제를 통해서 깨어 있는 소비자들을 상상하게 한다. 신승철 소장의 은 자본주의의 네 가지 국면, 즉 산업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 인지자본주의, 정동자본주의(=플랫폼자본주의)가 성장주의의 총궐기로서 증층화되면서 성장을 이끌다가 하나의 암초, 즉 인플레이션에 직면했는데, 이것이 노동이 아닌 자본의 양적 완화 이후의 회수 국면, 실물 위기로서의 기후위기와, 금융 과두정의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다측면적인 요인에 따라 어떻게 전개될지 전망하고 분석했다. 신승철 소장이 정리한 은 사회적 금융 모임에서의 논의를 정리한 것으로, 먼저 탈성장 상황에서 청년층의 새로운 변화의 기류, 즉 비혼, 비건, 페미니즘, 필(必)환경 등으로 무장한 청년층의 새로운 탈성장 흐름과 사회적 금융의 대응을 숙의하였고,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 붕괴의 시기로 향하는 와중에 사회적 경제에서 유통되는 사회적 금융의 혁신성과 선도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그 과정에서 공동체 신용을 통해서 대응할 여지 등을 논의하였다. 2부 탈성장의 상상력, 사회구성적 실천의 출발점 ‘2부 탈성장과 사회’는 탈성장 사회가 1960~70년대의 물질 발자국 규모로 줄어드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적 접근이나, 과잉 에너지에 대한 소모를 기획하고 있는 데팡스의 탈성장 전략과 사회의 와해와 붕괴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탈성장 전략들과 자급자족에 기반한 탈성장 전략, 또한 이를 위한 사회적이거나 개인적인 계획과 탈성장의 상상력 등 주로 사회를 둘러싼 전략적 사유를 다루고 있다. 김현우 소장의 으로 시작한다. 이 글에서는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발전한 ‘전환관리’ 이론을 참고하여, 과거와 현재의 주요 변수들의 추세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포캐스팅’(forecasting)과는 달리 바람직한 미래상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백캐스팅’(backcasting)이라는 기법을 통해 시나리오를 전개하려 했다. 그 과정에서 탈성장은 규범이기도 하고 방법이기도 하고 느낌이기도 하다는 점을 적시하였다. 공규동의 는 탈탄소 사회는 물질적으로 빈곤한 사회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현재 규모의 경제는 탄소 감축 목표치와 사회 유지 사이에서 지속적인 감축의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 전망한다. 또 탈성장 사회로의 전환에 대한 바타이유와 한병철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두 사상가의 해법이 결국 공동체의 회복임을 발견하는 여정을 소개하였다. 신승철 소장의 은 탈성장 전략의 구체적인 항목과 그 항목의 모듈 단위 하나하나의 자기완결적인 이야기 구조와 논증 구조를 소개하면서, 각각의 모자이크 혹은 벌집구조 유형를 이룬 이야기 모듈의 총합이 이룩하는 시너지 효과를 탐색하였다. 조상우의 은 성장을 향한 맹신, 진단을 넘어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 나아가 보려 한다. 그 과정에서 지금 우리가 왜 탈성장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왜 지금 당장 탈성장을 위한 사회적 작업이 필요한지 질문 던져본다. 공규동의 는 탄소 감축 시대가 체제의 변화와 전환을 필연적으로 요청할 것이며, 이는 물질 생산을 인위적으로 줄여야 하는 시대, 즉 탈성장의 상상력을 요청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회적 과제와 더불어 우리 개인의 과제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워야 하며, 은유로서의 소농, 직접 행동으로서의 “다시 땅으로” 운동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3부 탈성장, 미래로 돌아가다 ‘3부 탈성장과 미래세대’는 탈성장에 대한 기술주의적 미래뿐 아니라, 탈성장 모듈 접근을 통한 미래를 겨냥한 계획경제 모델과 탈성장 전환의 미래전략에서의 협동조합운동, 탈성장에 대한 교육방법론과 내용, 그리고 탈성장 시대의 미래세대의 새로운 관계 맺기 방법론과 미래세대가 맞이할 체제전환 이후의 사회생태주의의 전략 등을 다루고 있다. 전병옥 소장의 로 막을 연다. 이 글에서는 성장 논리에 중독된 현재의 경제 시스템은 기후 위기라는 커다란 장벽과 대면하게 되었고, 이 장벽을 넘기 위한 대응 방법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점에 새삼스럽게 주목한다. 여기서 기존의 경제관인 탈성장과 녹색성장이 아닌 제3의 실용적인 사다리를 탐색하며…
목차펼치기접기
프롤로그 4 1부 탈성장과 경제 Ⅰ. 탈성장은 수출주의 너머에 있다 /홍덕화 21 Ⅱ. 탈성장 전환에서의 토지개혁과 토지공유제 /신승철 31 Ⅲ. 의도적 진부화와 의도적 게토화 /김현우 61 Ⅳ. 인플레이션과 탈성장 /신승철 69 Ⅴ. 좌담/ 탈성장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역할 89 2부 탈성장과 사회 101 Ⅰ. 탈성장의 사회상에 대한 역사적 시나리오 접근 /김현우 103 Ⅱ. 탈성장, 데팡스와 리추얼의 복원 이야기 /공규동 111 Ⅲ. 탈성장 사회 비전과 전략 /신승철 123 Ⅳ. 탈성장 전환시대의 자급자족 사회 전망 /조상우 151 Ⅴ. “다시 땅으로” /공규동 161 3부 탈성장과 미래세대 173 Ⅰ. 기술의 가속화와 탈성장 해법 /전병옥 175 Ⅱ. 기후위기 대응과 탈성장 모듈 접근 /김현우 191 Ⅲ. 탈성장을 위해 협동조합은 무엇을 할까? /김혜경 205 Ⅳ. 학교에서 탈성장을 가르칠 수 있을까? /남미자 213 Ⅴ. 10대의 탈성장 외침, 우리는 안녕하고 싶어요 /남미자 223 Ⅵ. 탈성장, 현실 대안의 그물망 /김현우 231 4부 탈성장과 영성 247 Ⅰ. 탈성장의 예수 /김희룡 249 Ⅱ. 탈성장에 최적화된 인간 되어 보기 /이나경 259 Ⅲ. 사랑과 평화의 데팡스 /오민우 277 Ⅳ. 대담/ 한밭레츠, 탈성장 시대의 순환공동체 /신승철 289 Ⅴ. 우리 주변에 있는 탈성장 /김영준 303 더 읽을 책 312 찾아보기 313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