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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 (지은이), 홍윤기 (옮긴이)

Bookpod(북팟)·2022-06-21

  • 69쪽
  • 152×225mm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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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013년에 SBS에서 방영한 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그 드라마의 주인공인 미스 김(김혜수 분)은 무슨 일이든 척척 해치우는 계약직 직원으로 나온다. 그녀는 자기 할 일은 빈틈없이 해치우지만 상관의 부당한 요구에는 단호히 거부한다. 이름하여, 슈퍼 을이었던 것이다. 당시에도 상당히 신선한 캐릭터였으며 여러 직장인의 답답함을 해결해주는 모습은 인상 깊었다. 역자가 이번에 번역한 는 바로 그 드라마의 원조 격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다. 바틀비 역시 자기 일은 잘하면서도 ‘좋아하지 않는 일’은 단호히 거부한다. 왠지 통쾌하면서도 웃음이 나온다. 그런 모습을 통해 우리가 대리만족을 얻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과 달리 대중이 쉽게 이해하기 힘든 면을 가지고 있다. 는 나름 상류층이라 할 수 있는 변호사가 자신이 고용한 필경사를 관찰하는 내용이다. 이야기의 전반에 걸쳐 변호사와 필경사가 대립각을 세우는 것 같지만 사실, 화자인 변호사는 매우 사려 깊은 인물이다. 반면에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필경사 ‘바틀비’는 사리분별력 혹은 현실 감각이 모자란 인물이다. 두 사람은 어떤 생각의 차이 때문에 다투는 게 아니다.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이해하지 못해 (일방적으로) 괴로워할 뿐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화자(변호사)는 다소 현학적인 말을 하기도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만한 자세를 취한다. 그는 결코 냉정하기만 한 인물이 아니다. 물론 자기 체면을 중시한 탓도 있겠지만 바틀비를 가혹하게 몰아세우지 않는다. 이성을 상징하는 인물답게, 차라리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폭력적 방법은 거부한다. 바틀비에 대한 그의 집요한 관찰과 상상을 통해, 독자는 보편적인 인간 본연의 모습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다. 바틀비는 문서처리에 굶주림을 느낄 정도로 성실하지만, 뒤로 갈수록 지시사항을 따르지 않다가 점점 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종국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 그가 아무 일도 못 하게 되는 이유가 변호사의 추가업무 요구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 어쩌면 그런 것과는 무관하게, ‘꽉 막힌 창문’을 바라보던 그의 심경에 변화가 있던 것인지 모른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돈과 지위를 바라는 (우리를 포함한) 합리적인 변호사에게는 바틀비의 태도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함께 고용된 칠면조, 펜치, 생강쿠키 역시 바틀비의 태도를 비난하며 때로는 변호사보다 더 분노한다.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던 바틀비에 대한 실마리는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그는 자신보다 더 큰 상실을 겪은 사람들을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그가 자신의 ‘은신처’ 안에서 하던 몽상이란 바로 그 사람들에 관한 것이지. 변호사와의 갈등 때문이 아니었다. 인간에 대해 연민을 느끼고 고독에 빠질 줄 아는 인간 바틀비. 그는 기계처럼 일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우리에게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 누구에게든, 전하지 못한 수취인불명의 편지를 마음 깊이 간직한 사람이라면 바틀비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과 관련해 한 가지 덧붙이자면, 바틀비 번역문의 가장 큰 난제는 ‘prefer to\'에 대한 해석이다. 번역본마다 ’선호한다.‘, ’하고 싶다. ‘등으로 번역되어 있다. 본 역자는 여러 고민 끝에 ’좋아한다. ‘라는 좀 더 직설적인 표현을 써 보았다. 맥락에 따라 적용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이 표현만큼은 자연스러움보다, 바틀비라는 존재가 우리 사회 안에서 가지는 이질적 특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난해한 표현들이 있어서 쉽지 않은 글이지만 분명 그 안에서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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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역자의 말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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