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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과 기다림 사이

그리움과 기다림 사이

박용신 (지은이)

이든북·2022-09-26

  • 232쪽
  • 150×205mm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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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그림은 그리움이 되고 글은 기다림을 담는다. 그리움은 그림자처럼 기다림을 따라다닌다. 글과 그림으로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살아가는 일상이 담긴 수필집 누군가와 대화하고 뒤돌아서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상대의 말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더 드러냈어야 했는데. 그때 그 말은 하지 않는 게 좋았는데. 그럼에도 혀끝에 감춰진 말보다 입 밖으로 흘러나온 말이 상대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었기를 바란다. 어쩌면 위로와 위안은 욕심이고 나와 함께한 시간이 편안하고 따뜻했기를 소망한다. 책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완성된 모습이 아니라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라는 말이 용기가 되었다. 오늘의 한 걸음이 내일의 두 걸음이 될 거라는 확신보다 이 순간이 행복한 경험의 한 페이지로 자리했으면 한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았을 때 아름다운 추억으로 채색되기를 바란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엔딩 장면으로 나오는 두 주인공의 뒷모습은 ‘그들은 행복하게 아주 오래오래 살았답니다.’처럼 동화의 마지막 문장 같다. 요즘 MZ 세대들 사이에서 뒷모습을 찍는 것이 유행이다. 환한 얼굴과 반짝이는 미소만으로도 만족스럽지 않나 보다. 그들에게 뒷모습은 어떤 의미일까? 학창 시절에 주자청의 수필 「아버지의 뒷모습」을 배웠다. 할머니 장례 후에 바쁘다던 아버지는 기어코 기차역으로 필자를 배웅하러 온다. 필자에게 귤을 사다주겠다며 비대한 몸으로 플랫폼을 넘어 힘겹게 귤을 사러 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에 필자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다. 아버지가 귤을 건네고 인파 속으로 사라지기 전 그 뒷모습에서 다시 한번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자식에 대한 애틋한 정을 귤로 전하려던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필자는 아버지의 어깨에 내려앉은 세월의 무게와 마주한다. 이전에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고, 한 번도 의식하지 못했는데 그날 그 순간에 그것을 알아버렸다. 필자처럼 나 또한, 어느 날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삶의 무게로 지친 어깨를 보고야 말았다. 뒷모습은 감출 수 없는 삶의 기록이었다. 앞모습은 꾸미고 가장할 수 있지만, 뒷모습은 미처 숨길 수 없는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었다. 어릴 적에 내게 뒷모습은 연민이었다. 2003년에 미셀 투르니에와 사진가 에두아르 부바가 함께 작업한 『뒷모습』이란 책이 눈에 띄었다. 짧은 글과 함께 사람들의 뒷모습이 담겨있었다. 뒷모습은 그들이 살아온 시간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앙증맞은 어린아이, 사랑스러운 연인, 평온한 노부부, 가냘픈 무용수, 그리고 무거운 쟁기를 지고 있는 등뼈가 앙상한 농부…… 수많은 뒷모습을 보면서 문득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칠 내 뒷모습이 궁금했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나의 앞모습이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퇴고하기 위해 글을 반복해서 읽을수록 나의 뒷모습이 보였다. 이전까지 보이지 않던 곳곳에서 뒷모습이 드러났다. 소소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글을 볼 때 겸연쩍어 페이지를 넘길 수가 없었다. 그런 내게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준 것은 MZ세대의 뒷모습이었다. 이들에게 뒷모습은 지나온 시간은 물론 현재를 사는 당당함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란 생각이 들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현재와 미래는 변하고 발전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내 뒷모습에서도 과거만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가 있다고 믿는다. 미셀 투르니에의 『뒷모습』을 다시 읽었다. 어느 여인의 뒷모습 사진 아래에 연필로 쓴 메모가 있다. ‘날카롭고 위태로운 바위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다. 불안해 보이지만, 자신감이 깃들어 있다. 비록 언젠가 파도가 높게 치더라도 물러서지 않을 거야. 그것이 인생이니까!’

목차펼치기

여는 글︱뒷모습을 보다 5 1부 희망길을 걷다 노란 알람시계 15 희망길을 걷다 20 안경 쓴 달팽이 26 달팽이 1 33 달팽이 2 38 싱고늄 43 블랙의 향기 49 태양이 환하게 미소 짓도록 55 마음의 산책 61 멈춰진 시간, 밤 10시 65 나비처럼 70 2부 별똥별을 기다리다가 고흐와 빈센트를 만나다 77 온기의 위안 82 애정을 먹다 87 벚꽃, 벗꽃 93 드라이브 갈까요? 98 마음의 행로 105 별똥별을 기다리다가 109 산타클로스의 편지 115 흐르는 붓처럼 119 우연이 필연이 되다 125 98.5 131 3부 프리지어는 여전히 노랗다 무지개를 보여줄게 137 프리지어는 여전히 노랗다 143 거울아, 거울아 148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154 시월의 나무로부터 160 나비에게도 희망을 166 함께 맞는 비 171 흔들림의 미학 176 봄, 봄, 봄 181 보내야 할 때를 안다는 건 186 4부 그리움이 고인다 목화 앞에서 193 마음에 내린 비 199 안녕. 그리고 안녕! 204 그리움이 고인다 210 작지만 가볍지 않은 215 종일 본가 220 한겨울의 소나무 224 닫는 글︱추억으로 채색되길 바라며 231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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