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도화는 봄이면 복사꽃 색깔의 연분홍 치마를 즐겨 입었다. 그런 도화는 복사꽃이 바다를 이룬 돈들막 앞 샘으로 물을 길어 올 때는 단 한 번 연분홍 치마를 입지 않을 때가 없었다. 도화는 촌색시답지 않게 살결이 희었다. 얼굴은 달걀처럼 갸름했고, 허리는 개미허리로 잘록했으며 키는 살망하니 컸다. 눈은 크고 검었는데 늘 아래로 내리깔았고, 길게 땋아 내린 댕기머리는 삼단처럼 치렁거려 허리까지 내려왔다. 그런 도화는 양 볼이 연지 찍은 듯 발그레했고, 준호와 눈이라도 마주칠 때면 더한층 빨개져 복사꽃 홍조를 띠었다. 아 그때의 가슴 설렘을 어떻게 표현할까. - 강준희, 「순정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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