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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늘의 천복을 받은 사람이다

진명석 (지은이)

생각나눔·2024-02-02

  • 199쪽
  • 152×225mm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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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책을 펴내며 와룡산 중턱 허름한 오막살이에 먼동이 틀 때면 어김없이 오늘도 어머니의 담뱃재 터는 소리에 일어나 화장실을 가며 꿈을 키워갔습니다. 비록 체구는 작았지만, 반듯한 이목구비에 우렁찬 목소리는 시골동네를 들썩이고 있었습니다. 학교를 마치면 나는 삼천포 읍내로 한걸음에 달려가 아저씨에게 아이스께끼 상자를 받아 이 골목 저 골목을 휘저으며 “구두 닦으세요!”와 “아이스께끼!”를 외치며 삶의 경쟁 대열에 일찍이 뛰어들었습니다. 사람을 보면 ‘아, 저 사람은 구두를 닦을 사람이고, 아이스께끼를 사 먹을 사람이구나.’ 하는 게 어느 정도 파악될 정도로 나의 눈썰미와 제치는 좀 남달라서 어머니의 쌈짓돈에 미약하나마 도움을 주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면 이 삼천포에서 벗어나서 돈을 벌러가야 한다는 그런 당찬 포부를 가지고 초등학교에 다녔습니다. 아마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 생활비가 없어서 누나는 어린 나이에 울산으로 식모살이를 가야만 하였고, 바로 위의 형님은 정신장애자가 되어 어느 날 우리 집에 불을 질러 그만 옆 동네로 이사를 가게 하였습니다. 그러자 평상시 불심이 돈독하였던 어머니는 스님에게 불이 났다고 말씀을 드리니 스님께서 오셔서 여기에서 살면 식구들이 다 죽으니 하루속히 이사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곤 말씀 끝에 “지금 그나마 이 집이 유지가 되는 것은 저 막내아들의 복력이고, 저놈이 이 집을 다시 일으킬 재복을 타고났다.” 하시며 나의 운명을 일찍이 예견하셨습니다. 내가 그런 재복을 타고났어도 사십 대 때까지 난 건달 세계에서 노름에 빠져 인생을 낭비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아버지가 7년 병고 끝에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젊어서 과부가 되어 우리를 키우려 홍시와 고등어 장사를 하면서 참으로 애달픈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희망은 오직 막내아들 하나가 성공하는 것이었습니다. 택시 조수를 하면서 자동차 면허를 따고 어머니께 자동차를 사 달라고 하니 어머니는 일말의 거절도 없으시고 당신의 재산 전부를 탈탈 털어서 70만 원을 주셨습니다. 그 돈을 포대에 담아 새끼줄로 입구를 동여매고 그것을 지고 울산으로 향하는 나의 마음은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소중한 돈으로 사 준 택시를 난 노름판에서 노름으로 날려버리고 점점 더 망나니 깡패가 되어 어머니의 가슴을 검게 탄 숯덩이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한평생을 연탄방 월세 3,000원에 전전긍긍하며 오직 하나 막내아들이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이 당신의 소망이었지만, 끝내 시원하게 효도 한 번 하여보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철이 들어 소위 성공을 하고 보니 어머니는 내 곁에 엎었습니다. 첫 번째 부인을 첫눈에 반하여 만났지만 난 그만 건달세계의 향락에 취하여 소홀히 한 대가로 더 방황하며 마음을 잡지 못하고 동생들을 거느리고 그저 해결사의 역할에 만족하며 인생을 낭비하였습니다. 정말 건달세계는 나를 낳아준 부모도 몰라보는 망나니가 되게 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일편단심으로 부처님께 불공을 올리면서 저 아들 녀석이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오길 소망한 공덕으로 어느 날 친구의 아버지가 일수를 하여보라 권유하며 선뜻 사업자금을 후원하여 내가 마주한 새로운 직업과 책임감이 서서히 어둠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천성이 선하고 독하지 못하다 보니 일수를 하면서 형님과 동생, 누나의 인맥이 형성되고, 상대방의 아픔에 공감하다 보니 난 돈을 받을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마침 나라가 부도가 나자 이것 역시 내가 할 일이 아닌 것 같아 난 사람들을 불러 모아 가위로 공증과 차용증을 잘랐습니다. 정말 내가 다시 사람들을 협박하고 화를 내는 게 두려워서 과감하게 청산을 한 것이 뒷날 내가 하늘의 복을 받을 준비를 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내가 다시 사람의 정을 회복한 것은 두 번째 부인을 만나 얻은 막둥이의 잠자는 모습을 보고서입니다. 이 모습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180도 수정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침대에서 곤히 자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고 예쁘던지 내가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한마디로 뒤늦게 철이 들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나의 한 몸에 일곱 식구가 딸려있어서 난 무한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방구석에서 나오지 않고 하루에 담배를 두 갑 반이나 피우면서 아이의 우윳값을 걱정하는 신세가 되다 보니 무엇이든 하여야 한다는 생각에 울산에서 잘나가는 친구의 형님을 찾아가서 나의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내일서부터 사무실에 출근하라고 하니 얼마나 고마운지…. 난 어떻게 집에 왔는지 모를 정도로 기뻤습니다. 나의 소질에 맞는 법원 경매를 배우면서 지금까지 내가 건달세계에서 살아오며 생긴 리더십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게 하였고, 더 발품을 파니 돈이 흘러가는 길이 조금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경매에서 저렴하게 땅을 사고 건축업을 하여 빌라를 분양하다 보니 큰 부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밥을 먹고 사는 위치에는 오르게 되었습니다. 돈다발이 방구석에 탑을 이루며 쌓여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내게도 이런 순간이 오는구나 하는 희열을 느껴보았습니다. 그렇게 부지런하게 살다 보니 내 주변에는 항시 돈을 빌리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고, 빌려준 돈이 인연이 되어 하늘의 복을 받는 말굽 산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내가 주도적으로 하게 되는 기회가 왔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이 돈으로 저 산을 개발하려고 무수히 노력하였지만, 문화재 고분지역이라 아무도 개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남들이 풀지 못하는 그 일을 내가 자비심을 키워드로 잡아 내 이름 석 자로 해결했습니다. 정말 봉이 김선달보다 서너 수위의 신의 한 수가 결정적으로 우리 모두의 닫힌 마음을 열게 하여 말굽 산의 허가를 통과하는 역할을 하여 소위 하늘의 복을 받았다는 말을 하고 또 현실이 사실이고 하여 이제야 여러분들에게 사실을 고하는 바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이지만 살아온 삶의 이야기는 그렇게 평범하지가 않아 저의 인생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하려고 합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지만, 선한 사람도 되고 성공도 하여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해내는 사람의 집념과 그 과정들을 엮고, 허물은 참회하고 다시 나의 마음에 선업을 짓기 위해 자서전으로 편찬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질정을 달게 받으며 비록 망나니 인생의 이야기지만 인생의 희로애락을 통하여 그동안의 삶을 함께 공감하고 싶습니다. 내세울 것은 없지만 평범하지 않은 인생의 이야기를 이제 여러분들 앞에 내어놓습니다. 편안히 일독하시길 권하면서. 와룡산 모종골 샛고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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