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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공동체

미디어와 공동체

강진숙 (지은이), 김예란, 김용찬, 김유정, 김은미, 박지훈, 서미혜, 정은경, 채영길, 최성은, 한국방송학회 (엮은이)

Culture Look(컬처룩)·2018-11-10

  • 311쪽
  • 사회과학
  • KDC 33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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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미디어는 무엇인가? 공동체는 무엇인가? 모두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 이다. 미디어와 공동체 모두 일상적으로 흔히 쓰는 말이긴 하지만, 또 모두 추상성이 높은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 아는 말 같지만 막 상 그것의 정의를 내려야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 대답을 찾기 가 쉽지 않다. 두 말에 대한 정의를 찾기 쉽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모두 한국 사회 밖에서 수입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두 말 모 두 나름대로의 토착화 과정이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두 말의 의미 자 체가 여러 방향으로 요동쳤다. 두 말의 외래어(미디어, 커뮤니티)와 한자 말(매체, 공동체)이 여전히 혼재해서 쓰인다. 하지만 이들 말의 외래어 와 한자말이 완벽하게 포개졌다 말할 수 없다. 미디어와 매체, 커뮤니 티와 공동체는 서로 완벽한 상합을 이루지 못하면서 여전히 어색한 틈새를 보인다. 그 틈새는 뉘앙스의 차이 그 이상이다. 그 와중에 이 말이 사용되는 사회적 맥락 자체가 혁명적으로 바뀌고 있다. 아마도 대략 지난 30년 동안의 일이라 할 수 있다. 장소에서 해방되어 온라인 공간으로 갔다. 공동체라는 말 앞에 더 이 상 ‘지역’이라는 멍에를 지울 필요가 없게 되었다. 장소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지역 공동체’는 오히려 매우 특수한 형태의 공동체가 되었다. 매체 혹은 미디어도 지난 100여 년 동안 쓰던 ‘대중’ 혹은 ‘매스’라는 거추장스러운 모자를 벗어던졌다. 그리하여 이제는 바야흐로 개인 미 디어personal media와 개인 공동체personal community의 시대가 되었다. (기관이나 조직이나 대중이 아니라) 개인이 미디어를 생산, 유통, 소비하 는 기본 단위가 되었다. 그리고 (공동체가 개인을 품는 것이 아니라) 개인 이 공동체를 품고 관리하는 세상이 되었다. 개인 미디어로서, 개인 공 동체로서, 미디어와 공동체 모두 사람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개 인) 미디어와 (개인) 공동체가 개인의 삶 속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서로 만나는 세상이 열리는 중이다. 사람들의 미디어 경험과 공동체 경험 을 모두 새로운 시각으로 보아야 하는 상황이 조성되었다. 그동안 미디어와 공동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해 왔다. 그러한 다양성을 반영하는 다양한 관점이 개발되어 왔다. 여기서는 그중 여 섯 개의 관점을 골라 이야기해 본다. 첫째, 공동체와 미디어는 ‘공동 체를 위한 미디어media for community’의 관점에서 만난다. 이 관점의 틀 속에서 미디어는 공동체의 형성, 생존, 성장, 회복을 위한 기반이 다.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상상한다(Anderson, 1991). 같은 미디어(가령 모국어로 쓰여진 책)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은 장소의 한계를 넘어서서 특정 공동체(가령 민족)에의 소속감을 갖게 된 다. 미디어는 특정 지역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의 경계를 상상하 게 하기도 한다(7장/김유정). 또 미디어는 공동의 소속감과 정체성을 만들고 ‘우리’와 ‘우리가 아닌 것’의 경계를 규정하고, 거기서 더 나아 가 공동체 구성원들이 특정 이슈에 대해 공동의 관심을 갖고 공동의 행동에 참여하게 한다(McLeod, Scheufele, & Moy, 1999; Jeffres, Dobos, & Lee, 1988; Ball-Rokeach, Kim, & Matei, 2001; 2장/김용찬).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은 자기가 속한 공동체의 문제가 무엇인지 함께 인식하고, 함께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도 한다(2장/김용찬). 특히 이 관점에 서 미디어는 위기, 위험, 재난 시에 공동체를 지키는 중요한 역할(가령 정보 제공, 공동체 역량 동원, 예방 행동 등)을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8장/ 서미혜). 즉 ‘공동체를 위한 미디어’의 관점을 취하는 사람들은 미디어 를 통해 공동체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발견되고, 활성화되고, 촉진되는 과정에 주목한다. 둘째, ‘공동체의 미디어media of community’ 관점이다. 이 관점에서 는 공동체가 자신(만)의 미디어를 소유하는 과정과 결과에 주목한다. 특정 공동체(혹은 그 구성원 일부)가 직접 만들고 소유하는 공동체 미디 어, 마을 미디어, 동네 미디어가 여기에 속한다(6장/채영길, 9장/최성은, 10장/정은경). 누군가가 먼저 집단의 공동체성을 지각하고, 그것을 계속 해서 잡아두고 묶어둘 장치로서 미디어를 활용한다. 이 관점에 따르면 미디어는 공동체의 공동체성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특 정 집단의 도구다. 앞에서 말한 ‘공동체를 위한 미디어’의 관점이 일상 적 미디어 경험 속에서 자연스러운 결과로서 출현하는 공동체성에 주 목한다면, ‘공동체의 미디어’ 관점은 지역 운동 혹은 사회 운동의 일부 로서의 미디어 경험과 그것이 갖는 의도성과 목적성에 주목한다. ‘공 동체의 미디어’가 운동으로서의 미디어 활동만을 강조하다 보면 일상적 삶의 흐름 속에서 경험하는 미디어 제작과 소비의 측면이 왜곡될 수 있다(9장/최성은). 셋째, ‘공동체에 대립하는 미디어media against community’ 관점이 다.이관점에따르면미디어는종종사회관계,신뢰,유대같은공동 체의 기반을 방해하거나 허물 잠재성을 갖는다. 미디어가 공동체에 대립하는 모습에 주목하는 관점들은 그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 한 시각에서 전개되었다.1 가령 미디어 기술이 사회적 자본과 공동체 적 유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논의들(예를 들어 Putnam, 2000; Tuckle, 2011)이 여기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미디어는 특정 사람들과 특정 장소에 대해 부정적 편견, 선입견, 스테레오타입을 생산, 재생산 하면서 공동체 내의 신뢰와, 유대를 허물고 타자에 대한 배제의 장치 가 되기도 한다(1장/김예란). 혹은 미디어가 맹목적으로 공동체성을 강 조할 때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공동체의 물적, 사회적 조건이 더욱 주변 화되는 결과가 나타나면서 미디어와 공동체 사이에 결과적 대립 구도 가 만들어지기도 한다(4장/박지훈). 넷째, ‘미디어를 위한 공동체community for media’의 관점이다. 이런 관점을 갖는 사람들의 주된 관심은 미디어가 공론장으로서 역할하기 위한 공동체적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다. 즉 그들은 미디어의 긍정적 기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공동체 차원의 하부 구조(Kim & Ball-Rokeach, 2006; 김용찬, 2장)가 무엇인지에 대해 주목한다. 미디어 자 1 사실 이 관점들은 하나의 범주에 포함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서로 이론적 토대가 다르다. 그럼에도 미디어–공동체 대립 상황을 미디어를 주체로 해서 설명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공 통점을 갖는다. 체가 갖는 기술적, 제도적 조건도 중요하지만 결국 더 중요한 것은 그 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그들의 네트워크, 그들의 공동체가 갖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공동체의 조건에는 물적인 것뿐 아니라, 상징적, 문 화적, 사회적 자본, 사회 규범, 관습, 문화적 각본 등이 모두 포함된다. 다섯째, ‘미디어의 공동체community of media’ 관점이다. 이 관점에 서 주목하는 것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 속에서 가능해진 새로운 공동체 경험이다. 가령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사회 관계망(Raine & Wellman, 2012), MMORPG 게임이나 익명의 온라인 카 페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유형의 온라인 공동체들(3장/강진숙),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바탕으로 지역성을 초월한 공동체(5장/김은미, 4장/박지훈)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즉 이 관점으로 미디어와 공동체의 관계를 바라 보는 사람들은 새로운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 환경에서 가능해진 새로 운 방식의 관계 맺기, 협력, 소통 방식을 바탕으로 매우 느슨한 연결을 바탕으로 하는 것에서부터 아주 강력한 유대를 바탕으로 하는 것에 이 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공동체 경험이 가능해진 상황에 주목한다. 여섯째는 ‘미디어에 대립하는 공동체community against media’의 관 점이다.2 여기에는 공동체와 미디어의 대립 상황을 공동체를 주체로 해서 설명하는 관점들이 포함된다. 가령 자신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 을 계속해서 재생산하는 주류 언론을 상대로 이주민 공동체가 적극 적으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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