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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문 여는 소리

사립문 여는 소리

정용하 (지은이)

효민디앤피·2018-01-22

  • 290쪽
  • 155×225mm
  • 문학
  • KDC 8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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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사립문을 열면서 고서를 번역하는 것은 여행이다. 번역에 심취하다보면 그 당시 세상 속으로 들어가 단순히 주인공의 흉내만 내는 그림자가 아니라 영혼의 이입을 통한 태극상태에 진입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문장을 만나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 사유공간에서 풍류를 즐기다가 현실로 빠져 나올 때에 느끼는 허전함을 뒷감당하는 것도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다. 혹자는 무덤에서 편히 쉬고 있는 영혼을 깨우지 말라고 충고 할지 모르지만 영혼을 깨우지 않고 옛 사람과 대화하고 교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인께서 생전에 남기신 책이 이를 대신해 주기 때문에 죽은 자는 책으로 말을 하는 것이다. 문자를 통하여 사실을 밝혀내는 과정의 호기심이 곧 행복이요, 막연한 상태에서 진실을 확인하는 것은 최상의 즐거움이 되는데 그것은 또한 우리네 삶의 기간을 확장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조상을 정의하면 부모의 수직적 집합체이다. 유년시절 번역인의 어머니께서는 첩첩산중 궁벽한 산중마을에서도 아랫마을 사람과 윗마을 사람을 구분하여 말씀하셨는데 특이한 것은 마을 중간을 경계로 하였을 경우 특정인의 집은 분명히 윗마을이었는데 아랫마을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다. 나이어린 번역인은 그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다. 성장해서야 저절로 그 뜻을 터득하였는데 어린 번역인이 생각한 것은 사실적인 의미인데 반하여 어머니의 말씀은 관념상의 의미였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어머니의 말씀은 지리적 기준이 아니라 대표성을 지닌 사람을 기준으로 하여 해당인이 어느 사람 밑에 속하는 것인가 라는 문제였던 것이다. 그러한 개념의 발원지를 추적해가면 최후에 만나는 것은 인본사상인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신 죽비공(竹扉公) 정 일찬(鄭一鑽 1724~1796) 선생은 번역인에게는 8대조이시다. 죽비라는 의미는 대나무로 엮어 만든 사립문이라는 뜻이다. 대나무는 군자의 절의를 뜻하고 사립문은 개방과 소통을 상징하는 것이다. 사립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 속에는 초록과 어우러진 따뜻한 햇살이 있고 우리가 잊고 살았던 소리와 모습들이 풍경이 되어 반겨줄 것이다. 그들과 동화되어 차 한 잔을 마시는 여유가 바로 참삶이요, 문학이며, 행복인 것이다. 혹자는 문인들에게 상상력을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시에 설명하는 글이 있으면 이미 시가 아니라고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으나 번역인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예컨대 우리가 ‘탁자’라는 말을 상대방으로부터 들었을 때 어떤 사람은 직사각형 탁자를 생각할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은 둥근모양의 탁자를 상상하는 등 사람마다 다양한 생각을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생각은 사람마다 서로 다르고 또한 소통을 함에 있어서 필수적 매체인 언어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의미상의 모호성으로 인하여 지나친 상상력을 강조하거나 설명하는 글이 없다면 독자들은 몽유병환자가 추는 춤을 바라보는 느낌일 것이다. 문학에서의 상상력은 암기 즉 기억이 전제가 될 때 그 빛을 발할 것이다. 이를 역으로 말씀드리면 치매환자에게도 자기 나름의 상상력은 있을지는 몰라도 과거에 대한 기억이 부족하기 때문에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기억이 글을 쓰는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고전분야는 설명하는 글이 필수적이고 그 배경을 알고 있을 때 특정 문장이 거느리고 있는 정서를 알 수 있으며, 그 밑바탕에 깔려있는 정서가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출발점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번역인은 번역도중에 감정이 울컥 치솟아 눈물을 흘리면서 잠시 일을 중단하거나 생각에 잠긴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 이유는 외관상으로는 문장이 단순하게 보이나 그것이 거느리고 있는 정서는 대단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용과 봉의 모습으로 생애를 마친 죽비공께서는 행동하시는 것이 당대에서는 마땅히 존경받는 어른임을 알 수 있었다.” 후대의 어느 선비가 유년시절 죽비공의 모습을 보시고 성인이 되어 하신 말씀이다. 매산선생의 장남께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달리함으로 인하여 차남으로 태어나 운명적으로 장남의 삶을 맡으셨던 어른께서는 타고나신 성품이 호협하신 탓으로 문장에는 마지막 한 방이 있으시며, 내면적으로는 따뜻한 인간미를 함께 지니셨는데 “나무를 파먹는 것은 벌레들이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소매를 걷고 나서셔 전체 문중의 일을 총체적으로 관장하셨으며 외부세력의 침범에 대응하신 문중의 수장이셨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본인의 재능과 대외적인 교섭능력이 탁월하신 면도 있었지만 조부이신 함계선생과 선친이신 매산선생의 후광도 한 몫을 하였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암행어사로 잘 알려진 박문수 선생께서는 편지를 통하여 영남의 관리와 선비들 중에서 매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시기도 하셨는데 ‘학문이 권력이었던 시대’에 두 부자(父子)분의 학문적 위상은 당시 영남의 중심에 서 계셨기에 죽비공께서는 통덕랑(정5품으로 현 사무관급)이라는 명예직을 보유하시면서도 조정의 고급관리들과 막힘없는 소통이 가능하셨던 것이다. 분리와 화합의 연속과정이 세상사라고 하나 지금 우리사회는 도덕적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옛것에서 멀어져 가니 오래전부터 문집 등 고문서들이 개인보관에서 특정단체에 보관을 위탁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다. 명분은 화재와 도난 또는 책의 변질 등을 우려하여 집중 보관한다고 말하나 실질적으로는 대가족제도는 물론 핵가족제도마저 붕괴되어가니 보관할 사람이 없어서 일 것이다. 서고(書庫)에 한 번 들어가면 언제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세대가 한두 번 거듭되면 결국 후손들의 연대감은 단절되고, 설령 있다하더라도 위탁보관 사실을 모를 것이며 또한 안다고 하더라도 관심이 없을 것이다. 눈앞에는 어둠이 급박하게 몰려오기에 조바심에서 노화된 뇌세포를 수축해가며 번역인 나름대로 선별하여 문집 내용 중 약 절반 밖에 번역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세상에 드러내지 못한 문중사는 또다시 서고에서 긴 잠을 자야할 것인가? 끝으로 번역을 위해 문집을 제공한 종형 용일님께 감사드리며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겨본다. 2017년 12월 어느 날 죽비선조의 7대손 仁守 정 용하 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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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문 여는 소리 제1 詩 篇 (한시) (1) 조양암에서 한가함을 읊다 17 (2) 가을밤에 우연히 읊다 18 (3) 눈(雪)을 읊다 19 (4) 산중마을의 현장풍경 20 (5) 금릉에 거주하는 진사이신 친족 할아버지 준의 운을 이어받아 오천과 임고 두 고장의 옛 감회를 운하다 21 (6) 친족 형인 학고 일진의 시를 이어받아 입춘을 운하다 24 (7) 재차 이어서 설날에 자책을 운하다 25 (8) 호서지방 산사에서 풍류를 즐기다 26 (9) 결주관아에서 고향을 생각하다 27 (10) 신성(新城)의 태수이신 정 옥 어른과 더불어 영보정아래서 뱃놀이하면서 삼가 어른의 운을 이어 읊다 28 (11) 결주관사 벽에 걸린 시운을 이어 읊다 32 (12) 나태함을 읊다 33 (13) 절구 2수로 한가함을 읊다 35 (14) 산중의 삶을 2수로 읊다 36 (15) 시냇가에서 홀로 술을 마시다(2수) 38 (16) 산중의 새벽을 읊다 39 (17) 용추폭포를 읊다(3수) 40 (18) 명옥대에서 삼가 퇴계선생을 절구 2수로써 차운하다 42 (19) 밤에 앉아 종형의 운에 화답하다 44 (20) 횡계마을 대한 친한 느낌 45 (21) 토굴에 사는 승려를 만나보고 쓰다 47 (22) 새벽 구름을 읊으신 아버님의 운에 절구 한 수로써 삼가 운하다 47 (23) 가을밤에 우연히 읊다 48 (24) 중양절에 덕연에서 노닐다 49 (25) 정각사 재정스님께 기증하다 50 (26) 일제당에서 종형의 운에 차운하다 51 (27) 기여암에 올라 52 (28) 장 장숙 지환 내방에 따른 사례(謝禮)로서 시를 기증하다 53 (29) 일제당 판상운에서 태수의 시를 이어서 읊다 55 (30) 가군(부친)께서 사문의 예고를 편수하셨는데 이에 고산서당에 대하여 일절을 지어 공손히 읊다 56 (31) 박 천수 평을 애도하다 57 (32) 백암선조 시(詩)무덤에 비석을 세울 때 삼가 받들며 차운하다 58 (33) 대전마을에 거주하는 친족 조카 경온 하주에 이어 반향을 운하다 60 (34) 진수재에 유숙하며 느낀 바가 있음 62 (35) 횡계마을에서 제사에 즈음하여 삼가 운하다 63 (36) 호수선조의 신도비를 받들어 세우는 날에 진사이신 족숙어른 중직의 운을 이어받아 감회를 부치다(2수) 64 (37) 친족 아재 중호를 추모하다 67 (38) 경은선생께서 조정과 이별을 하였는데 제단을 창건한 후손이신 인척 어른 숙용선생과 때마침 여름에 옛 운을 노래했는데 그 일을 삼가 헤아리면서 지어 올리다(3수) 70 (39) 용계서원 별묘에 봉안 시 차운하다 73 (40) 물레방아를 읊다 74 (41) 거동사 가학루에 올라 76 (42) 누각 앞 고목인 전나무를 읊다 77 (43) 설경 속의 내원암에 들어가다 78 (44) 횡계마을 풍경은 사십 폭의 병풍으로 된 시인데 3절로써 삼가 운하다 79 (45) 태고와를 중건한 후 친족 형 일규에게 감동하여 일절로써 읊다 81 (46) 횡계마을 친족 형이 거동사에 머무르며 시 운을 집어 드는 접대를 베풀기에 삼가 2절로써 차운하다 83 (47) 퇴도집이 걱정을 잊게 하는 정취가 있다는 친족 형의 헤아림을 받들어 시를 지어 올리다 85 (48) 옥간정에 올라 감회를 읊다 86 (49) 진수재 화분에 세 떨기 매화가 겨울에 줄기와 잎이 피어있어 그 일이 기이한 나머지 고풍 1편을 읊어 화답을 구하는 효술에게 기증하다 87 (50) 봉완재에 숨겨놓은 옛 사적에 감동하다 88 (51) 봉암서재에서 최 백익 종겸의 운에 2수로 차운하다 90 (52) 횡계에서 최 백익의 운을 이어받다 92 (53) 모고헌에서 숙박하면서 함께 놀던 여러 벗들에게 시를 보여주며 읊다 93 (54) 다시 일 율을 읊어 백익에게 드리다 95 (55) 비에 막혀 입암서원에 체류하면서 박 순경 수제의 운을 이어받다 96 (56) 이 유원 어른을 추모하다 98 (57) 낙동강에서 달밤에 친족 아우 군미 일교와 함께 부(賦)하다 99 (58) 말(馬) 위에서 멀리 속리산을 바라보다 100 (59) 한양 101 (60) 북악산에 올라 102 (61) 망향대 102 (62) 회포를 서술하다 103 (63) 고향을 생각하며 104 (64) 삼월 이십일 고향에서 온 편지를 받다 105 (65) 남쪽으로 돌아가는 군미(친족아우)를 보내며 106 (66) 객지에서 봄을 전송하며 107 (67) 귀향코자 한강나루에 도착하다 108 (68) 험천회고 109 (69) 임 장군 사당에 절하다 110 (70) 신 욱 어른을 추모하다 111 (71) 조 일초 경복을 추모하다 112 (72) 세덕사 봉안일에 박 순경의 운을 이어받다 114 (73) 최 장헌 광벽 이우정의 운을 이어받다 115 (74) 동지중추부사 장 지학 어른을 추모하다 117 (75) 학고 정 사하를 추모하다 118 (76) 이 야은 경증 어른을 추모하다 119 (77) 손 시완 어른의 회혼례 잔치 자리에서 일 율을 읊어 올리다 121 (78) 성 인서 재룡을 추모하다 122 (79) 남 계심 주만을 추모하다 125 (80) 이 퇴이 두원을 추모하다 126 (81) 남 활산 용만 어른을 추모하다 128 (82) 전(全) 판관 우성을 추모하다 130 (83) 매오서당 노인회에서 최 백익의 운을 이어받다 131 (84) 자호정사 중건 때 백익께서 나의 선조에 대해 읊은 것에 마침내 화답코자 2수를 이어 읊다 133 (85) 최 참판 광벽을 추모하다 136 (86) 최 백익을 추모하다 137 (87) 김 백견 희룡을 추모하다 139 (88) 최 진사 공필 광우를 추모하다 141 (89) 이 첨지 경직의 회혼례와 수작을 겸한 경사에 운하다 142 (90) 후손들에게 훈계하다 143 (91) 조 학중 우각의 운을 이어받다 144 제2 書 篇 (편지글) (1) 이(李) 대산선생 상정에게 의문이 가는 항목을 올리다 146 (2) 정(鄭) 승지 경인과 예산 양채에게 답하다 149 (3) 이(李) 참판 헌묵에게 드리다 151 (4) 최(崔)진사 광옥 참판 광벽 진사 광익에게 답하다 152 (5) 이(李) 소산 광정에게 드리다 154 (6) 영해 사림에 답하다 157 (7) 정(鄭) 판서 호인에게 드리다 158 (8) 환귀마을 모든 벗들에게 드리다 160 (9) 권(權) 지평 응범에게 드리다 163 (10) 홍(洪) 판서 양호에게 답하다 165 (11) 채(蔡) 상국(영의정) 제공에게 올리다 167 (12) 정(丁) 판서 범조에게 드리다 170 (13) 천전 분황소에 드리다 172 (14) 향교 사림에 드리다 173 (15) 이(李) 판서 가환에게 드리다 175 (16) 하천재에 모인 친족들에게 드리다 177 제3 記跋 篇 (다른 사람의 문집 등에 쓴 마감 글) (1) 지봉 황보선생 실기 후편에 기록하다 181 (2) 호수공과 백암공 양 세대의 실기 후편에 기록하다 183 (3) 족보 발문 185 (4) 글과 그림으로 장식된 병풍을 뒤로 돌려놓다 188 (5) 오록서당 학사운영 규칙 190 제4 祝文 篇 (경사스러운 일을 축하는 글) (1) 입암서원에 봉안된 여헌 장현광선생의 영정개모 환안문 197 (2) 양심당 터를 닦기 시작할 즈음에 고(告)한 글 199 (3) 선조이신 사성공 묘소에 가토(加土)를 하면서 위로한 글 200 (4) 함계와 매산, 양 세대의 문집을 완성하게 되어 사당에 알리는 글 203 제5 行錄 篇 (말씀과 행적을 적은 글) (1) 선친(매산선생)에 관한 언행록 205 제6 附錄 篇 (부록) (1) 뿌리 깊은 나무 273 (2) 사립문을 닫으면서 279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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