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서간도에 들꽃 피다” 5권을 펴내며.......... 북간도의 겨울은 빨리 찾아오나 봅니다. 9월말 용정의 명동학교를 찾아가는 길은 비바람이 거세게 불어 두껍지 않게 입고 간 옷자락을 연신 여며야 할 정도로 쌀쌀했습니다. 이의순, 이인순 애국지사는 이번 에서 다루는 분으로 이동휘 선생의 두 따님입니다. 용정하면 윤동주의 고향으로 알려졌지만 이곳은 20세기 초 독립운동을 위해 몰려든 조선인들로 중국의 그 어느 지역보다도 학문과 문화 수준이 높던 곳입니다. “아 저기 잠깐 세워주세요”.“여기도 세워주세요” 용정으로 들어가는 선바위 모퉁이에서도, 15만원 탈취사건 현장에서도 우리는 전세 택시기사에게 차를 세워 달라 했습니다. 용정시내에서 명동학교가 있는 명동촌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몇 번이나 차를 세울 때마다 중국인 운전사는 털털거리는 택시를 “끼익-”하고 세우며 사진을 찍는다고 수선을 떠는 우리를 말없이 기다려주었습니다. 용정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아니 북간도는 이르는 곳마다 우리겨레의 숨결이 곳곳에 새겨진 곳이지요.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길은 늘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낡은 세발 택시처럼 덜덜거렸습니다. 이번 을 위해서 찾아간 북간도 답사길에는 중국통이자 그 자신이 일제침략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는 도다이쿠코(戶田郁子, 도서출판 토향 대표> 작가와 함께 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국경인 수분하역에서 우리는 이의순, 이인순 애국지사를 떠올렸으며 안중근의사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드나들었을 국경의 밤거리를 하릴없이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또한 옛 국자가(현 연길시)거리에서 행여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이라도 찾을 수 있을까 정처 없이 옛 문헌 한 장을 들고 오래도록 서성거렸습니다. 그러다가 만난 소영자(현, 소영촌) 마을의 한글 간판을 보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2014년 한 해는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여러 행사가 있었습니다. 먼저 도쿄 한복판인 고려박물관(관장 히구치 유우지)에서 1월 29일부터 3월 30일까지 60일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화전 “여명을 찾아서(夜明けを求めて)”이 열렸고, 3월 8일에는 고려박물관 설립 이래 가장 많은 170여명의 일본인 청중이 모인 가운데 한국의 잔 다르크를 소개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10월 17일에는 도쿄 쵸후시에서 또 한 차례 항일여성독립운동가 특강 시간을 가져 ‘위안부’ 밖에 모르던 일본인들에게 불굴의 의지로 나라를 지킨 한국여성들의 강인함을 소개하여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호주에서는 11월 17일 제 75주년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광복회호주지회(지회장 황명하) 주최로 “여성독립운동가 시 영역 대회”를 열어 41명의 호주 동포학생들이 제가 쓴 『서간도에 들꽃 피다』3,4권에 나오는 여성독립운동가 41명을 영어로 번역하여『 FLOWERING LIBERATION -41 Women Devoted to Korean Independence』이란 책으로 펴내 영어권 사람들도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알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한편, 호주 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는 11월 5일부터 20일까지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화전을 열어 호주 동포 사회는 물론이고 호주 현지인들의 “한국 역사 올바로 이해하기”에 큰 계기를 마련하는 등 국내외에서 항일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는 일을 숨 가쁘게 펼쳐 왔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이분들의 일생을 정리하여 헌시(獻詩)를 쓰고 있는 시인으로 매우 가슴 뿌듯한 일이며 ‘사회의 조명 한 번 받지 못하고 스러져간 수많은 여성독립운동가’ 들이 지하에서 기뻐하실 일입니다. 『서간도에 들꽃 피다』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만감이 스쳐 지나갑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에 나오는 이병희 애국지사께서 저의 손을 꼭 쥐고는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꼭 알려라,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다면 우리들도 평범한 여성의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일제의 조국 침탈을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하신 말씀을 한시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만세소리 드높던 95년 전의 3.1절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또한 올 8.15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이지요. 나라안팎으로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만은 우리들 가슴 속에서 놓지 않게 되길 빌면서 저는 또 다시 을 향해 뛰렵니다. 언제나 저에게 용기를 주면서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주시는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 말씀 올립니다. 특히 이번에 드넓은 만주 벌판 북간도 답사길에서 여성독립운동가의 흔적을 찾기 위해 함께 발품을 팔고 용기를 준 도다이쿠코 작가에게 이 자리를 빌려 그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힘내겠습니다. 2015년 1월 1일 양띠해 첫날 아침 북한뫼 자락 아래서 이윤옥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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