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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명화에는 비밀이 있다

아름다운 명화에는 비밀이 있다

이주은

(주식회사)이봄·2016-09-05

  • 256쪽
  • 예술
  • KDC 6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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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리는 또 다른 빅토리아인들 원숭이와 사다리 위의 바나나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과학자들이 다섯 마리의 원숭이를 우리 안에 가두어 놓고 그 가운데 높은 곳에 바나나 를 올린 후 사다리를 놓아두었습니다. 어느 원숭이가 바나나를 집으 려고 사다리를 타기 시작하면, 과학자들은 나머지 원숭이들에게 차가 운 물을 쏟아 부었지요. 이것이 반복되자 나중엔 아무도 사다리에 오 르지 않았습니다. 이제 과학자들은 학습된 원숭이 한 마리를 빼고, 그 우리 안에 새 원 숭이를 집어넣었습니다. 새 원숭이가 저 위의 바나나를 넘보자, 나머 지 원숭이들은 그를 마구 공격했고, 결국 새 원숭이는 이유도 모르는 채로 사다리를 타지 않게 되었지요. 이런 식으로 한 마리씩 멤버가 교 체되었는데, 매번 기존의 원숭이들은 새로 투입된 원숭이를 공격해서 사다리에 오르는 것을 저지했습니다. 최후에는 완전한 멤버 교체가 이루어져서 애초의 찬물 뿌림을 경험 하지 않은 원숭이들만 남게 됩니다. 자, 이제 이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요? 과연 누군가 고정관념을 깨고 용감하게 사다리 타기를 시도할까 요? 실험 결과는‘ 아니요’였습니다. 응징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에서 도 원숭이들은 계속해서 눈치 보고 견제하며 사다리에 오르지 않았습 니다. 관습으로 굳은 틀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지요.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삼십 대 중반 여자의 세 명 중 한 명이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로 살고 있습니다. 단독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 다 멈출 줄 모르고 증가하고 있지요. 결혼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보편적인 제도이던 시대는 이제 지난 것 같습니다. 그러하 니만큼 가족 단위보다는 개인 단위로 삶의 환경이나 사고방식이 바뀌 어야 맞는데, 아직은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결혼이 고정관념이 되어 있으니까요. 빅토리아 시대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던 19세기(1837~1901) 를 말하는데, 영국이 공업국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선진 근대국가로서 제도적 발판을 확고히 하던 시기입니다. 빅토리아 여왕은 고집스럽고 완고한 성격으로 유명했는데, 빅토리아 시대 역시 쉽게 사라지지 않을 많은 고정관념을 만들어낸 시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오늘날 여자에게 들러붙어 있는 고질적인 편견들에 대해 논하려면, 빅토리아 시대의 여 자 이야기부터 꺼내는 것은 필수입니다. 이 시기 영국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결혼과 가족이라는 것이 인간 을 바라보는 틀로 굳어진 점입니다. 남자에게는 아버지로서 돈 버는 역할이 강조되고, 여자에게는 어머니로서 가족을 돌보는 임무가 덧씌 워졌습니다. 그리고 아동에게는 자녀답게 부모에게 순종하는 면모만 을 기대하게 되었지요. 전 국민을 아버지, 어머니, 자녀로 재편성하는 이데올로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데올로기라는 센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그 역할들이 제법 강제적이기 때문입니다. 가족을 위해 성실 하게 일하지 않는 남자는 낙오자 취급을 당했는가 하면, 가정 외의 것 에 관심을 두는 여자는 단번에 타락한 영혼으로 낙인 찍혔지요. 아동 은 성장기가 되어도 욕망이 없이 순진하기만을 강요받았다고 할 수 있 습니다. 결혼과 성이라는 기준은 여자를 분류하는 데 있어 훨씬 더 구체적으 로 적용되었습니다. 나이가 찼는데도 청혼 받지 못하면‘ 문제 있는’여 자로 불렸고, 결혼은 안 하고 오랜 연애 상태에 있으면‘ 알 수 없는’여 자로 간주되었지요. 그 밖에도 남편을 먼저 죽게 만든‘기 센’과부, 호 색기가 있는‘밝힘증’여자, 남자 대신 생활비를 버는‘ 가엾은’여자, 직업적 야망이 커서‘ 가정에 위협적인’ 여자, 책을 과하게 읽어 따지기 좋아하는‘ 피곤한’여자, 피임을 하며 몸의 자유를 즐기는‘이기적인’ 여자, 자전거를 타거나 스포츠를 즐기는‘남자 같은’여자 등, 입담에 오르내리는 여자들의 종류를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이 시기에 대두된 진화론과 유전학, 의학 및 정신분석학의 새로운 지식도 여성에 대한 편견들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가령, 히스테리라는 용어는 자궁을 뜻하는 그리스어‘hystera’에서 비롯되 었다고 하는데, 이미 용어에서부터 자궁의 원활한 순환과 여자의 히스 테리 증상이 연관된 것처럼 들리는군요. 당시 교육학에서는 남녀에 대한 구분을 학습시켰습니다. 어릴 때부 터 남자아이들에게 남성 공동체의 개념을 확실히 주입시키고, 우월한 자로서 약자인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가르쳤던 것입니다. 그림에서 도 강하고 확실한 것은 남자, 약하고 불확실한 것은 여자로 재현되었 습니다. 산업이나 기계, 첨단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가 남자 이미지 로 대표된다면, 예술은 여자 이미지로 나타납니다. 아름답지만, 비현 실적이고 비실용적이라는 점이 여자와 예술을 엮이게 만든 이유이겠 지요. 특히 사회에서 자기 입지를 확고히 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떠돌 고 떠밀리는 미녀의 이미지는 산업화 시대에 위기를 맞은 예술의 위상 을 은유합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화가들은 여자 이미지를 그리면서 예술에 대한 생 각을 그것에 교차시키곤 했습니다. 가정이라는 영역에 갇힌 여자들처 럼 예술은 세상 안에 갇혀 자유를 꿈꿉니다. 여자가 어머니의 역할로 부터 해방되어 자유로운 개인으로 돌아가는 것과, 예술이 사회 현실 에서 벗어나 본래 내재한 아름다움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유비적 으로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에서 여자 이미지를 보여드 리지만, 그 속에는 예술에 관한 이야기도 숨어 있습니다. 2005년에 저는『 빅토리아의 비밀─아름다운 그림 속 여인들이 숨 겨둔 이야기』를 출간한 바 있습니다. 이 책은 그것을 전면 재작업한 것 입니다. 첫 책을 쓴 지 십 년을 훌쩍 넘겼네요. 십 년 전의 편집자였던 고미영 씨는, 지금 이봄 출판사의 대표가 되어 있습니다. 그분에게도 『빅토리아의 비밀』은 두근두근 첫 기획이었다고 하네요. 우리 두 사람 의 오랜 추억이 서린 이 책을 여러분께 선물합니다.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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