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을 위한 발도르프학교의 문학 수업-자아를 향한 여정
데이비드 슬론David Sloan (지은이), 하주현 (옮긴이)
발도르프청소년네트워크 도서출판 푸른씨앗·2021-07-20
- 289쪽
- 150×193mm
- 사회과학
로그인하면 내 서재에 추가할 수 있어요.
책 소개
작년에 아주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다. 어린 시절 지진아였지만 아이들에게글 읽기의 즐거움을 가르치는 교사가 된 경험을 담은 다니엘 페낙의 자전에세이 『학교의 슬픔』 (문학동네, 2014)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수업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였다. 도무지 못 알아듣겠다고 좌절하는 학생에게 저자는‘알파벳 한 글자를 익히는 데 1년이나 걸렸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위로하지 않는다. 아이가 항의하며 했던 말을 받아쓰기 문장으로 만들어 그 문장으로 문법과 철자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가르치는 과목의 언어로만’ ‘지금 현재, 여기, 수업시간 동안, 교실 안에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인간은 성인이 되어 세상에 나가기까지 20여년에 걸쳐 교육을 받는다.본래의 의미로 볼 때 학교는 그 성장을 돕기 위한 기관이었겠지만, 현재 한국에서 학교 수업은 인간의 성숙을 위한 ‘교육’보다는 시험이나 사회가 요구하는 기술 습득의 장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 결과 아이들에게 모든 교육활동은 낱낱이 해체되었다. 학교 수업과 점수 따는 공부가 다르고, 성장 과정에 따른 고민과 교과서 내용이 전혀 연결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문학 작품은 논술이나 국어 시험을 위한 재료일 뿐이므로 나이와 상관없이가능한 한 빨리, 많이 읽는 것이 좋다고 여기고, 그것도 문학 자체보다 시험문제를 잘 풀 수 있는 방향으로 읽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다니엘 페낙의 말을 빌자면 ‘우리는 과목들로 빚어졌으며, 심지어 모든 과목의 재료’다. 교과와 지식에 아이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건강한 자아를 가진 존재로성장하기 위해 학교 공부가 필요한 것이다.사춘기를 바라보는 시선은 또 어떤가. 중2가 무서워서 외계인(또는 다른나라)도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농담은 사실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도와줄 능력도 없다는 고백에 불과하다. 사실 그 무렵부터 시작되는 사춘기는 태아가 모태 밖으로 나오는 탄생만큼이나 어렵고 고통스럽고 중요한 과정이다. 출생 후에 신생아들은 무수히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면서, 그리고 엄청난 끈기와 긍정적인 태도로 실패를 반복하고 연습하면서 조금씩 신체를 통제하는 법을 배우다가 마침내 두 발로 세상을 딛고 일어선다.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변화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첫 번째 탄생과 달리 청소년 시기의 탄생(내면세계의 탄생)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으며 온전히 그들의 몫이다. 새로 탄생한 내면세계는 신생아처럼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실수와 실패를) 무수히 반복하면서 세상을 탐색하다가 마침내 자아로세상에 우뚝 선다.『청소년을 위한 발도르프학교의 문학 수업』은 미국의 한 발도르프 문학교사가 문학의 언어로 사춘기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자극하며 동행한 이야기다.이 책에는 『길가메시』 『오이디푸스 왕』 『신곡』 『햄릿』 『파우스트』 등필독도서 목록에 흔히 오르는 유명한 작품이 많이 등장한다. 독자 개인이라는 맥락이 빠진 필독도서 목록은 건강에 좋은 식품목록처럼 현실적 도움보다는 의무감이나 불안함만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시대 배경과 문체가 낯선 고전문학은 읽기가 쉽지 않다. 언어와 문화까지 다르면 어려움은 한층 배가된다. 하지만 외국어 익히듯 색의 언어, 음악의 언어를 익히고 나면 전혀다른 세계가 보이고 들리기 시작하듯이 문학도 마찬가지다. 문학은 인류가겪어왔던 의식 발달의 원형적 기록이기에 현재 그 의식 발달의 길을 걷고있는 청소년(과 나이는 성인이지만 그 점에선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우리)들에게자신의 모습을 비춰주고 지향점을 찾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이 책은 청소년과 성인 모두에게 정작 읽어볼 엄두는 내지 못한 채 마음 한구석에 담아두었던 위대한 문학작품들을 선뜻 집어 들게 할 수 있는 좋은 안내서다.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세심한 관찰과 오랜 경험으로 9~12학년 청소년들의 발달상의 특징을 섬세하게 구별해준 것이다. 단순히 영유아기라고 해서는 기어 다니는 아기와 걸음마 하는 아기의 차이를 인식하기 어렵듯이, 생후 첫 3년만큼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청소년기를 13~18세시기 또는 사춘기라고 단순화시켜서는 한 해 한 해 그들의 눈빛이나 내적 요구가 달라지는 것을 파악하기 어렵다. 물론 모든 아이가 저마다의 속도와 모습으로 성장하지만 그래도 공통된 큰 흐름은 분명히 존재한다.사실 이 책은 문학 수업을 위한 지침서라기보다 (발도르프 상급과정 문학교사를 제외하고는) 청소년의 발달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책이다. 한국의 발도르프학교에서 12년째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로서역자는 천사 같던 어린아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밤새 누가 바꿔치기라도 한듯) 몰라보게 달라지는 과정과 12학년이 되면서 또 갑자기(!) 위태위태하던눈빛이 차분하고 진지해지는 기적 같은 변화를 몇 해째 지켜보았다. 2010년학교 번역팀으로 처음 이 책의 번역을 시작했다가 출판을 위해 처음부터 다시 번역을 하고 다듬는 동안 어느덧 아이는 12학년이 되었다. 책에서 미리읽었다고 해도 현실에서 겪는 일은 늘 새롭고 허둥지둥하기 마련이다. 그래도 그 몇 년 동안 번역을 위해 이 책을 수십 번 되풀이 읽었던 것은 내게 말할 수 없이 큰 힘이 되어주었다. 이제 독자들에게도 그 따뜻한 위로와 통찰이 전해지기를 바란다.서두에서 아이가 건강한 자아를 가진 존재로 성장하기 위해 학교 공부가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주객이 전도되고 객이 주인을 지배한 세월이 너무도 오래라 이 당연한 말이 몽상가의 꿈처럼 들리는 것 또한 현실이다. 현재 한국에서 청소년들이 ‘건강한 성장을 위한 자극과 길잡이’로 문학수업을 받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청소년이 아니라부모와 교사가 스스로 여기 소개된 작품을 읽으며 자신의 인식을 새롭게 성장시키고 싶은 욕구를 느끼는 데 있다. 요즘 활발한 인문고전 읽는 움직임처럼 우리 스스로, 또 아이들과 함께 살아있는 교육을 통한 진정한 성장을경험하다 보면 본문에서 반복해서 이야기하듯 ‘아이들 성장의 요구에 따라’교과과정을 만들고 교육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목차펼치기접기
차례머리말 문학이 선물해준 두 번의 감동 8현대 문명의 해독제 문학 1618 첨단 과학이 지배하는 세상22 발도르프 교육27 이상의 힘30 성장발달에 따른 교과과정9학년 감정의 극단을 오가다 3436 감정 기복의 롤러코스터39 희극과 비극48 관찰과 심상 연습55 문법과 자신감63 소설75 추천 작품10학년 논리와 법칙 8284 오묘한 바다 『오디세이아』92 시 쓰기_상상력, 영감, 직관 키우기101 영혼을 향해 열린 창_학생 자작시105 서양 문학의 뿌리_『성서』 ‘율법에 대한 사랑’에서 ‘사랑에 대한 율법’으로11학년 자아를 향한 여정 114116 영혼의 어두운 밤123 성장하는 인간의 이야기 『길가메시』134 불의 죄, 얼음의 죄 『신곡』148 올바른 질문을 찾아가는 탐색 『파르치팔』166 최초의 근대적 인간 『햄릿』176 복수 대신 용서 『템페스트』186 만물에 깃든 생명을 보다_낭만파 시인들12학년 나의 노래, 세상의 노래 200202 한 발은 이미 세상 속에204 나의 노래234 악과의 조우 『파우스트』243 시련을 통한 정신성의 회복_러시아 문학259 졸업연극 『변신이야기』작가와 작품 266추천의 글 리타 테일러_전, 영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272추천의 글 유영종_인하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276옮긴이의 글 280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