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작가노트>>>나목이 물에 드리운 이미지를 수묵화를 그리는 심정으로...21세기를 접어들어 표현해오던 소멸하는 리듬 이미지 촬영차 들녘이나 개천가를 주로 찾았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불태운 잿빛 위에 내려앉은 서리며 검은 차양막 하우스 위에 내린 눈이 녹으며 생기는 모노톤의 리듬과 개천의 얼음이 해빙되며 그려내는 리듬이 주 소재였다.그러던 차에 찾은 목감천의 작은 개천 아래 얼음이 녹으며 생긴 긴 물길 사이에 내려앉은 나목과 조우했다. 모든 것을 보내고 난 아쉬움의 떨림인지 홀가분함의 춤사위인지 알 듯 모를 듯 그렇게 나를 반겼다. 그리하여 물에 그리는 나무 반영 표현은 시작되었고 봄의 싱그런 연둣빛 여름의 푸르름 가을의 화려함, 하지만 거기에는 내가 추구하는 이상은 없었다.다 그런 형태는 아니지만 나무가 나목이 된 알몸으로 수초가 사라진 해빙기 사이와 이른 봄 수련잎이 물 위로 고개를 내밀기 직전의 시기에 물결 위에 그려지는 나목의 떨림이 표현하기 참 좋았다. 파문에 드리운 나목을 모티브로 바람이 거들고 때로는 오리와 잉어의 유희를 보태고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물안개며 살얼음 어린 새싹을 가미했다. 많은 사진가들이 반영을 표현하지만 대부분 실상 반영상을 반분하는 프레임인데 거기서 벗어나 실상은 과감히 제하여 감상하는 이의 상상에 맡기고 물 위에 그려진 그림만 취했다. 작금의 이 디지털 시대에 머리를 갸웃하게 하는 테크니컬 표현이 대세일지라도 나목이 물에 드리운 이미지를 수묵화를 그리는 심정으로 표현하고 조심스럽게 펼쳐 보이려 한다.새롭지 않은 것은 예술이 아니다.이제는 어디서 보았는지 들었는지 기억도 없지만 가슴 깊이 간직해온 이 한마디가 내세울 것 없는 내가 여기 이자리까지 올수있는 근원이 되었고 좌고우면하지 않고 이미지 표현만 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바라건대 관람인들과 소통이 이루어져 오늘의 이 작은 시작이 또 다른 작품 발표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2021. 06. 사진가 김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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