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깃털과 깃털 사이는 통화 중이었어(「김 환기」) 참 잘 쓴다. 아니 잘 그린다. 실명시實名詩는 대개 그 사람의 생애나 역사, 예술가의 경우에는 작품의 어떤 특징이나 배경을 바탕에 깔고 형상화시키기 마련인데 “김환기”는 그렇지가 않다. 여기서는 시인의 눈과 화가의 눈이 겹쳐서 몇 천 배율의 전자현미경보다 더 크게 보이고 허블우주망원경보다 더 멀리 보이는 눈이 된 것인가. 김환기가 살아서 이 시를 읽었다면 “내가 그린 그림 위에 또 하나의 그림이 얹혀있구나” 하고 무릎을 치며 한 5백 호쯤 달 항아리 그림을 안고 찾아올지도 모를 만큼 레토릭이 아름답고 구수하고 감칠맛 나고 가슴이 찡! 하다. “하늘을 쓸고 있었어”로 첫 마디를 뱉더니 “새들의 뼈가 달과 함께 구워지고 있어”로 캔버스에서 붓을 떼는 매무새가 여간 날렵하지 않다.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정정례가 짓는 언어의 집은 어떤 것인가. 그의 사물보기는 우주에의 귀 기울임으로부터 시작되고 삶에 대한 진정성과 사물의 말 걸어오기와 만나서 육화肉化된 언어로 탄생시키고 있음을 유혹하게 된다. 눈에 보이는 것은 존재의 실체가 아니라는 평범한 이치를 거울삼아서 그 너머 보이지 않는 세계로 옮겨놓고 있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허물고 제 3의 공간에 언어의 집을 지어내는 정정례의 시 작업에 경의를 드린다. -해설 『한 그릇의 구름』 중에서 이 근 배(예술원회원)
목차펼치기접기
1부 : 모란에 들다 모란에 들다 012 꽁지 014 고양이 장화 016 다시 또 맹꽁이가 운다 018 한 그릇의 구름 020 꽂히다 022 물 024 빨랫줄 밑에 메밀꽃 핀다 026 아버지 이야기 중에 028 맹수 030 망설인 꽃 032 화! 엄하다 034 공중무덤 036 방울토마토는 굴러가는 중 038 2부 : 한 여름, 추려 불고 한 여름, 추려 불고 042 파라솔 아래에서의 단꿈 044 바람의 건축면적 046 잉여의 공터 048 깊은 홈 볼베어링 050 동행 052 살찐 글자들 054 샛강 056 골목엔 하이에나가 산 다 058 눈속에 들다 060 단신短身 062 돌 속에는 064 귀를 끄고 066 지구가 돈다 068 3부 : 하얗게 철드는 목련 하얗게 철드는 목련 072 빈속의 속설 074 손톱이 둥둥 076 너도 컵인가 078 선풍기가 계절을 돌리고 080 멸치 082 빈 빨랫줄에 물오를 때 084 팔각의 우주 086 공중정원 088 적멸보궁 090 봄의 교차로 092 비행운 094 프라이팬의 정의 096 뿌리 098 사월 100 4부 : 매화꽃 자수 매화꽃 자수 104 손차양 106 부엉이 108 김환기 110 알파 삼십육 색 카멜레온 112 호이호리 호로히리 114 하루의 반 116 겹 118 바람의 골조 120 공원에 놀러가요 122 전람회의 날들 124 강의 길은 무리지어 간다 126 마침표 128 울음 130 스파이더 맨 132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