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제 또 한 권의 책을 펴내게 되었다. 필자의 연구 작업 중에서 가장 열정을 쏟고 고민이 많았던 주제들을 모아 책으로 묶어 내니 시원섭섭하다. 열정만큼 연구의 질이 시원찮아 자신한테 섭섭하고 고민의 질곡에서 벗어나게 되어 시원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 동안 겪은 극심한 산고와는 별도로 이 책은 세상 밖으로 나온 자식이니 필자에게는 더없이 소중하다. 이 책의 제1부 ‘고전 詩?歌?謠의 시학’에서는 ‘-네’로부터 출발한 필자의 문제의식과 연구 주제를 다루었다. 필자는 그 동안 연구와 강의를 하면서 민요, 시조, 가사, 한시 등 전통시대 운문 장르와 관련하여 한 가지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대시나 대중가요에서 서술종결어 ‘-네’가 흔하게 쓰였지만 이제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이 ‘-네’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이 ‘-네’가 민요의 가장 특징적인 서술종결어 문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필자는 또 한 가지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한시의 우리말 번역시에서 이 서술종결어 ‘-네’를 매우 많이 쓰고 있는데, 과연 민요의 특징적인 서술종결어를 한시의 번역시에서 취하고 있는 것이 합당한 일인가?라는 강한 의문을 품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필자는 이 ‘-네’가 한시의 우리말 번역시에 쓰이게 된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한시의 우리말 번역에서 문체적 특성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 한시의 번역 문체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다. 이 책의 제2부 ‘가사의 시학과 활용’에서는 가사문학을 중심으로한 주제들을 다루었다. 가사문학은 조선시대를 거쳐 1950년대까지 꾸준하게 창작되고 향유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가사 창작의 유구성이 기본적으로 가사의 담당층이 가사를 운문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하여 가사문학이 지닌 운문으로서의 장르적 시학을 밝히기 위해 문체적 특성을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가사문학은 전통시대의 특수한 문화적 환경 속에서 창작되고 향유되었다. 그리하여 가사문학은 기록문학이지만 독특하게도 구비적 성격을 매우 많이 지니고 있어 이것을 자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었다. 한편 필자는 가사문학이 평면적이고 천편일률적인 내용을 담고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적 의미에서 중요한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했다. 현대에 이르러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활적 글쓰기를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반면 우리 선조들은 인문학적 글쓰기를 생활화하여 수많은 가사문학을 남겼다. 이런 점에서 가사문학은 인문학적 가치를 지닌 우리의 훌륭한 정신적 문화자원이다. 가사문학의 인문학적 가치를 재정립하여 이것을 현대사회에서 활용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