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안녕하신지에는 혼잣말 같은 쓸쓸함이 배어 있다. 일방통행이다. 이 말은 안녕처럼 수평적일 때도 있지만 대개는 시공간이 다른 삼차원적인 인사말이다. 그래서일까, 공중으로 날아 가버린 풍선 같기도 하고 어두운 밤하늘을 그으며 떨어지는 유성 같은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안녕하신지> 중에서 어쩌면 삶과 죽음은 떼어놓을 수 없는 샴쌍둥이 같은 것이다. 엄마를 그렇게 보내고 생애 처음으로 느꼈던 절절한 슬픔도, 정체 모를 식욕도 알고 보면 한 통속이 아닌가 싶다. 죽음은 삶의 한 부분이며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 것임을. 겨울의 심술과 봄의 머뭇거림이 자리다툼을 하는 3월은 언제나 불온하다. 3월은 내게 봄이 아니다. 피어나는 꽃을 두고, 한 생이 져버린 그 3월은 봄이 아닌 것이다. <3월은 봄이 아니다> 중에서 그보다 더 짜릿한 경우는 빗맞은 타구가 홈런을 쳤을 때다. 난데없이 눈앞에서 알짱거리며 직선, 곡선으로 선회하는 모기를 발견하고 다급하게 손을 휘둘렀지만 그만 놓쳐버렸다. 아니 놓친 줄만 알았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책상 위에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손끝에 빗맞고도 그처럼 생을 마감하다니. 그렇게 쉽게 미물의 본색을 드러내면서 감히 사람을 놀렸단 말이지. 구겨진 체면이 조금은 펴진다. <모기 필살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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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아버지의 예술사진 3월은 봄이 아니다 모기 필살기 아버지의 예술사진 눈치로 마을 그때 그 비누는 C느님이라 불러주오 폐허가 된 모교에서 9월의 봉숭아 그해 4월, 서울광장에서 제2부 엄마의 외출 순호박이 말하기를 안녕하신지 엄마의 외출 비 오는 아침의 소묘 무겐 나이트클럽 꼬마 트럭 라보 그녀의 번호는 없다 무명지의 반란 삼선슬리퍼의 나들이 제3부 착불 택배 삼박골 외할머니 착불 택배 수사자의 꼬리 경치가 좋다 신발 영원한 아내 느낌표가 된 섬 다림질 징검다리가 있는 풍경 제4부 복권을 사는 사람들 지상의 호미 하나 봄날은 간다네 복권을 사는 사람들 생애 하나뿐인 밥상 플로렌스, 그녀처럼 하이디의 흰 빵 강 건너 등불 귀빈찻집 언니들 끗발 제5부 오백 원의 권력 해순 씨 오백 원의 권력 내 인생의 개, 아지 그 많던 헬멧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굴다리 너머 옥수수 벗기기 늦어버린 인사 그녀의 빨간 손 16번 마을버스 전철에서 봄을 만나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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