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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within nowhere 너만이

글사진: 정혜선

Dot Book·2025-09-30

  • 415쪽
  • 150×210mm
  •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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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정혜선의 사진집 「Note Within Nowhere」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쳐 온 순간과 장면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되새기게 한다.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고립의 시기 동안, 작가는 거대한 사건의 중심이 아니라 주변부의 미세한 흔적에 자신의 시선을 기울였다. 골목의 햇살, 탁자 위 먼지의 흔들림, 스쳐 지나가는 뒷모습 같은 사소한 장면들이 사진 안에서 다시 살아나며, 그것은 애도의 제스처이자 감각과 감정의 깊이를 기록한 시각적 일기장이 된다. 이 작업은 특정 사건의 재현보다는 사물과 시간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충돌을 포착한다. 사진은 대상과 무심한 거리를 두는 기록이 아니라, 작가와 사물 사이의 대화이자 상호적 반향으로 완성된다. 후설이 말한 ‘지향성’의 개념처럼, 작가의 의식은 언제나 대상을 향해 열려 있으며, 바로 그 흔들림 속에서 셔터는 반응한다. 따라서 이 책의 이미지는 단순 기록이 아니라, 감정이 먼저 반응한 흔적이자 관계의 결과다. 메를로퐁티가 말한 ‘몸의 철학’이 보여주듯 세계는 외부의 총합이 아니라 감각의 접촉면에서 비로소 인식된다. 정혜선이 골목의 빛을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먼저 그의 몸과 감각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사진 속 장면은 더 이상 익명의 사물이 아니라 작가의 감정과 얽히며 주체로 서게 된다. 이때 롤랑 바르트가 명명한 ‘푼크툼’의 개념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미지가 관람자의 가슴에 남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있었던 장면이 아니라, 작가가 경험한 감정의 진동이자 관람자의 기억과 비밀스럽게 접속하는 문장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Note Within Nowhere」의 사진들은 절제된 형식 속에서 더욱 큰 울림을 남긴다. 과장된 서사도, 감각의 과잉도 없지만, 오히려 그 침묵의 미학이 관람자의 감각을 날것으로 끌어올린다. 마치 조용한 방 안에 스미는 작은 소리처럼, 사진은 시각과 기억 사이의 틈을 열어주며 잊고 있던 감정을 불러낸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환경과 생태의 문제를 사유한다. 태양과 지구의 상호작용, 기후 변화의 흐름은 사물과 작가의 관계와 닮았으며, 이는 사진이 감각을 매개로 세계와 다시 접속하는 방식임을 드러낸다. 사진은 존재와 존재가 맺는 관계를 시각적 언어로 번역하며, 생존과 책임, 감응과 윤리의 차원으로 확장된다. 이 책은 하찮다고 치부되던 사물과 흔적들에 대한 찬미이자, 작가가 세계와 맺은 정서적 관계의 기록이다. 사진은 더 이상 현상의 재현에 머물지 않고, 사랑의 촉수처럼 조용히 다가와 관람자의 감각을 흔드는 매개체로 자리한다. 사소해 보이는 풍경은 그렇게 작가의 눈과 렌즈를 거쳐 독자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으로 남으며, 이제 우리 각자의 기억 속에서 또 다른 생명력을 얻게 된다.

목차펼치기

서문 002~005 평론 006~009 1장. 지표성 010~157 사진은 세계를 향한 강렬한 끌림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특정한 사물이나 풍경 속에서 감각적으로 붙잡히는 지점을 발견하고, 이를 향한 시선을 카메라로 확장시킨다. 이러한 지향성은 단순히 외부 세계를 재현하는 행위가 아니라 작가의 내면과 외부 대상이 맞닿는 접점에서 발생하는 경험의 산물이다. 한 장의 사진은 주체가 대상과 마주한 순간의 몰입과 감각의 잔향을 담아내는 시각적 응답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사진은 대상의 객관적 모습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주체의 경험과 감정이 개입된 장치로 변한다. 따라서 지향성의 사진은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과 깊이를 드러내며 단 한 번의 시선이 어떻게 한 장의 이미지로 변환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이는 사진을 기술이 아닌 감각적이고 현상학적인 사유의 결과로 읽히게 만든다. 2장. 상호성 158~309 사진은 대상을 향한 일방적인 관찰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본질은 주체와 대상 사이에서 발생하는 상호적인 반응에 있다. 작가는 어떤 장면을 포착하면서 대상과 감각적으로 얽히고 그 장면은 촬영된 이미지로 현상화되어 다시 작가와 관람자에게 새로운 감각과 해석을 되돌려준다. 이때 사진은 단순히 세계를 보여주는 창이 아니라, 감각과 의미가 왕복하는 교환의 장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상호성은 사진이 지닌 미학적 본질을 확장시키며 관람자 역시 이미지를 통해 자신만의 기억과 감정을 투사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사진은 한 번의 촬영으로 완결되는 정지된 결과물이 아니라, 시선과 감정이 서로 교차하며 새로운 의미를 생성해내는 열린 구조의 장치가 된다. 이 점에서 상호성의 사진은 재현을 넘어 감각의 공유와 관계 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예술적 언어라 할 수 있다. 3장. 밝은 방 310~407 롤랑 바르트의 ‘푼크툼’과 후설,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은 사진을 감각과 의미의 상호침투 속에서 읽어내는 사유를 제공한다.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은 사진 속 특정한 지점이 관람자의 마음을 찌르듯 건드리는 경험이며 이는 이미지와 감정이 만나는 가장 예민한 순간이다. 후설의 지향성과 메를로퐁티의 상호침투 개념 역시 사진의 작동 원리를 설명한다. 사진은 대상을 향한 주체의 시선에서 출발해 이미지로 현상화되고 다시 그것이 관람자에게 감각과 의미를 되돌려주며 관계의 장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사진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장면이 아니라 감정과 기억을 촉발하는 현상학적 사건으로 변모한다. 결국 사진은 주체와 객체, 감정과 정보가 서로를 반영하고 교차하는 장이며 이를 통해 관람자는 이미지 너머에서 세계와 자신을 다시 사유하게 된다. Index 408~415 판권 416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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