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어린 시절에 나는 돌이 참 많은 동네에 살았다. 매일 아침 눈뜨면 이웃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놀고 그렇게 노는 과정에서 쉽게 접하는 자연물들은 신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음을 나이 들면서 깨닫게 되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돌맹이로 만든 공깃돌이었다. 어디를 가던 지천으로 깔려 있는 돌맹이들 중에 적당한 것을 몇 개 골라서 다듬기 좋은 돌로 살살치면서 다듬으면 내 손에 딱 맞는 공깃돌이 만들어지는데, 그 또한 나름 재미있는 놀이였다. 그렇게 다섯알의 공깃돌을 만들어서 주머니에 넣는 순간이면 나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고 좋았다. 그 공깃돌은 가지고 놀수록 점점 더 나에게 딱 맞는 옷처럼 나와 한 몸이 되어갔고, 그때만큼은 엄마의 잔소리도 안 들리고 근심도 걱정도 없이 오롯이 나만의 세상이 되었다. 그때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잔소리를 듣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딸이 나에게 자취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유는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다는 것이다. 아~ 나도 엄마의 잔소리가 싫었었는데 나도 우리 엄마처럼 딸에게 잔소리를 하고 있었구나. 그런데 정작 나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구나. 딸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했던 말들이 딸에게는 그저 듣기 싫은 잔소리로 느껴졌구나. 그때 알았다. 내가 어릴 때 그렇게도 듣기 싫었던 엄마의 잔소리는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사랑의 표현이었다는 것을, 그런데 그런 사랑의 말들이 딸에게는 정말 정말 듣기 싫은 잔소리일 뿐이라는 것을... 이제 나는 더이상 딸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딸도 자취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딸이 잘 하는 날이 올때까지 사랑한다는 표현을 더 자주 하고 묵묵히 응원하고 기다려 주기로 했다. 그리고 평생에 한 번만이라도 그림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엄마를 위해 이렇게 예쁜 그림을 멋지게 잘 그려준 딸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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