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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티카 베네치아

에로티카 베네치아

이레네 카오

(주)그책·2017-02-10

  • 240쪽
  • 문학
  • KDC 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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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탈리아의 젊은 작가 이레네 카오의 『에로티카』 3부작은 2013년 5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해에 현지에서만 40만 부가 판매되었다. 20여 개국에서 번역되기도 했다. 이탈리아 독자들에게 생소했던 이레네 카오는 이 첫 작품으로 인기 작가의 대열에 서게 되었고, 이탈리아 로맨스 소설을 다채로운 색으로 새롭게 그려낸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1979년 이탈리아 북부 포르도네에서 태어난 카오는 베네치아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하고 지중해 지역의 역사와 고고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작품을 발표하기 전까지 고고학 관련 출판 일을 비롯해서 광고, 영화 등 계약직으로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다. 3부작의 초고를 준비해 여러 출판사에 보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하다가 대형 출판사인 리촐리로부터 출간 제의를 받았다. 그 당시에 카오는 향수 전문점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3부작은 복원미술가인 엘레나와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는 요리사 레오나르도 사이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욕망을 다룬 로맨스 소설이다. 베네치아의 팔라초에서 벽화 복원작업을 하던 엘레나는 그곳에서 만난 레오나르도에게 금방 빠져든다. 레오나르도 역시 마찬가지여서 그들은 곧 뜨거운 사이로 발전하지만 레오나르도는 두 사람의 만남에서 절대 사랑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을 건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다. 어찌 보면 단순하고 흔하디흔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이레네 카오는 이런 이야기에 활력과 매력을 불어넣는다. 마치 두 주인공이 우리 곁에 있기라도 하듯 사실적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두 사람의 사랑을 통해 우리 안에 숨겨져 있는 본능과 욕망의 실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순진한 모범생의 인생을 살아온 엘레나와 자신의 감각과 본능에 충실한 레오나르도의 만남은 처음부터 심상치 않다. 레오나르도는 엘레나에게 우리 몸의 감각들을 탐험하는 여행을 제안한다. 쾌락을 찾는 그 여행에서 엘레나는 지금까지 금기시했던 모든 것들을 경험하고 관습과 도덕의 경계를 뛰어넘어야만 한다. 이러한 감각의 여행은 다양한 섹스를 통해 이루어진다. 관습과 금기에 얽매인 채 평범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던 엘레나의 눈앞에 두렵지만 매력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그녀와 비슷한 인물로 평화로운 연인 관계를 유지하던 대학 동창 필리포와도 결국 레오나르도로 인해 파국을 맞는다. 그러나 마침내 엘레나는 레오나르도를 통해 일상에서만이 아니라 자신의 예술에서도 완전한 자유를 얻게 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섹스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이러한 장면들을 본능적으로, 깊이 있게 그려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기계적인 행동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를 뒤흔드는 행위로 섹스를 표현하며 여성이 가학이나 폭력적 섹스의 대상이 아니라, 섹스를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작가는 자신의 소설이 에로소설로 분류되는 데 유감을 표하기도 한다. 특히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우유부단하다고 욕먹을 수도 있을 엘레나의 행동들에 공감하게 되는 것도 아마 순간순간 갈등하는 그녀의 마음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이리라. 주인공들은 심리적인 갈등을 겪으며 성장하고 자신의 상처뿐만 아니라 서로의 상처까지 치유해준다. 3부작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 안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이탈리아 문화와 풍경들, 그리고 우리와 거의 비슷한 정서를 가진 부모님과 친구의 사랑과 우정이리라. 특히 주인공들의 직업 때문에 이탈리아 요리와 예술에 관련된 이야기가 곳곳에 자연스레 녹아 있다. 고고학을 전공한 작가의 예술작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해석도 틈틈이 엿볼 수 있다. 1~3부는 각각 베네치아, 로마, 그리고 시칠리아의 작은 섬 스트롬볼리를 배경으로 한다. 1부의 경우 제목에서 암시되듯 엘레나는 눈으로 모든 것을 포착한다. 성적인 쾌락조차 눈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레오나르도가 만드는 요리를 눈으로 직접 보고 나자 그에게 빠져들고 만다. 그녀는 요리와 예술이 추구하는 게 똑같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런 그녀에게 레오나르도는 다른 감각의 비밀을 알려주어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꿔놓는다. 3부에 등장하는 스트롬볼리는 레오나르도의 고향으로 어린 시절의 추억이 살아 있는 때 묻지 않은 공간이다. 실제 부상을 당한 엘레나는 이 섬에서 지내면서 회복하게 되는데 여기서 그녀의 정신적 상처까지 치유가 된다. 그리하여 예전과 똑같은 일이 벌어져도 한층 성숙하게 그 일과 마주한다. 레오나르도 역시 엘레나를 통해 그동안 갇혀 있던 자신만의 성에서 나와 세상과 소통하게 된다.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도시나 풍경 들이 너무나 생생해 3부작을 번역하면서 베네치아의 운하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거나 로마의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엘레나에게 지나치게 감정이 이입되어서였는지 번역하는 중간중간 많이 힘들었다. 그러면서도 욕망에 흔들려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는 그녀에게, 어찌 보면 끝 모를 일탈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그녀에게 작가가 어떤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줄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엘레나가 찾은 자유가 내 것이라도 되는 양 기뻤다. 가슴 설레며 읽을 수 있고 잿빛 일상을 뒤흔들어줄 소설을 원하는 독자들이 이 3부작을 읽어주길 바란다는 작가의 바람을 나 역시 가져본다. 이 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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