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1929년부터 2017년까지는 천이두 선생의 숨결이 이 세상의 한 자리를 차지했던 시기였다. 그 시절은 선생의 체온만큼 세상이 조금 따듯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와 해방정국, 한국전쟁과 군부독재의 시대적 굴곡을 건너는 동안 선생에게는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실존적 고뇌가 그림자처럼 함께했다. 선생의 개인사 대부분이 민족사와 겹쳤던 까닭이다. 그 가운데 1959년부터는 문학평론가로서 천이두의 문장이 한국 현대문학의 현장을 눈 밝게 살펴온 시기였다. 이때 선생은 『한국현대소설론』(1969), 『종합에의 의지』(1974), 『한국소설의 관점』(1980), 『문학과 시대』(1982), 『한국문학과 한』(1985), 『한의 구조 연구』(1993), 『우리시대의 문학』(1998) 등을 통해 동시대의 삶과 문학의 존재 이유를 끊임없이 제기했다. 선생의 비평적 지평이 우리 현대문학사와 긴밀해지는 시기였다.그러나 2017년 이후 천이두 선생의 시간과 비평은 멈추었다. 선생의 자리는 텅 비었고, 빈자리는 숨결도 문장도 없이 침묵했다. 고뇌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나 삶과 문학을 향한 존재론적 질문을 거두는 사람도 없었다. 그렇게 문학평론가 천이두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존재의 침묵에 귀 기울이는 후학들이 있었다. 그의 제자와 후배, 후학들이 그의 글을 다시 읽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남긴 글을 다시 읽는 일은 침묵하는 존재의 숨결을 새겨듣는 과정이었다. 후학들은 선생의 숨죽인 문장을 살려내고자 했고, 그 문장에서 그의 문학적 감성을 읽어내고자 했다. 그것은 존재의 빈자리에 대한 기억을 넘어 침묵하는 존재를 기록하는 것이었다. 이 책은 천이두 선생의 침묵을 자세히 듣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다.존재의 소멸은, 존재의 사라짐이 아니라 존재를 향한 기억이 부재할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천이두 선생의 비평을 다시 읽는 일은 선생과 그의 문학을 향해 우리의 기억을 새겨 넣는 일이다. 이 책은 천이두 선생의 비평 세계를 기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선생이 반세기 넘게 비평 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빈약하기 이를 데 없지만, 후학들의 천이두 비평 읽기가 계속된다면 조만간 우리 문학이 기대고 비빌만한 언덕 하나가 우뚝 솟아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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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1부 천이두의 시대천이두 약전・김병용K-비평에의 의지・임명진『판소리 명창 임방울』의 판소리 연구사적 가치에 관하여・최동현한의 구조, 시대와 문학을 읽는 방법・문신2부 천이두의 비평천이두, 황순원과의 화양연화・서철원천이두가 쓴 박경리 작품론에 대한 이해와 질문・현순영기억으로 재현된 상실의 역사・김미영천이두의 소월비평: 동경과 구원의 시학・박태건∙추도사 : 천이두 선생을 추억하며・염무웅∙연보 및 저술 목록・정리 김영미(전주인문연구사회연대)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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