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3·1 독립선언서가 세상에 나온 지 백년이 되었다. 기미년의 사자후, 선열들의 독립의지가 기해년 2019년에 통일을 향한 열망으로 표출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촛불혁명을 통해 표출된 민(民)의 힘이 분단의 벽을 허물고 잘린 허리를 이을 것을 믿는 까닭이다. 이에 우리 종교인들도 과거 기억을 되살려 오늘의 과제에 일조할 것을 약속한다. 이는 종교가 자신만의 울타리를 허물 때 가능할 것이다.기미년 당시 종교인들이 민족대표를 자임하며 ‘우리가 본디 자주민임과 독립국임’을 세계에 선언한 것을 우리는 큰 자랑으로 여긴다. 그 역사가 밑거름되어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고 인류 평화를 위한 역할을 부여했기에 말이다. 하지만 선열들의 뜻을 좆아 펼치기에 오늘 이 땅 종교인들의 위상이 한없이 초라하고 그 영혼이 맑지 않다. 이 시대 누구도 더 이상 종교인을 민족의 대표로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종교 적폐가 우리 사는 공간을 폐허로 만들고 있으니 기해년 3·1절에 종교인들은 침묵해야 옳을 듯하다. 3·1 독립선언 백년을 기억하는 일은 그날과 그들을 찬양하는 행사 이상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뼈아픈 성찰 없이 자신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사는 종교 지도자들 탓에 백주년을 맟기가 두렵다.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책 이 출판되는 것이 참으로 기쁘고 자랑스럽다. 여기서 ‘우리’는 ‘3·1운동 백주년 종교개혁연대’를 일컫는다. 우리 모임은 2017년 가을에 시작되었다. 원효 탄생 1400년과 루터의 종교개혁 500년을 함께 축하하면서 불교, 가톨릭 그리고 개신교인들이 함께 모여 자기 종교의 개혁문제를 갖고 토론했다. 고맙게도 경동교회가 자리를 제공했고 무엇보다 많은 재가자, 평신도들이 그곳의 청중이 되었다. 종교개혁의 주체가 되려는 열망을 갖고서 말이다. 그 무렵을 전후하여 위 세 종단에서 적폐라 불려도 낯설지 않을 심각한 문제들이 경쟁하듯 불거졌다. 개신교의 경우 명성교회 세습, 불교 조계종단의 돈과 성(性)에 얽혀진 비리 그리고 가톨릭 대구교구에서 벌어진 대규모의 횡령 등이 그것이다. 이런 상황을 목도한 종교인들은 교파를 초월하여 재가자, 평신도의 힘으로 종단개혁을 다짐했고 그 뜻이 우리들 모임을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2017년 12월 말경, 우리는 종교개혁 선언서를 발표했다. 세 종교에 공통되는 부조리 청산을 위해 종교의 본질, 과제 그리고 평신도 재가자들의 역할을 적시하였다. 개별 종교의 특성을 살린 개혁안도 별도로 준비했다. 거지반 3천 명에 달하는 종교인, 일반시민의 지지를 받아 이를 기자회견 형식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동시에 3·1 선언 백주년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우리는 난상토론 끝에 이 책 출판 주체인 ‘3·1운동 백주년 종교개혁 연대’를 탄생시켰다. 백 년 전 종교인들이 힘을 합해 독립을 선포했듯이 우리 역시 시대의 역할을 감당할 목적에서였다. 따라서 우리는 ‘독립’의 의미를 되물었고 종교에 종속된 자신들 모습 역시 성찰할 수밖에 없었다. 3·1 정신의 종교적 의미를 찾아 종교 적폐로부터 자유코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3·1 독립선언서를 긴 호흡으로 학습해야했다. 각 종교가 이 선언서와 어떤 관계를 맺고 그 시대를 살았는지를 알고 싶었다. 주지하듯 천도교와 개신교의 역할이 당시로선 컸다. 불교의 경우도 선언서 참가자 수는 적었으나 큰 힘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세 종단에 머물지 않았고 가톨릭과 유교의 경우도 살피고자 했다. 33인 이외에도 이들을 능가하거나 버금가는 인물들이―예컨대 유교의 경우―많았던 까닭이다. 원불교도 함께할 생각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연이 닿지 못했다. 이렇게 하여 다섯 종단 종교인들, 주로 재가 학자들이 중심되어 연대했고 함께 공부하여 오늘의 결과물을 내놓게 된 것이다.지난 해(2018) 8월부터 우리 모임은 세미나 체제로 들어갔다. 매월 모임에서 종교별 발제를 듣고 치열하게 토론했다. 발표는 가톨릭, 유교, 불교, 천도교 그리고 개신교로 이어졌다. 종교별로 두 사람씩 발표했고 청중들의 질의 응답했으며 이웃 종교학자들과 토론을 벌였다. 12월까지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모임이 계속되었고 연 4백 명 이상의 청중이 참여했다. 이 모임 진행에 특이한 점이 있어 특별히 소개한다. 우선 이들 10명의 발제자 중 7명이 여성이란 사실이다. 이는 의도한 결과다. 후천개벽, 문명전환의 현실에서 3·1 선언의 여성적 반추(反芻)를 중(重)히 여겼기 때문이다. 이 책 에서 독자들은 이 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매번 우리들 회의가 사찰 음식점에서 열렸다는 점이다. 백 년 전 선언자들이 태화관에 모였다면 오늘 우리는 지금 한 사찰음식 전문식당에서 거사(?)를 도모한 것이다. 앞서도 밝혔듯이 우리 모임 토론장 또한 가톨릭 프란치스코 회관이었다는 사실도 예사롭지 않다. 후술하겠으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종교인들의 ‘한반도 독립선언서’ 초안자가 개신교 여성신학자란 사실도 유념할 필요가 있겠다. 마지막으로 천도교인이 경영하는 출판사가 우리 책 을 출판해 주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흥미롭다. 첫 번째 사실을 제외하곤 누구도 이를 의도한 바 없었다. 하지만 백 년 전 그때처럼 우리도 이렇게 협력하여 오늘을 만들었으니 보이지 않는 힘이 우리들 속에 함께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지난 해 말부터 우리는 정말 자주 만났다. 어린 자녀들 손을 이끌고 회의 장소를 찾은 어머니 학자들도 여럿 있었다. 논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수차례 편집회의를 했으며 학습한 내용을 갖고 시대가 공감할 ‘한반도 독립선언서’ 집필을 위해서도 별도 로 모였다. 이 글을 쓰는 오늘에서야 책제목이 결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1월 말일에 이르러 수정된 글이 모아졌으니 이후 출판사의 손길이 아주 분주할 것이다. 우리가 계획한 선언문 발표와 출판 기념식이 2월 28일로 잡힌 탓이다. 구정이 지나면 곧바로 ‘한반도 독립선언서’ 마지막 독해를 할 것이다. 우리 선배들처럼 우리도 33명의 종교인 이름을 걸고 세상을 향해 선언할 계획이다. 두렵고 떨리며 계면쩍기도 하다. 당시는 죽을 각오로 이름을 올렸던 것에 비하면 몸 둘 바를 모를 일이다. 그래도 이름을 올렸으니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고 다른 선택을 할 것이란 믿음은 있다. 그 믿음에 근거하여 용기를 내는 바, 우리를 너그럽러이 용납하기를 청한다. 이 선언서는 이 책 에 실릴 터인데 독자들 역시 우리와 뜻을 함께하면 좋겠다. 이런 우리의 토론 과정을 기독교 방송에서 취재하여 3·1절에 방영한다고 하여 긴장하며 과제를 마무리하기 위해 더욱 정성 들이고 있다.이제 마지막으로 이 책 의 구성과 내용에 관해 짧게 언급하겠다. 먼저 글 싣는 순서는 개별 종교의 이 땅에서의 역사 순으로 했다. 발표순서와 책 수록 순서가 다소 달라진 것이다. 불교 논문 두 편이 첫 번째 실렸다. 박병기 교수는 일제 치하에서 한국 불교의 일본화 과정과 실태를 밝혔다. 당시로선 불교의 왜색화와 맞서는 것이 불교 개혁이자 애국 운동이었고, 우리 시대의 개혁과 독립은 정신적 독립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옥복연 박사는 주로 일제치하에서 애국운동을 전개한 여성 불자들의 사례를 발굴하여 소개했다. 비록 드러나지 못했으나 여성 불자들의 애국 운동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여성 유학자들이 기고한 두 편의 논문이 자리했다. 이미림 박사는 조선조 성리학 주리파(主理派)의 역사 인식에 초점을 맞췄다. 형이상학적, 윤리적 주제로만 알려진 이기론(理氣論) 철학이 서세동점 시기 의병 활동의 근간이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황상희 박사는 성리학 속에 내재된 천(天) 혹은 천리(天理)의 종교성을 강조하면서 특별히 심산 김창숙의 저항의식을 시기별로 분석했다. 기미 독립선언 이후 유림의 반일운동이 잘 소개되었다. 천주교 학자들의 두 논문이 그다음을 이었다. 먼저 여성 종교학자 최우혁 박사는 천주교의 유입 역사를 소개했고 그간 묻혔던 여성 신자들의 활동상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여성 신자들의 애국 활동이 논문 말미에 담겨 있다. 우리신학연구소의 경동현 선생은 3·1운동 당시 프랑스 주교들의 영향력 탓에 정치적으로 보수화된 가톨릭의 실상을 비판적으로 기술했다. 가톨릭이 3·1운동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를 밝힌 것이다. 논문에서 저자는 가톨릭 성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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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반도 독립 선언문 5책을 펴내며 63·1운동 전후 불교계의 현실 인식과 우리 불교의 미래 / 박병기 171 우리 현실과 3·1운동 전후 192 3·1운동 전후 불교계의 현실 인식 223 ‘근대불교’의 현재적 극복과 우리 불교의 미래 444 평화 정착과 정신적 독립을 위한 종교간 연대와 불교 533·1운동 정신과 여성불자의 역할 / 옥복연 551 들어가기 572 근대적 시공간에서의 한국불교와 여성불자의 현실 613 계몽의 대상에서 변혁의 주체로 성장한 여성불자 724 해방 이후 한국불교와 여성불자의 비주류화 814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변혁과 해방의 주체 되기 893·1운동 이전 의병운동의 사상적 특징 / 이미림 911 조선의 변화와 시대적 가치 932 의병운동의 사상적 배경 943 현실적 실천과 위정척사론 1144 유교, 온고지신(溫故而知新)을 통한 미래가치 1283·1운동과 심산 김창숙의 천리(天理) 구현 / 황상희 1311 유교의 종교성 혹은 천리에 대한 믿음 1332 심산의 사상적 배경 1363 유교적 맥락에서 3·1운동의 배경 1434 유림단의거(儒林團義擧) 1485 심산의 선비정신 1546 현재의 과제 159한국천주교회와 3·1운동 / 경동현 1651 들어가며 1672 3·1운동 시기 이전의 한국천주교회와 공론장 1693 3·1운동 전후 시기의 한국천주교회와 공론장 1714 3·1운동에 대한 천주교회의 공식 입장 1735 천주교 신자들의 3·1운동 참여 1776 해방 이후 한국천주교회의 지배적 공론장의 변동 1827 종교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평신도의 역할 1858 3·1운동 100주년과 평화운동 188여성의 관점에서 성찰한 조선 천주교회의 신앙과 3·1독립운동 / 최우혁 1911 조선―식민지―한국의 역사 안에서 천주교의 정체성 1932 조선천주교회의 시작과 박해의 역사 100년 1943 대한제국 시기, 식민지배-저항운동기의 천주교 2034 천주교 여성들의 희망, 박해, 좌절, 적응과 신앙의 성격 2145 미래를 향한 신앙고백과 종교연대- 21세기의 독립과 평화를 향하여 2203·1운동과 천도교 / 김춘성 2231 시작하며 2252 3·1독립운동 계획과 준비 2283 3·1운동 준비 과정과 천도교의 역할 2364 3·1독립선언과 영향 2495 3·1운동, 미래로 열린 역사 2573·1운동과 다시개벽의 꿈 / 박길수 2631 기도와 상상력으로 3·1운동 바라보기 2652 3·1운동은 다시개벽 운동이다 2683 3·1운동은 종교운동이다 2804 종교적 상상력으로 독립선언서를 읽자 3025 독립선언서는 한민족의 대헌장(大憲章)이다 3196 3·1운동, 다시 100년을 향하여 3253·1운동과 개신교 / 손은실 3331 3·1운동에 헌신한 개신교 3352 종교계가 3·1운동의 중심이 된 배경 3393 개신교의 3·1운동 3444 개신교의 3·1운동 참여의 역사적 교훈 3723·1운동 정신의 통합학문적 이해와 기독교 신앙의 미래 / 이은선 3771 오늘 우리 시대의 독립은 무엇을 말하는가? 3792 3·1운동 정신의 통합학문적(종교다원적) 이해 3843 기독교(개신교) 3·1운동 정신의 세 가지 4024 3·1운동 정신으로부터 배우는 기독교 신앙의 미래를 위한 관건들 4265 종교 간의 화합과 제2의 독립선언 449부록 451참고문헌 459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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