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에드가 앨런 포를 기억합니다. 그가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을 발표한 이후 근 200년 동안 추리소설은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독자층을 넓혀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국내 추리소설은 하나의 장르로 온전히 자리매김하지 못한 채, 문학장 주변을 겉돌았을 뿐임‘장르문학’으로 뭉뚱그려져 제대로 읽히지도, 쓰이지도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한때 주류 문단에서는 장르문학을 천대하는 인식이 없지 않았고 그 여파가 오래도록 지속된 탓입니다. 걷는사람이 이번 소설집을 기획한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감쇠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추리라는 문학 장르를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걷는사람은 손바닥소설집 ‘짧아도 괜찮아’ 시리즈의 세 번째 테마를 추리소설로 정하는 데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습니다. 걷는사람의 이번 기획에는 현재 우리 문학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젊은 소설가들이 적극 동참해주었습니다.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입니다. 작가들은 추리 장르적 문법과 규칙에 따른, 혹은 추리적 요소를 풍부하게 갖춘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를 통해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발휘했습니다. 지금껏 집필해온 소설들과는 확연히 결이 다른 소설, 어쩌면 다분히 낯선 작업이었음에도 반가운 기색으로 응답해준 작가들께 다시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작가들의 이번 시도는 작가 개개인에게도 유의미한 도전이었을 테지만, 보다 넓게는 추리소설을 단순히 재미를 위한 대중소설로 구분하는 통념을 부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보다 신선한 주제와 소재, 완성도 높은 구성으로 기존의 소설 독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입니다. 실제로, 걷는사람 편집부에서는 이번 책을 만드는 내내 “와, 재밌다!”를 연발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어서 빨리 이 작품들을 독자들과 만나게 하고 싶었습니다. 마침내, 여름의 첫머리에 이토록 ‘시린 발’을 내밀 수 있어 기쁩니다. 서늘한, 아니 그보다는 선득한 이 독서의 경험이 지금을 만끽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리라 믿습니다.
목차펼치기접기
금 희 실종된 아이 8 안보윤 공교로운 사람들 20 우승미 검은 솥 30 이동욱 이다지도 간결하고 정숙한 40 이영훈 책을 찾는 사람 52 이 유 시린 발 60 임국영 메추리섬의 비닐 68 임승훈 너무 시끄러워서 78 전아리 그 골목을 돌아가면 88 정지돈 아시아의 마지막 밤 풍경 98 주원규 네 남자 이야기 114 채현선 종점식당 114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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