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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격월간 에세이스트가 창간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우리는 매년 본지와 연간집에 발표한 작품을 작가님들 서로 적극적으로 읽고 소통하는 장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대표에세이 선집 심사이고, 올해의작품상 후보작 선정입니다. 여러 난관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2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 일을 이어올 수가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작가님들의 열정과 성원 덕분이었으며 저로선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20주년 창간행사는 오는 2025년 3월 29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거행될 예정입니다. 탁월한 의미를 새로이 새기면서 아주 멋진 축제를 열면 좋겠지만, 욕심 만큼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지는 못했음를 사죄드립니다. 본사의 형편 상 부득이 일 년을 유보하고자 합니다. 부끄럽고 죄송한 일입니다만 능력이 못 미칠 땐 쉬어도 가야 한다는 것을 요즘은 조금 더 진지하게 새기는 중입니다. 20년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대표에세이 선정 작업, 올해의작품상 후보작 선정을 우리 작가님들께서 함께 이어왔다는 데 저는 의미를 크게 두고 싶습니다. 물론 결과도 아주 중요하지만 우리는 그 과정을 중시합니다. 그것은 마땅히 축제여야 하고 모심과 섬김의 실천이어야 합니다. 누구나 집필을 할 땐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씁니다. 그런데 쏟아지는 정보와 문화는 교묘히 소비를 강요합니다. 거부할 수 없을 만치 소비를 강요당하며 대상이 분명치 않은 사회현상에 의해서 우리는 시간과 마음과 돈을 착취당합니다. 현대인은 참으로 맥없이 분주하며 고단합니다. 내가 글을 쓸 땐, 기적처럼 내 글이 세상으로 나가 수많은 사람을 매혹하고 깜짝 놀래킬 소망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창작하랴 소비하랴, 동료작가들의 글을 읽기 위해 시간을 내긴 참 쉽지 않지요? 20년 동안 수필가는 늘어나는데 반면 수필독자는 시나브로 줄어들고 있는 것을 매년 매순간 몸으로 체감하는 중입니다. 창간하고 거의 십 년은 어디선가 헌책을 얻게 되었는데 읽어보니 내용이 너무 참신하다면서 구독을 요청하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글을 쓰는 분들도 아닌데 교양으로 이만한 문예지 하나 정도 정기구독하는 것이 자부심이던 시대가 분명 있었지요. 미술관에 가고 음악회에도 가고 극장에도 가고 가끔 도서관에도 가고 유니셰프나 그린피스 같은 NGO에 소액이라도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문예지도 하나쯤 정기구독하는 문화 중산층이 점차 무너지고 있습니다. 아주 극명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요즘은 신문도 읽지 않는 시대입니다. 종이와 문자가 일상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본지의 일반구독자는 점점 줄어들더니 코로나 이후엔 아주 심각합니다. 어쩔 수 없이 수필가가 수필의 독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서로 읽고 감동하고 놀라야, 세상의 독자도 설핏 따라올 것입니다. 우리가 매년 이러한 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조금은 앞선 시대인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축제에는 어떤 작가라도 마음만 낸다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매년 연간집을 내고 연간집에 참여하는 작가는 일단 첫번째 심사위원이 되는 것이니까요. 가을세미나에서 연간집 출판기념식을 하고 돌아오면 본부에선 곧바로 대표에세이 선정을 위한 심사 작업에 들어갑니다. 1차 심사, 2차 심사, 최종심까지 그 과정이 무려 석 달 가까이 소요됩니다. 바로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적극적인 독자가 되어보는 것입니다. 좋은 문장에 밑줄도 긋고 어긋난 문장이나 논리에는 토를 달기도 하면서 동료작가의 작품을 철저하게 읽어보는 겁니다. 자세히 읽다 보면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 반드시 있는 법이지요. 감동하셨다면, 지체하지 마시고 메일을 쓰거나 전화를 하십시오. 당신도 행복하고 상대도 행복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20년 동안 사랑을 숙성시켜 왔습니다. 그리움마저 상실되어가는 시대에 우린 이런 식으로 그리움과 믿음과 소망을 창조하며 전승해 가는 중입니다. 그러니까 결과물보다 과정인 것이지요. 사랑과 믿음과 소망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나의 실천이 먼저입니다. 함께하는 작가님들 서로가 서로의 작품을 깊이 들여다보고 음미하고 점수도 매겨보고 고쳐도 보고 그러면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영원할 것입니다. 그럼 우리, 오는 3월 29일 서울특별시 시청 8층에 위치한 다목적홀에서 만나요. 환한 얼굴로 만나서 악수도 하고 포옹도 합시다.

목차펼치기

김종완 발간사……4 제1부 신희수 아픔은 생존이다……12 안규수 순천만 포구……7 엄미란 할아버지의 숨결 ……21 오세윤 그날, 끝나지 않은……25 오유미 새벽에 전화가 울리고, 나는 기차를 탔다……29 유병숙 프러포즈……32 이경한 살아있음에 감사를 깨닫고 ……36 이권현 간구(干求)함으로……39 이수을 정리와 미련……43 이은주 가을 개나리……46 제2부 이장중 처사……52 이종택 남은 것 여섯 개……56 임무성 나는 착각 속에 산다……60 임철호 그리움의 쉼터……64 임정훈 쑥개떡 소고 ……68 정문정 수박……72 조귀순 수세미 보살……75 조정자 몸으로 견뎌야 할 시간……78 조현순 다시 오는 봄……81 최미자 김지하 시인을 추억하며……86 제3부 최병란 홀로 아리랑……92 최분순 두 번의 빚잔치……96 황옥화 해질 역……100 황혜란 무당 딸이라 미안합니다(2)……104 고성의 견공 납시오……108 고태현 바다 소년의 초상……112 권경자(대구) 눈발……116 권경자(부산) 나의 정체성은 무엇일까……120 권은민 반딧불이……125 권혜민 그 새는 어디로 갔을까……130 제4부 김범송 우는 바람 아래 앉아 있었다 ……136 김완애 준비되지 않은 동거……140 김재원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라 ……146 김종희 이화우 흩날릴 제 ……151 김주선 박명이 지나는 시간……154 김추산 초종상례(初終喪禮)의 이변……158 남혜정 기억은 한 장의 사진처럼……163 류영하 그런 시간……168 문 철 축적의 시간……172 민 혜 나이스, 나이스……177 제5부 박경아 신호등 아래에서……182 박소윤 엄마라니까……187 배영숙 청기면 공익골에 ……190 백남경 그해 그 숨결을 품은 바람……195 백남오 내 인생의 굿 한판……200 백무연 뒤뜸 밑……204 선수원 나는 갯벌 가에 산다……209 신길자 잠자리채……213 제6부 박석구 고주(孤酒)……218 엄기백 그래도……221 이조경 봄은 다시 오고……226 조광현 내 마음에 부는 바람……230 조성자 두 유 러브 미……234 조정은 다만 그러하기를……238 현정원 이면은 말고 표면만……243 강철수 육십 년 만에 듣는 아내의 사과……248 김종완 나이 먹기의 어려움……251 문무학 디지털 디바이드……257 윤온강 슈퍼 에이저를 꿈꾸며……261 홍혜랑 세 번은 많다……266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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