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로마시대 원로회(元老會)는 현재 ‘양원제’ 체제에서 상원과 같은 역할을 했다. 연륜과 학식을 갖춘 ‘큰 어른들’의 회의체였다. 상원을 뜻하는 세너트(Senate)도 ‘원로회’에서 따왔다. 이 말이 우리말로 바뀌는 과정에서 ‘원로’(元老)라고 불린 것이다. 그렇지만 동양적 사고로 볼 때 원로회의 의미는 세너트보다는 엘더스(Elders)에 더 가깝다.미국에서 전직 대통령은 현실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과 같다. 현직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국가의 원로로서 자문역에만 충실해 온 것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국제 빈민운동에 적극 나섬으로써, 되레 퇴임 이후 미국 사회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직 대통령들은 현 정부가 외교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경우 특사 자격도 마다하지 않는다. 분열된 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일에 적극 나선다.독일도 전직 총리를 국정 자문역으로 활용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연방의회 건물과 도보로 1분 거리에 별도의 사무실을 두도록 해 수시로 현안에 대한 자문을 구한다. 이 밖에도 영국·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은 사회 각 분야 원로급 인사를 행정부 산하의 각종 위원회에서 활동하도록 해 국가의 중요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비영리 국제 민간조직 더 엘더스(The Elders)는 특정 국가가 아닌 전 세계를 상대로 세계 평화, 정의, 인권 문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사례다. 2007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더 엘더스는 현재 그로 할렘 브룬틀란(전 WHO 사무총장), 마르티 아티사리(전 핀란드 대통령), 지미 카터(전 미국 대통령) 등 13명이 회원으로 활동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이 모임의 정식 회원이다. 2011년 4월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한반도 화해를 위해 노력했는데, 당시 카터와 함께 방북한 이들은 더 엘더스 사절단이었다. 현대사회에서 원로는 사회의 구심점과 같다. 사회가 극심하게 대립하고 갈등을 보일 때일수록 사회의 구심점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60년 체제와 87년 체제 사이에서 반목을 거듭하고 있지 않은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 발전에 진한 향수를 느끼는 세대가 보수라는 이념에 사로잡혀 있다면, 1987년 직선제를 이끌어낸 민주화 세력은 진보세력이라는 울타리에 모여 있다. 성장과 분배 중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할지를 놓고도 끝 모를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 저변에는 니편, 네편을 나누려는 기조가 뚜렷하다. 그런 점에서 원로의 역할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일본이 세계무대에서 여전히 기술 강국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것은 현직에서 은퇴한 기술 장인의 노하우가 후대에 전달되도록 하는 시스템이 워낙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어서다. 비록 기술이라는 특정 분야에 한정돼 있지만, 원로급 인사에 대해 일본 사회는 깍듯하다. 우리 사회도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가는 원로의 조언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이들의 혜안을 사회 통합과 경제 도약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안타까운 점은 원로로 바라보는 시각도 이념의 잣대가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신이 뭔데…’ ‘누가 누굴 가르치냐’는 식의 갈등은 대한민국을 위험으로 내몰 뿐이다. 이념과 정파를 떠나,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이들 29인의 원로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값지고 소중하다. 이 책에 뚜렷한 해법은 담겨져 있지 않다. 설령 담겨 있다고 해도 그걸 따르라는 것은 아니다. 이들 29인의 원로가 진정으로 꿈꾸는 것은 조국 대한민국이 앞으로 100년 후에도 혼돈의 세계 속에서 오롯이 빛났으면 하는 것이다. 지금의 위기를 보며 누군가는 절망과 괴로움을 노래하지만 그래도 이들은 희망을 노래 부른다. ‘대한민국, 길을 묻다’는 우리 사회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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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12 친일 쿠데타 정권이 한일협정 맺은 것 우리 현대사의 아주 큰 불행02 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26 일본, 文정권에 ‘반일 정부’란 잘못된 딱지 붙이고 있다03 김성수 前 대한성공회 대주교 38 예수도 하느님을 ‘내 아버지’ 아닌 ‘우리 아버지’라 했다04 김원기 국회의장 50 與野, 협치 통해 정치 불신의 벽 허물어야05 남재희 前 노동부 장관 62 文정부, 차기 정권이 북핵 협상 과실 따 먹게 해 줘야06 박관용 前 국회의장 74 문 대통령, 보수 세력과 대화하는 포용력 보여야07 박승 前 한은 총재 86 수출 성장에서 내수 성장으로 정책기조 바꿔야08 박찬종 변호사 98 박근혜 ‘다 내 잘못, 나를 잊으라’ 말해야09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110 제발 잘못된 세상에 빌붙지 말고 바로잡아라10 손봉호 기아대책 이사장 122 시민운동은 민주주의 꽃…시민의 힘으로 권력 견제해야11 손숙 예술의전당 이사장 134 장관 일찍 내려놓은 것은 축복…요즘 여성 정치인들 모습 절망스럽다12 송기인 신부148 문재인 대통령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인사에선 실패하는 것 같다13 송두율 前 독일 뮌스터대 교수 160 젊음과 지성이 반항하지 않으면 그 사회는 죽는다14 송월주 나눔의집·지구촌공생회 이사장 172 시민운동 경력 정계 진출 발판 삼아선 안 된다15 예춘호 前 민추협 부의장184 사실은 사실대로 승복하고 바른 것은 바르다고 말하는 용기 필요16 윤후정 前 초대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 위원장 196 ‘여성은 원래 그래야만 한다’는 건 없다17 이문열 작가208 황교안 최선 다하고 있지만 대선 얘기는 아직 일러18 이어령 前 문화부 장관220 정보화 이후 생명화 시대 온다19 이이화 역사학자232 재벌을 잡을 게 아니라 재벌 비리를 잡아야 한다20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244 문재인 대통령과 주변 386세대들 역사관 위험하다21 이종찬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손자·前 국회의원 256 좌우 모두 아우른 임시정부가 국론 통합 모델22 이헌재 前 경제부총리 268 한국 경제에 전환기적 고통의 시대 온다23 임권택 감독 280 ‘흥’으로 가득 찼던 영화 인생 행복했다24 조순 前 부총리 292 소득주도성장 정책 고용 줄이고 중소기업 어렵게 만든다25 조정래 국민소설 《태백산맥》 작가 304 대통령은 5년 계약직, 영원한 권력이란 없다26 차일석 前 서울시 부시장 318 이대로 가면 10년 뒤 지방도시 소멸, 서울 주변 신도시 건설은 해법 아냐27 한승주 前 외무부 장관 330 트럼프가 있는 한 한·미 동맹 균열 불가피28 한승헌 인권변호사 342 법은 피지배자의 지배자 견제 수단이 돼야 한다29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354 문재인 대통령, 분열의 정치 하고 있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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