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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듯 따뜻한

무심한듯 따뜻한

송복련 (지은이)

소후·2023-07-15

  • 192쪽
  • 135×190mm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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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너의 몸뚱이에서 춤을 읽는다. 살아 꿈틀거리던 선율이 군무를 이루는 드뷔시의 바다 청동빛 등에 은빛 줄무늬를 반짝이며 천천히 콘트라바스의 리듬을 타고, 현악기들이 클레센토로 번지거나 불꽃처럼 빠르게 낙하하다 수레바퀴처럼 구른다 모자반 속으로 들어간 너는 잠시 밀회를 꿈꾼다 물방울 떨어지는 피아노 소리에 고요가 깃든다 춤은 다시 구름처럼 한덩이가 되어 신명을 푼다 치마폭이 찢기듯 끊어지는 순간이 왔다 빛나는 군무 위에 펼쳐진 그물망, 순간 천둥 같은 피날레, 연주는 가쁜 숨을 몰아쉰다 -송복련 시 드뷔시의 바다 중에서 나는 항구에서 후리꾼들이 지네발처럼 매달려 ‘데에야 데야’ 소리를 주고받으며 멸치 터는 모습을 보려고 달려 왔다. 수온과 조류를 따라 움직이는 멸치 떼를 찾아 배를 타는 어부들의 삶은 고되다. 멸치털이 하는 영상을 보면 마치 멸치 육수를 우리듯 온몸의 진액이 다 빠져나와 땀범벅이 된다. 어망을 내리고 거두는 일 못지않게 그물을 터는 일 또한 중노동이다. 온몸으로 살아가는 그들은 무엇이 그토록 제 몸을 다 써서 살게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내게 멸치는 다시 국물 내는 작고 비린 생선으로 그저 만만하게 보았다. 산다는 것은 자기와의 싸움, 파도와 바람과 조류를 살피며 목숨을 걸고 일하는 어부들처럼 살지는 않았다. 나의 사치스런 감정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순간이다. 영상 속에는 어망에 머릴 쳐 박고 있던 멸치들이 은빛비늘을 반짝이며 날아올랐다. -송복련 맛기행에서-

목차펼치기

목차 1 후리소리에 은빛으로 날다 contents 프롤로그 무심한 듯 따뜻한 말과 기억을 블렌딩하다 2 압해도 16 후리소리에 은빛으로 날다 18 협궤열차는 노을 속으로 23 뱅쇼 28 유목민의 밥상 32 그리운 섬, 압해도 37 2 시간의 문을 지나 무지개 집 한 채 46 국수, 그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49 기억을 소환하다 55 사랑에 빠진 여자의 수플레는? 61 시간의 문을 지나 66 살롱 같은 공간을 71 3 커피, 수다와 불렌딩 오늘은 그런 날 81 수다와 블렌딩하다 83 혀끝에 감기는 맛 90 잉여는 창작을 낳고 96 케이크와 함께 100 크리스마스 날의 빵들 106 고봉밥 111 4 꽃밥 꽃밥을 지어드릴게요 116 슬픔을 감추다 119 동네 한 바퀴 125 조촐한 만찬 130 고종이 사랑한 커피,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135 음식으로 말하는 도서관 140 5 무심한 듯 따뜻한 이팝나무 149 위로를 건네는 손 151 사과로 파리를 정복한 세잔157 수다가 맛있다 162 소반 위로 돋는 별들 167 차 한 잔 하실래요? 172 무심한 듯 따뜻한 말 177 내게 집밥은? 182 두부 이야기 187 사그막골 191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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