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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사진집 - 올드 파리

김미정 사진집 - 올드 파리

김미정 (지은이)

(주)나미브·2026-06-30

  • 108쪽
  • 250×210mm
  •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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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앗 제 와 벤 야 민 을 추 억 하 며 파 리 주 택 가 안 마 당 저 녁 부 터 다 음 날 아 침 까 지 나 란 히 정 렬 해 있는 손수레들 앞 을 , 또 같 은 시 간 때 수 십 만 곳 에 그 런 모습으로 있을 식후의 식탁과 설거지 그릇 앞을, 그리고 5자가 크게 쓰여 있는 5 번지 성매매 업소 앞을 그는 결코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그 래 서 그 의 사 진 은 항 상 텅 비 어 있 었 고 , 깊 은 몰 락 의 그림자가 여지없이 서성거렸다. 몰락의 아우라, 발터 벤야민 프랑스 문화사에서 올드파리를 가장 먼저 인식한 사람은 1927년에 세상을 떠난 위대한 사진가 외젠 앗제였다. 또한 앗제 사후, 그가 찍은 올드파리를 제대로 간파하고 평가했던 사람은 거의 같은 시기, 같은 공간에 서성거렸던 발터 벤야민이다. 따라서 앗제가 단 한마디 말도 남기지 않고 떠났기에 훗날 우리는 앗제를 빙의한 벤야민에 의해서 올드파리의 시선과 마음을 엿볼 수 있었던 것이다. 앗제에게 올드파리는 단 하나의 명제만 있었다. “사라졌거나 사라지는 자리에 남은 몰락의 텅빔을 사진으로 추스르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지난날의 옛 도시가 아니라, 사라짐 자체를 보듬는 너무도 냉정한 몰락의 아우라였다. 마치 시간의 흔들림과 기억의 불완전성이 나뒹구는 근대가 남긴 공백과 흔적에 대한 것이었다. 이 같은 앗제의 사진을 벤야민은 유물론적 진보의 비극으로 이해했지만, 내가 보는 앗제의 사진은 돌이킬 수 없는 옛 시간과 그 몰락의 징후에 직면한 시간의 마지막 애무로 이해한다. 그러니까 앗제에게나 벤야민에게나 올드파리는 시간이 상실, 소외, 균열, 공백, 몰락의 경계지표였다. 대도시 파리를 기록한 아카이브 사진을 넘어서고(앗제), 유물론자로서 역사적 시선을 넘어선다(벤야민). 두 사람에게 올드파리는 “과거가 현재속에서 어떻게 잔존하는지를 보여주고 또 보고자했던 소거되지 못한 흔적과 잔해들의 수집”에 가까웠다. 지금 우리앞에 있는 김미정과 이선화의 는 또 하나의 올드파리이다. 그런 점에서 이 단어를 사용한 순간, 일백년전 앗제와 벤야민이 호출된다. 다만 그들이 호출된다고 하여 어떤 것이 같아야 할 이유가 없고 또 변별력이 있어야 할 이유도 없다. “올드”는 저마다에게 주어진 낡음과 몰락에 대한 시간 인식일 뿐이고, 또한 저마다에게 주어진 돌이킬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사진적 해석이자 각자의 감각태일 뿐이다. 때문에 지금 우리 앞에 서 있는 김미정,이선화의 는 두 사람에게 투영된 어떤 시간이고 어떤 공간의 감각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사진은 두 사람에게 그날 그때 그곳에서, “단 한번밖에 나타나 주지 않았던 운명의 시간과 공간의 교직”일 뿐이다. 반복 불가능한 비극이었으므로 이들이 설사 앗제와 벤야민을 호출한다 해도 유사와 차이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미정과 이선화의 에는 앗제와 벤야민이 있다. 두 사람이 앗제와 벤야민이 놓치지 않았던 가장 화려한 빛에서 가장 어두운 몰락의 그림자를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과 두 사람이 앗제와 벤야민을 관통했던 몰락의 아우라에 대한 시간의 애무, 즉 “모든 올드는 한때 뉴였다”는 명제를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사진평론가 진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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