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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부산에는 염전이 있었습니다. 장정 스무 명이 들어갈 만큼 커다란 쇠 가마에 팔팔 소금물을 끓여 하얗고 고운 결정체를 일구던 해안과 짠 연기가 피어오르던 풍경은 1960년대를 기점으로 모두 사라졌습니다. 부산의 염전이 사라진지 60여 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거대한 도시 ‘부산’에서 짠 것들은 어떤 형태로 남아있을까? 무엇이 짠 풍경 속에서 서로 관계 맺으며 문화로 구축되었을까? 《짠 것들의 연결망》은 부산에서 자취를 감춘 염전과 소금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소금기가 짠 땅에 응축되어 결정을 이루고, 하얀 알갱이는 낙동강 물길을 거슬러 먼 땅으로 이동하였으며, 더 이상 소금이 만들어지지 않을 무렵, 짠 땅은 여러 용도의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부산의 한편에 존재하던 짠 것의 서사는 부산 안팎에서 다양한 시간대를 넘나들며 여전히 무언가로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짠 것’에 기반해왔습니다. 짠 물이 짠 땅에 스미어 짠 흙이 되고, 짠 흙은 더욱 짠 결정체인 소금으로 응축됩니다. 소금은 식문화, 노동, 산업, 치수, 매립처럼 우리의 도시에 크고 작은 짠 서사로 이어집니다. 인간으로부터 시선을 달리하면 소금기는 염생식물, 낙동강 유역의 기수역과 삼각주, 철새, 모래톱, 어패류와도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아파트와 공장지대, 농경지로 변해버린 짠 땅에서 한때 하얗게 피어올랐을 짠 것과 그 풍경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하고 있을까요? 사라진 소금밭에서 출발한 우리의 여정은 소금기가 가리키는 곳을 향해 여러 연결 지점들을 조금씩 따라갑니다. 짠 물이 짠 땅에 스미어 짠 흙이 되고, 짠 흙은 더욱 짠 결정체인 소금으로 응축되듯이, 짠 것의 장소를 누비고, 짠 것과 연결된 주체를 마주하고, 짠 것의 움직임을 되새겨 본 이야기를 그러모아 두 권의 책으로 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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