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나는 국왕으로부터 외교와 협상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레이스베이크조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젊었을 때부터 각국의 주요 통치자와 권력, 권한, 야망, 다양한 이해관계와 정부 형태, 분쟁, 조약 등에 관심을 두고 익히면서, 이것을 활용할 방법을 생각해왔다. 이 책은 이런 과정의 결실이면서 후대의 협상가들을 위한 책이다. 특히 훌륭한 협상가가 되는 데 필요한 자질과 기본 지식을 보여주고, 협상가로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알려주며, 중요한 협상 업무를 맡은 사람이 그 일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도록 이 책으로 격려하고 싶다. 협상의 기술은 매우 중요해서, 한 나라의 국력은 협상가의 능력과 자질, 역량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통치자는 외국에 파견하는 외교관, 특히 외국과 중요한 협상을 벌여야 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타고난 자질과 후천적인 능력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이렇게 발탁된 협상가는 외국에서 통치자와 교신하면서 평화, 동맹, 교역을 비롯한 여러 조약을 체결하고, 상대 국가와 비교해 자국에 불리한 조약은 체결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여러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중재자 역할을 한다. 통치자는 이성적이고 설득력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더는 대책이 없다면 자신의 권한을 뒷받침하고 행사하기 위해 군사력까지 사용한다는 방침을 세워야 한다. 여기에 권력을 공고히 하고 국력을 강화하기에 가장 확실한 방법인 선의를 더한다면 분명히 통치자에게 이익이다. 그래서 통치자는 그 방법들을 적절히 사용할 줄 아는 유능한 협상가를 등용해 사람들의 마음과 의지를 얻어야 한다. 이것이 협상에서 주가 되는 기술이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가 누리는 영광과 권세는 군대를 앞세워 얻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전쟁에서 이길 정보를 얻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지만, 나라를 분열시키고 빈번한 전쟁의 발단이 된 여러 이해관계를 이해하는 노력은 소홀히 했다. 이런 기질과 국가에 대한 헌신을 당연히 여겼기에 유능한 군인이 자주 배출되었다. 아무리 귀족이거나 그의 후손이라도 곧바로 장교가 될 수 없으며, 오랫동안 단계적으로 훈련을 받으며 해당 직급의 임무를 익힌 뒤에야 진급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와 달리 뛰어난 협상가는 그들과 사정이 다르며, 유능한 군인보다 더 드물게 배출된다. 유능한 협상가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덕목과 구체적인 원칙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 협상가는 군대처럼 단계별로 직급이 올라가지도 않고, 역량과 경력이 남다르다고 해서 곧바로 진급하는 것도 아니다. 특히 외국과 중요한 협상을 다루는 이들은 대체로 자국을 벗어나 본 적이 없고 공적인 업무를 제대로 배우려는 열의도 전혀 없이 무능한 상태에서 그 나라의 법, 관습, 언어, 정세, 이해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채 파견된다. 하지만 협상가만큼 해내기 힘든 직책을 찾기는 힘들다. 협상가는 통찰력과 지략을 겸비해야 하고, 유연함과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분별력이 요구되는 직책이다. 남다른 지위를 누리기 위해 협상가가 된 사람들은 자기가 맡은 책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협상에 나서고, 그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 풋내기 협상가는 자신이 대표하는 통치자의 지위에 걸맞은 상대방의 예우에 우쭐해진다. 이들은 라퐁텐 우화 속의 당나귀와 유사하다. 우화에 등장하는 당나귀는 등에 여신상을 싣고 가던 중 사람들이 향을 피우며 여신상에 경배하자 자기에게 그러는 줄 착각한다. 이는 힘이 약한 통치자와 접견하는 강대국의 협상가가 흔히 하는 행동이다. 그들은 담화를 나누는 도중에 양국의 우열을 자주 드러내며 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약소국의 통치자에게 무력감과 반감도 불러일으킨다. 협상가는 외교관이라기보다 군대의 전령과 유사하며, 자국과 파견국 사이에서 교신을 잘 이루는 것이 그들의 주된 목적이다. 협상가는 파견국의 통치자에게 국력을 유지하거나 증가시키는 수단으로 자국의 힘을 상기시킬 뿐, 그들에게 수치심을 주고 원한과 시기심을 유발하려고 국력을 과시해서는 안 된다. 이런 부정적인 면은 공적인 교섭을 위해 파견된 관료들의 역량 부족과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로 인해 몇몇 단점과 함께 드러났다. 따라서 나는 여기에서 한 나라의 통치자 또는 주요 인사들과 협상하는 기술, 협상가에게 필요한 자질, 맡은 업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선발하는 방법을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앞서, 아무리 평화로울 때라도 더구나 전쟁 중이라면 다른 국가와 공공연하게 또는 은밀하게 협상하는 것이 통치자, 특히 강대한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잊지 말기 바란다.
목차펼치기접기
프롤로그 1장__협상보다 강한 군대는 없다 2장__우리는 그들을 협상가라고 부른다 3장__협상가에게 필요한 것 4장__지도 밖의 세상을 보라 5장__외국으로 가는 협상가 6장__종교인 그리고 협상가 7장__무엇을 얻고 양보할까 8장__통치와 협상 사이에서 9장__협상의 시작은 매너 10장__협상으로 가는 통행증 11장__어떤 사람을 선발할까 12장__협상에 나서기 전 13장__이기고 나서 시작하라 14장__그의 입장에서 나를 보라 15장__마음을 읽으면 길이 보인다 16장__믿음보다 더 큰 설득은 없다 17장__서명하기 전까지 협상하라 18장__끝났다고 방심하지 마라 19장__기밀은 기밀답게 20장__“우리는 그들에게 일을 맡기지 않는다” 21장__모두를 대표하는 한 사람 22장__협상가, 협상가들 23장__협상가의 태도 에필로그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