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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찾아온 날 나는 내게 없었다

네가 찾아온 날 나는 내게 없었다

홍해리 (지은이)

Nolbook(놀북)·2025-11-20

  • 197쪽
  • 130×210mm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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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홍해리 시인의 시집 『네가 찾아온 날 나는 내게 없었다』는 여든을 훌쩍 넘긴 노시인이 생의 황혼 앞에서 존재론적 성찰을 담아낸 귀한 기록이다. 시집의 제목이 품고 있는 역설처럼, 시인은 가장 깊은 내면의 부재를 통해 비로소 우주와 삶의 본질을 직면한다. 이 시집은 낡은 육신과 싸우면서도 영원한 시를 갈망하는 한 영혼의 뜨겁고도 서늘한 고백이다. 시인은 노년의 몸을 ‘배신자’ 혹은 ‘상전’으로 인식하면서도, 그 쇠락을 부정하지 않고 담담히 관조한다. ‘배신’에서 몸의 한계를 인정하고 기꺼이 그 종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득도에 가까운 수용의 자세를 보여준다. 또한 ‘빈집’과 ‘어머니’, ‘무제’와 같은 작품들에서는 세월의 풍파 속에 남겨진 그리움과 쓸쓸함을 깊은 한숨(“이리 살아 뭘 하나”) 속에 응축하여 토해낸다. 이 슬픔은 절규가 아닌, 삶의 모든 쓴맛을 본 자만이 낼 수 있는 담백하고 맑은 울림을 가진다. 특히 이 시집의 백미는 ‘시(詩)’라는 근원적인 화두를 다루는 작품이다. ‘시론’에서 “꽃을 보지 말고 꽃을 보라”고 명령하듯, 시인은 이미 보이는 세계 너머의 진실을 향해 독자를 이끌고 간다. ‘가장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물 같은 말의 알이 얼어붙은, 빛나는 침묵의 숲”으로 가야 한다고 노래하며, 시를 쓰는 행위 자체를 “하늘에 쓰는 유서”로 정의한다. 홍해리 시인의 언어는 여든 해를 견뎌온 나무의 나이테처럼 단단하고 정갈하다. 삶의 고통과 존재의 허무를 알면서도, ‘청춘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내고 ‘나이가 대수냐’며 자유로움을 선언하는 그의 시선은 독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이 시집은 노시인의 마지막 기록이 아니라, 영원을 향해 박차고 날아오르는(飛上하여 飛翔하는) 영혼의 비망록이다. 우리는 그의 시를 통해 뜨겁고도 서늘한 시의 늪에 깊숙이 잠겨들게 될 것이다.

목차펼치기

제1부 봄은 봄만큼 슬프고 꿈속에서 쓴 시 19 곡선의 시 20 추억 22 2020 · 봄 23 만첩홍매萬疊紅梅 24 불면증 25 난蘭의 기원 26 착각 28 그리움 29 봄의 뿌리 30 풍경 31 바람의 시 32 백야白夜 33 눈물꽃 한 송이 34 은비령隱秘嶺 · 1 36 작두콩 38 무너지는 사내들 39 단맛 40 치자꽃 시들다 41 기청제祈晴祭 42 전야 43 우이동 우거 44 詩法 45 네가 찾아온 날 나는 내게 없었다 46 안개 47 주부의 힘 48 우주 49 雪峯 장영철 화백에게 50 제2부 시여, 우리 헤어지자 깨고 싶은 꿈같이 53 가을 끝자락 54 하루살이의 꿈 56 꽃 57 나는 날마다 무덤을 짓는다 58 고독사 · 1 59 나는 무엇인가? 60 세란헌洗蘭軒 · 2 62 한범 홍형택洪熒澤 63 얼굴 66 거미와 소금쟁이에게 하는 말 67 마지막 68 죽음竹音 70 독거놀이 72 금주선언서 74 독거 76 처서 이후 77 적울積鬱 78 난감 80 고독사 · 2 81 이태원공화국 82 가장 좋은 詩는 없다 85 역린逆鱗에 대하여 86 늙마 세 끼 88 나이 들어도 89 입으로 쌓는 탑 90 내가 천 편의 시를 쓰면 천 편으로 남을까 91 꿈 92 제3부 푸른 시간의 발자국 허공 한 채 95 고독사 · 3 96 귀에 지진이 났다 97 내 귀에 임자 없는 귀신이 산다 98 명절 음식 99 속옷 우화 100 불꽃 101 마지막 편지 102 나이 팔십 103 늙마의 봄 · 2 104 나 원 참! · 2 105 우연 한 장 106 푸른 시간의 발자국 108 설중동백雪中冬柏 109 바람의 세월 110 효자손 112 나이가 무겁다 113 초고에서 퇴고까지 114 봄비 그치자 빛이 길을 만든다 115 요요夭夭하다 116 겨울 솔숲에 서다 118 쥐뿔論 119 독도 120 손자 122 꿈을 꾸었다 123 미평리발소 124 시는 써 무엇 하리 126 잠자리 127 제4부 지천으로 밟히는 그리움 아귀 131 곡자曲子 132 10월 133 귀향 134 바다 135 여주 136 토란土卵 캐다 137 가을은 간다 138 미련 139 정월 초하루 140 생각이 난다 141 황사黃蛇 142 겨울 산에서 143 삼일절 홀인원 144 겨울 나무 146 오징어와 땅콩 147 시는 누가 쓰는가 148 말이 죽었다 150 감옥 일박 152 단오端午 154 양채영梁彩英 155 가왁가왁 156 인연 157 가을 산책길에서 158 짝퉁 160 유감有感 162 사방탁자시四方卓子詩 163 제5부 깊고 깊은 시의 늪 억새꽃에게 167 가을詩 168 무제 169 바다의 바닥 170 시론詩論 171 빈집 172 어머니 173 스승과 제자 174 신한오백년가 176 무제 177 첫사랑 178 덩이론論 179 옷과 이름 180 내 말이 많이 닳았다 182 찔레 183 백목련 184 낡은 봄날의 사건 185 진盡 186 詩를 찾아서 187 푼수 188 청춘에게 189 나이가 대수냐 190 배신 191 가장 좋은 시 192 하늘에 쓰는 유서 194 속가량 195 비상飛上하여 비상飛翔하다 196 한숨 197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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