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버지는 올해 87세/딸네 집에 오실 때마다/한시도 쉬지 않고/마당 어딘가에 숨어 있는 풀까지 다 뽑아내는/아버지의 손을 만져보았다//젊고 고왔을 때가 있었을 아버지의 손/다섯 자식 키워내느라/마르고 닳았을 아버지의 손/지금 아버지의 손은 내 손보다 작아졌다//바싹 마른 아버지의 손등은/가을에 다 말라버린 나뭇잎 같다/바스락 소리가 날 것만 같은/아버지의 손을 만지며/내 마음속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렸다 _공후남 「아버지의 손등」느티나무 아래로/아버지의 손을 잡고 한 발 또 한 발 걸을 때/오래 밟은 흙이 발가락을 덮고,/나는 마른 흙 범벅이 된 지렁이를 보았네/아버지가 나를 내려다보았어/아가, 더 자랐구나/강 건너 나무들이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느티나무 그늘아래 사람들이/모두 나를 보며 웃었어/저놈 봐!/저놈이 웃네/모든 오늘이 느티나무 아래로/모여들어 나를 보며/함께 환하게 웃었어/마주 웃어준 기억도 없이 가버린/좋은 시절, 우리 아버지/그래도 나는/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그때 그 웃음이 나와/아버지를 올려다보며/지금도 웃어 _김용택 「그늘이 환하게 웃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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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머리말·05공후남아버지의 손등·13다행이다·14인생은 60부터 아프다·16노란 은행나무의 선물·18하얀 눈꽃들이 춤을 추어요·20인생을 뜨는 여자·22나는 어디쯤에 있을까·23섭섭하지 않은 거짓말·24김옥희터미널 처마 밑 제비집·27가을 인사·28사망신고서·30그냥 그렇게·31소란·32실없는 기도·33그래도 힘들다·34어릴 적엔·35김용택긴 뫼·39그늘이 환하게 웃던 날·40첫 집·42배꽃·43비호·44호랑이 장가간 날·45공동 우물·46김인상핑계·51구담마을 당산 숲·52집으로 가는 길·54병문안·55어느 영정사진·56기다림·57여보·58빈집·59월파정·60박양식고백·63외로움이 다른 이유·64해고·65요양원 일기·66늦가을·67용서·68박희숙항상 그 자리에 머물다·71요술쟁이 컴퓨터를 부팅하다·72얼굴과 마음·74봄비·75이삭을 나누다·76만남은·78어찌 알랴·80번개 여행·82유갑규지각 인생을 산다·87끝물·88하루의 초대·89요즘 농부·90무지개를 닮았다·92나를 부르는 노래·93우리 집엔 뱀이 산다·94이은수이장님 말씀·99막걸리 한잔에도 대의명분이 있다·100 서러운 싸움꾼·101멀리 있어도·102시를 읽거나 쓰는 이유·104당분간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106 송광사 불일암·108벗어날 수 없는·110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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