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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峰自傳

靑峰自傳

정주식 (지은이)

불휘미디어·2025-03-25

  • 318쪽
  • 153×223mm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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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나의 人生 살다 보니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습니다. 어느덧 80줄 나이가 되니 내가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나에게 인생은 무엇이었던가를 어렵게 되새겨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내가 시방 처해있는 나라는 자체, 내 모습이 내 인생 그 자체의 흔적입니다. 인생을 계량적인 측면에서 어떤 단위로 따져 본다면 무엇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길이, 무게, 부피 등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일까요. 나의 인생을 보는 시각은 단순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 모든 개념을 뭉뚱그려 인생을, 지나온, 그리고 지금, 그리고 다가올 내 삶의 터전으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삶의 자취 혹은 그 흔적만큼의 터전, 나는 이를 다른 말로 쉽게 운동장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태어나 생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터전인 이 삶의 운동장 안에서 나는 마음껏 뛰고, 달리고, 마음껏 활개 치고 몸부림치고, 또 모든 열정을 쏟아내면서 원동력이 될 만한 그 모든 것을 지금껏 쏟아부었습니다. 인생을 한편으로 나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도화지라고도 칭하고 싶습니다. 내 생각과 이념을 갖은 색깔로 그려 넣고 어떨 땐 항칠도 하는, 온갖 색깔로 점철되고 얼룩진 도화지 또한 시방 내 살아온 인생을 반영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내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것입니다. 나는 인생을 거침없이 살았다고 나는 자부합니다. 그것이 나의 모든 걸 쏟아부어 꼭꼭 채워진 나만의 운동장, 그리고 나만의 도화지에 명료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거침이 없었다는 건 속된 말로 겁이 없었다는, 다소 방약무인한 것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것은 나와 내 인생에 대한 강한 신뢰와 자신감, 그리고 적극적인 삶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껏 살아온 나의 인생 항로가 모두 분홍빛이었다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실패와 좌절도 많이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나는 극복하고 견뎌냈습니다. 당연히 나의 의지와 나 자신에 대한 신뢰가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나는 지금껏 살아온 내 인생 역정에 대한 후회는 결코 없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이렇게 강하고 적극적으로 살아온 그 바탕은 한마디로 의지, 그것도 강인한 의지였습니다. 어떤 게 앞선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내가 태어나 生來的으로 그런 의지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내 인생의 주요한 하나의 키워드가 되는 해병대에 입대해 강인한 훈련과 목숨을 건 전장에서 터득하고 익혀졌던 것인지는 여러 상황적으로 얽혀있는 관계로 그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측면은 있지요. 월남전에서 부상을 당한 후 사회로 나오면서 나는 마음을 굳게 먹지 않을 수가 없었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월남전 부상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그럴 것이지만, 한편으로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나의 생활이나 삶에 대한 의지가 어릴 적부터 남달랐다는 점 또한 선천적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생의 항로가 월남전 부상으로 변했다는 것입니다. 나는 고려대 정외과로 진학할 때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정해져 있었고, 그 목표를 향해 나는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이 목표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월남전 부상 때문인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 목표가 좌절되면서 나는 내 인생의 항로를 바꿨습니다. 돈을 벌자는 것이었지요. 속된 말로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입니다. 이십 대 후반부터 기라성 같은 장사치들이 날뛰는 서울 종로 거리에서 식당 사업을 시작한 것, 그리고 삼십 대 초반에 건설공사 사업에 뛰어든 것, 그리고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콜롬비아와 미국행을 택한 건 이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돈을 벌었습니다. 이게 지금까지의 내 인생의 모습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어려움과 그로 인한 방황이 있었지만, 나는 이를 내 의지로 극복했습니다. 삶의 방향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살아가는 방법(way of living)’, 그리고 또 하나는 ‘생각하는 방법’, 즉 사고방식(way of thinking)입니다. 이 둘을 적절하게 상황에 맞게 사는 게 바람직하지만, 나는 이 두 가지 중에서 지금껏 전자에 치중해 살아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앞으로 남은 삶은 생각하며 살아가는 후자에 둘 것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내가 내 주제에 다소 걸맞지 않은 자서전을 출간하는 한 이유를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역사적 사실에 관한 것인데, 말하자면 나의 마산고등학교 시절 일어난 3·15의거와 관련한 부분입니다. 이 책에서도 적었지만, 나는 그때 3학년 졸업반 학생으로서 평화적인 마산고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내가 주도한 마산고 시위는 3·15의거 학생 시위 중 첫 번째로 감행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지금까지의 기록은 다릅니다. 내가 주도한 마산고 시위에 관한 기록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당시 학생 시위를 선도한 학교도 다른 학교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런 사실은 내가 오랜 미국 생활을 하다 한국에 들어오면서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겪었고 내가 뛰어든 3·15의거에 관한 나의 경험담을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 소회를 보탠다면, 그때 만일 마산고가 주도적으로 데모에 나서지 않았다면 3·15의거를 여러 희생자들의 토대 위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마산의 학생 시위가 가능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경험담을 통해 나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의도는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역사적 사실은 사실대로 기록돼야 한다는 바람을 나는 이 글 속에 담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자전적인 모습을 선보이면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내 얘기들이 결국 남다르게, 또한 객관적으로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저 늘그막 한 필부의 주절거림일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쓰고 책으로 내는 것은, 3·15의거와 월남전 등 그래도 다사다난했던 우리 현대사의 한구석에서 지극히 미미하고 미약하나마 한 발을 담글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게 다른 여타 내 나이쯤의 보통 필부들과 어쩌면 동병상련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면 지나친 욕심일까요. 나는 그래도 나름으로 내 인생의 서사적인 두 장면으로 3·15의거 학생 데모를 주도했다는 것과, 해병소대장으로 월남전에 참전해 부상을 당한 것을 꼽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아쉬운 것은 이 두 가지 서사적인 두 장면이 그 후 내 인생에 있어 어떤 같은 맥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본문에도 언급했지만, 내 이름은 주식(周植), 그러니까 두루 周에 심을 植자입니다. 의역적으로 하자면 두루두루 뿌리를 내려 산다는 뜻이지요. 내가 그렇게 살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시는 독자분들께서 평가를 내려주셨으면 싶습니다. 끝으로 이 책을 발간하는 데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24. 12. 정주식 拜上

목차펼치기

1부 내 고향 마산, 그리고 수성동 16 동광상회 둘째 아들 23 공부도, 운동도, 쌈질도 뭐든 잘했다 33 내 희망을 정한 중학 시절의 뒤안길 39 ‘이스탄불’과 ‘무학클럽’ 사이에서 46 고려대학교 정외과 시절 51 내가 겪고, 뛰어든 마산 3·15의거 58 영원한 ‘해병’이 되다 86 해병대 소대장 시절 106 월남전 파병, 전장에서 116 부상, 그리고 ‘원 밀리온 달러 불릿’의 그늘 131 고향으로 돌아오다 147 2부 결혼, 그리고 신혼생활의 안팎 158 상경, 음식 사업을 시작하다 170 소매치기 사건 191 토목건설 사업에 뛰어들다 211 산업박람회 복권 사업 225 아메리칸 드림, 콜롬비아 그리고 미국 242 주택사업과 두 빌딩 이야기 268 해병으로 맺은 인연들 278 내 가족 이야기 297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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