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일기? 그거야 시간문제지! 시간과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거다. 그리고 내게는 시간이 없다. 일기만 쓰기에도 하루가 부족하다.” 살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쪼개 책을 쓰고, 책을 쓰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쪼개 일기를 쓰는 작가 금정연이 남의 일기까지 읽으며 쓴 일기 저자가 요즘 쓰는 일기는 크게 네 종류다. 독서 일기, 육아 일기, 오디오 일기, 어둡고 축축한 마음의 바닥에 대한 무삭제판(unabridged) 일기…. 그리고 이 책은 그의 다섯 번째 일기 모음이다. ‘일기를 읽으며 적는 일기’, 줄여서 ‘일기-일기’. 저자는 ‘책깨나 읽는 사람들의 서점’ 알라딘의 인문사회 MD 로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고, 2012 년 ‘생계독서가’라는 인상적인 수식어와 함께 데뷔했다. 그 뒤로도 ‘서평가’, ‘서평을 쓰지 않는 서평가’ 등의 모순적인 네이밍으로 계속해서 글을 쓰고 책을 냈다. 영화, 음악, 문학, 세상사 등에 조예가 깊으면서도 유머러스한 글들이었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 분야의 비평은 아니었다. 장르를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힘들었음에도 그의 글을 좋아하는 마니아는 점점 더 늘어났으며, 책을 사랑한다면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독자는 이제 거의 없을 정도다. 그리고 10 년도 더 지난 지금, 그는 비교적 명확하게 이름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있다. 일기. 지금 그는 일기를 쓰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가 써온 모든 글이 일종의 ‘일기’였을 수도 있다. 이 책은 그 자신의 실제 일기이면서, 동시에 남들의 일기를 읽으며 쓴 일기이다. 이 일기에 대한 일기에서 그는 책, 영화, 육아, 음악, 강연, 노화 등 자신의 생활과 주요 관심사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이 일기가 그중 어느 한 가지에 대한 일기라고 할 수는 없다. 일기란 본디 주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고, 그 과정을 적고, 남의 일기에서 자신과 비슷하거나 다른 삶을 읽으며, 또 그것을 적을 뿐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남의 일기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왜 나는 계속 낯 모르는 타인들의 일기를 읽으며 내 일기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걸까? 마치 세상이 나를 잘 알고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스스로 이렇게 자문하며 자신이 일기를 쓰는 이유를 탐구하는 일기이기도 하다. 그가 책 속에서 다양하게 인용하는 이런저런 시대의 일기 작성자들 또한 금정연과 똑같이 자문했을 게 틀림없다. 사람들은 대부분 남의 일기에 관심 없다, 그런데 왜 나는?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끼게 될 것이다. 이 부족한 시간에 왜 굳이 매일 일기를 쓰는가라는 질문은, 이렇게 매일이 똑같고 지루하며 때로 고통스러운데 왜 굳이 또 하루 살아가는가라는 물음이라는 사실을. 그리하여 독자 자신도 지금 금정연의 일기를 읽으며 자신 의 일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배우고 욕망하고 느끼고 행동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물론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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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일기? 그거야 시간문제지 ○백 미터만 앞으로 나아갑시다 ●매닉스 LP를 샀다, 그리고 많은 것이 달라졌다 ○크리스마스 이브? 그런데 내 전 재산은 ●트위터에 “올해 책 다섯 권 내야지”라고 적었다 ○월요일 나. 화요일 나. 수요일 나. ●말하자면 모든 것이 필요했다 ○우리에게는 필요한 시간이 모두 주어져 있다 봄 ●금정연_ㅅ.hwp ○글쓰기 외의 직업을 갖고 싶다는 소망 ●이 책은 이렇게 나올 운명인 모양 ○내 책은 출판에 임박해 떨고 있으며 ●한마디로, 너무 피곤하다 ○‘은신처’라는 책을 펴낼 생각이야 여름 ●내 책이 한 권도 없는 서점에서 ○한밤에 책이 쓰러지는 소리에 ●언제까지 이런 메일을 써야 할까? ○돈 편지(money letter)의 저주 ●그 모든 것들을 버리고 나는 무엇을? ○네가 말한 모든 것을 기록하고 싶다 가을 ●마흔둘의 생일이 이렇게 지나간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그 옛날의 박력 ●상금이라도 받지 않으면 못 견딜 자리 ○내가 ‘노벨상 가능자’인 것은 사실이다 겨울 ●이런 어린이가 어디 있냐 ○진짜 걱정은 어른들의 얼굴 높이에 있다 ●그야말로 중년의 연말이다 ○조심조심 쓰는 건 죽음과 같은 글쓰기 ●그런데 어디로 가지? ○시계는 ‘떠남’을 가리키고 있다 ●근데 다 그냥 될 거 같은데? 이센스가 노래했다 ○이제 아빠는 우주로 돌아가는 거야? 다시, 봄 ●발등은 타고 있는데 어째서 마음이 편한 거지? ○안 가라앉는 날이 있나! ●오늘도 자라느라 고생이 많은 나윤이는 ○너도 아이처럼 그냥 계속 뚝딱거려 봐 ●나는 미쳤다, 나는 글들을 지배한다 ○어떤…… 막막함이…… 중첩되었다 여름 ●나는 쓰레기인가? 직업윤리가 없나? ○쓰고 싶지 않았다, 도망치고 싶었다 ●남들 다 하루치 늙는 동안 나 혼자 ○마이크에 이야기한다, 나 혼자서 ●내 생각엔, 그게 바로 작가인 것 같다 ○그 문장을 아예 지우기로 했다 가을 ●그렇지만 나는 쓰지 않을 수 없고 ○세상을 말로 옮겨 놓는 단순한 습관 ●그렇다면 일기는 내가 아는 최고의 핑계 ○나는 살고 싶기 때문에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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