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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예나

장연희

(도서출판)좋은열매·2016-06-13

  • 247쪽
  • 신국판
  • 문학
  • KDC 8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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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머리말 세월은 참 빠르다. 외국생활을 오래 한 후 3년 전 돌아와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을 다시 받았다. 외국에 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그렇다. 나라사랑이 깊어진다. 인간은 각자 이름을 가지고 있어 거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넣어 놓는다. 태어나 자랄 때부터 시작하여 학교에서도 그렇다. 어른이 되어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회 속으로 들어가면 이름보다 앞서서 출신 지역이 어필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세계 차원으로 나아가면 어느 나라 사람인가에 관심을 둔다. 각자 자신의 나라를 대표하는 인간으로 각인된다. 힘 있는 나라 사람은 힘 있는 사람 같은 선입관을 갖고, 힘없는 나라 사람은 또 그런 사람이라는 선입관을 갖는다. 나라가 잘 되는 것은 자신이 잘 되는 것과 다름 아니다.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나는 뉴욕에서 맞았는데 그때 누가 한국 사람인가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무덤덤한 사람들과는 달리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나와 견딜 수 없다는 표정을 한 동양인들은 한국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고 뜨거운 어떤 것이 애국심이다. 그러나 만약 지구를 벗어나 수많은 별들이 모인 우주 공동체에 들어간다면 어떨까? 모국의 명칭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은 무의미해지고 각자가 지구를 대표하는 사람이 되리라. 그때 “나는 태양계에 속해 있는 지구에서 왔소이다!”라며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같은 종을 대량 살상하는 동물은 인간뿐이라 한다. 동족을 잡아 죽이고 수백만 인간들을 순식간에 죽여 버린 인류의 전쟁사를 보라. 누군가를 죽이지 못해 어슬렁거리는 저 미개인들을 보라. 하여 화기애애한 선진별 개체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다. 그리곤 다시 지구로 돌아와 누구든 붙잡고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하리라. ‘우리의 정체성은 이름이나 고향이나 나라가 아닌, 우주 공동체 넘어 궁극의 세계로 뻗어있습니다. 그곳에 이르는 길은 쉽고도 쉽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면 됩니다.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며 아들, 딸이며 형제, 자매로서 사랑받았던 인격체를 자신처럼 사랑하면 됩니다.’라고. 우리를 이끄시는 성인들의 가르침과 다를 바 없다. 하여 오늘 나는 푸른 하늘을 보며, 물살을 일으키는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대지를 물들이는 다양한 빛의 향연에 취하여 다시금 음미한다. 비우고 채우며 가난하되 부유하고 사랑을 얻기 위해 떠나고 또 떠나자. 쉽고도 쉬운 길을 행복하게 그러나 온갖 유혹을 이겨내며 한 발자국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자. 몸을 벗고 떠날 때 선한 지구인으로 자랑스럽게 당신들 앞에 이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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