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2011년 1월 어느 날, 미국 펜실베니아 주 작은 가정집 냉장고 귀퉁이에서 한 철 넘기며 팔자 좋게 말라가고 있던 귤 세 개. 왜 발효액을 만들었는지 지금도 나는 이유를 모른다. 어설픈 초보에게 여지없이 닥치는 초심자의 행운은 그렇게 다가왔고 얼결에 성공한 발효액을 살리기 위해 그 때부터 피눈물 나는 독학이 시작되었다. 미생물에 대한 호기심을 차마 뿌리치지 못한 대가로 늘 수면 부족에 시달렸다. 그냥 싱크대에 쏟아버리면 그만인 것을, 살생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덕분에 귤 발효액이 사워도우와 별 관계 없는 발효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공부는 그 때부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격세지감이라고 어느새 2018년, 제대로 된 한글 사워도우 레시피 하나 찾기 힘들었던 7년 전과 비교하면 사워도우라는 유행의 긍정적, 부정적 파워를 새삼 느끼는 중이다. 이 책은 판매를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개인 소장의 의미로서 내가 미친 듯이 몰두한 지난 시간의 작업을 일단락 하고픈 작은 매듭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기대와 반응이란 것이 생겼고 결국 지금껏 작업한 빵에 화려한 인공 조명을 새로이 입혀 잡지책 같은 촬영에 임해야 하나 자문하는 일도 잠시. 처음 기획했듯 독립 출판의 형식으로 내가 작업한 지난 시간을 고스란히 담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처음 시작했을 당시의 허접한 완성컷, 최대한 자연광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찍고자 발악했던 한국에서의 사진들, 4계절은 물론 수십 가지로 묘사할 수 있는 온갖 날씨가 고스란히 담긴 빵, 그 사이 카메라 두 대는 작살이 나고, 호기심 충만한 작은 딸 손에 카메라 설정이 바뀐 지도 모른 채 찍어댄 수많은 사진들은 사이즈 미달로 원고에 오르지도 못했다. 책 제목이 논픽션인 이유가 다른 데 있지 않다. 이 책은 사워도우와 함께 한 지난날의 기록이다. 대부분의 천연 발효종 책자는 과일이나 곡물로 만든 액종빵을 다루지만 이 책에서는 사워도우 빵을 다룬다. 둘은 전혀 같지 않은 완전히 다른 영역의 빵이므로 발효종을 만드는 방법부터 다르다. 발효 중인 건포도 혹은 사과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면 이 책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책을 읽는 분들은 필리젬마가 천연 발효종 빵이 아니라 사워도우 빵을 만드는 작업자라는 사실 만큼은 알아줬으면 한다. 책에 서술되어 있지만 한국에서 통용되고 있는 ‘천연 발효종’이라는 단어는 내가 집중하고 있는 사워도우가 아니다. 내가 초보였을 때를 생각하며 되도록 쉽게 설명하려 노력했으나 사워도우는 제과와 제빵을 거친 후 두드리는 마지막 문 같은 존재라 알 건 알고 있어야 이해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많은 이들이 헷갈려하는 천연 발효종의 정체에 관해서는 나름 지면을 할애하여 충분히 정보를 전달하려 애썼으나 그 외 초보자들 수준을 넘어서는 이론적인 설명은 되도록 간략하게 줄였다. 대신 만드는 과정에서 겪은 실수, 실패, 성공, 그 무엇이건 간에 경험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풀어보고자 했다. 보다 깊게 알고 싶다면 사워도우의 성경쯤 되는『BREAD』나 사워도우 재조명에 결정적 역할을 한 Robertson의 『TARTINE』을 추천한다. 2013년부터 작업한 이 책 『논픽션 사워도우 Nonfiction Sourdough』는 『BREAD』를 비롯, 외국 저널지에 실린 사워도우 관련 논문, 전세계 밀농사 통계 자료, 외국 푸드 잡지 및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언론 기사, 공신력 있는 미국 내 사워도우 베이킹 포럼 등에서 얻은 자료를 읽고 또 읽어 내 것이 된 지식을 내 문장으로 풀어냈다. 하고 싶은 얘기 다 쏟아놓은 것 같은 책이지만 완성 원고를 읽으면 읽을수록 완벽한 책은 불가능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느낀다. 일부러 못 쓴 얘기, 빠뜨리고 못한 얘기, 책이 나올 때까지도 생각지 못한 얘기 등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미흡하나마 내 책은 앞서 언급한 『BREAD』나 『TARTINE』같은 책을 읽기 전에 건너가는 징검다리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이 책에 수록된 레시피는 기존의 것(주로 우리밀)을 대폭 보강 및 수정한 것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블로그에 싣지 않은 새 레시피다. 너무 열중한 나머지 책의 컨셉을 망각한 채 난이도가 좀 높은 레시피에 주로 치중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완전 초보자인 분들은 필리젬마의 블로그(http://blog.naver.com/occlumency99)에서 중급 레시피를 훑어봐도 좋겠다. 초창기 중급 레시피는 빵을 좀 알아가던 차에 한 두 개 레시피를 기본으로 조금씩 수정 및 응용을 가해 계속 파생시킨 경우라서 레시피끼리 비슷비슷하고 아주 어려운 배합도 아니다. 책에 수록할 만한 가치는 그다지 높지 않기에 원고에서 대부분 탈락했지만 초보자들이 접근하기엔 용이한 수준이므로 참고가 될 듯하다. 블로그의 중급에 해당되는 레시피는 이 책에서 너 댓 개 정도다. 필리젬마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가기까지 내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분들의 힘이 있었다. 이 책이 소중한 이유는 바로 그런 분들의 힘이 모이고 쌓여 이루어진 노하우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그렇게 치열한 질문과 답이 덧글이라는 형식으로 켜켜이 쌓이지 않았다면 나는 맹렬히 공부하지 못했을 터이고 이 책은 절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분들의 후원으로 함께 만들어 낸 기적의 책, 나는 그런 기적의 수혜를 두 번씩이나 받은 사람이다. 나를 있게 한 건 부모님이지만 필리젬마를 잊게 한 건 후원자들의 신뢰다. 초판과 개정판, 두 책을 빌어 그분들의 소중한 이름 석자를 새기게 된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 부디 이 책이 꼭 필요한 분들 손에서 창의적인 작업으로 거듭나길 감히 고대해 본다. 2018.2.7. 필리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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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2. 사워도우 3. 사워도우 발효종 - 사워도우 발효종이란? - 사워도우 발효종 만들기 4. 사워도우 만들기 - 먹이주기 및 사전반죽 - 반죽하기 및 휴지 - 1차 발효 및 늘여접기 - 성형 및 2차 발효 - 실온 발효와 저온 발효 - 칼집 - 굽기 및 식히기 5. 사워도우 빵 재료 6. 사워도우 빵 단면 읽기 7. 레시피 - 맨빵 레시피 - 충전물 레시피 8. 부록 - 오븐 종류별 사례 - Baker’s Percentage - 버터밀크 만들기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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