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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여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곽찬영 (지은이), 김영승, 김우림, 김재명, 김재윤, 김재홍, 김지수, 김초원, 남윤빈, 남인건, 문동진, 심고은, 원종혁, 유랑, 유정현, 윤다은, 이기윤, 이성윤, 이예림, 이요섭, 정다솔, 최선교

글판·2019-01-10

  • 221쪽
  • 128×188mm
  • 문학
  • KDC 81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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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리는 모여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동아리 방문을 열기 전 생각한다. '오늘도 한 명은 있겠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역시나. 의자에 누워 자고 있는 한 놈. 그 옆에서 떠드는 두 놈. 다른 한 놈은 익숙한 듯 자기 일을 하며 한 마디씩 거든다. 뭐 대단한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고, 자기가 어떤 소리를 발명했는데 이게 한글 모음으로는 표현이 안 된다느니, 세상 사람들이 다 죽고 한 명만 살릴 수 있다면 누구를 데려갈 것인지 하는 식의 이야기다. 한 마디로 시덥잖은 이야기. 밥 먹을 시간이 되면 할 일 없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더 모이기 시작한다. 왜 왔냐고 물으면 대답은 '그냥.' 그렇게 어영부영 모인 사람들과 그곳에 앉아 있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훌쩍 흐르고, 가끔 누군가 이렇게 제안한다. ‘놀래?’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면 연을 날리고 있거나, 죽은 옥수수 밭 사이를 헤매고 있거나, 다음 날 새벽까지 그 놈이 그 놈인 사람들과 바다에서 불을 피우고 앉아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왜 그랬는지 물으면 딱히 해줄 말이 없다. 뭘 했는지를 물어도 마찬가지다. 과제를 하다 말고 나무 막대기를 주으러 돌아다녔던 하루에 뭘 했다고 설명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반은 맞는 말인 셈이다. 우리는 모여서 무엇을 하든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그냥 거기 앉아서, 떠들다가, 누군가는 오고, 누군가는 가고, 다시 가만히 있다가, 가끔은 쓴다. 굳이 변명 같은 걸 해보자면 뭔가를 쓰기 위해 그랬다고 할 수도 있겠다. 글을 쓰려면,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면 그제서야 뭔가를 끄적이기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가만히 있다가 끄적이기까지의 이 과정을 누군가 지켜본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들 정말 아무것도 안 하는군요! 뭔가 그럴싸한 이유 같은 걸 듣고자 한다면 장소를 잘못 찾았다. 왜냐면 대답은 언제나 '그냥' 이니까. '그냥' 재미있어서. '그냥' 하고 싶어서. '그냥' 쓰고 싶어서. 어쩌면 이 사람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대답이다. 거창한 말로 설명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면 이렇게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왜 만드셨어요, 물어본다면 대답은, 그냥 만들고 싶어서요.

목차펼치기

01 원종혁 추도사 빈소 02 남윤빈 늦봄 미안하지 않아서가 아니야 바다에는 가지 못했다 나중에 봐요 우리 03 이예림 낙엽들의 강강술래 – 떨어진 잎들의 축제 04 남인건 인생샷 05 김재명 귀가 골목길 06 윤다은 감자전 사별 전구 07 이기윤 너 08 유정현 잔디 09 김재홍 지린지도 구원 10 유랑 속삭임 번짐 11 심고은 일기 시험 12 이요섭 그렇게 한 번 더 사랑을 하고 심연에 앉아서 하지 못한 말 13 김영승 달의 숲 14 김초원 바다에 가지 않았다 15 문동진 이바다 동경 16 곽찬영 감기 생존과 무리 17 최선교 새벽 노인 동진 18 김지수 처음 1,2 건담KO 매듭 19 정다솔 복권 20 이성윤 문보이 인스턴트 21 김재윤 What subway is it now? 22 김우림 월면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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