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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바람

톤 텔레헨 (글), 잉그리드 고돈 (그림), 정철우 (옮긴이)

삐삐북스·2021-10-05

  • 88쪽
  • 215×280mm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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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른세 개 얼굴이 있다.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고. 어딘가를 바라보거나 집중한 얼굴이다. 아기들, 그보다 조금 큰 소년 소녀들, 성인 남성과 여성, 그리고 선원까지. 이미 유행을 지난 머리모양과 옷차림이다. 그중, 동그란 눈을 가지고 숱이 많지 않은 금발의 소년이 우리 아버지일 수도 있겠다. 화려한 디자인의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있는 여성은, 나의 할머니일까? 초상화 속 얼굴들은 어른과 아이할 것 없이 입을 꼭 다문 채 앞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잉그리드 고돈이 그린 초상은 눈 속에 생각, 감정, 그리고 그늘까지도 교묘하게 감추고 있다. 초상화 속, 미간이 이상할 정도로 넓은, 빠져들 수밖에 없는 그 눈이 그녀 초상화의 특징이 됐다. 모든 초상화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람, 슬픔, 경탄, 공포, 꿈, 그리고 실망까지. 이 초상화들에도 활짝 웃는 모습은 없다. 눈처럼 하얀 치아, 그리고 생기도 찾을 수 없다. 밝은 빛깔의 머리카락 아래, 화가 난 눈초리를 한 얼굴만 있을 뿐이다. 얼굴을 확대해 그린 초상화 속 소년은 회의적인 눈초리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볼이 통통한 소녀의 얼굴은 마치 우리에게 무언가를 묻고 싶어 하는 얼굴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초리의 분홍빛 모자를 쓴 아이는 의심스럽다 못해 경멸까지 담은 눈초리로 나를 쳐다본다. 현실적이지 않은 이미지들이다.잉그리드 고돈은 타고난 관찰자이다. 사람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일을 즐긴다. 어릴 때부터 그러했고. 잉그리드는 사람의 눈, 얼굴, 그리고 자세를 ‘읽고’ 그 기억을 저장한다. 그녀가 좋아하는 일은, 누군가의 외모와 입매에 담긴 비밀의 해독이다. 잉그리드는 위대한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들과 플랑드르파 화가들이 그린 초상에 매혹당했다. 그녀는 그 초상에서 절제된 감정과 극적인 유약함을 읽어낸다. 잉그리드를 오래된 가족사진을 흥미롭게 바라보기도 한다. 그녀는 벨기에 보리나주에 있는 사진작가 노르베르트 히소란트의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초상화에서 감정을 읽는다. 노르베르트의 사진은 촬영 후 약 2세기가 지난 후에야 예술 사진으로 인정받게 됐다. 또한 잉그리드는 가족사진 속에서 보았던 진지함, 어색함, 그리고 연민을 자신의 그림 속 초상화에 담았다. 일련의 짧은 글들. 톤 텔레헨은 많은 얼굴 이면에 담긴 자신의 이야기를 추구하고 찾아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수많은 얼굴들이 자신에게 속삭인 이야기를 공유한다. 이 이야기 속에서 무언가를 바라기도 하고 바라지 않기도 한 바로 그 소년, 또는 소녀가 되는 것이다. “진정한 불가사의함이란 극히 드뭅니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 “내게 조금 더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웅주의나 오만함이 아닌, 보통의 용기 말입니다.” 그만의 방식으로 쓰인 감정적인 사색은 초상화 속 누군가의 시선이 담은 두려움, 분노, 욕망, 그리고 슬픔을 놀라운 그만의 언어로 전달한다. 잉그리드 고돈의 그림을 완벽하게 반영하는 것이다. 이 책은 새로운 시각 요소와 문학을 이용한 거장과 오랜 사진 속 추억의 놀랍도록 아름다운 미니어처다. 매우 예민한 기록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고요한 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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