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글에는 이상한 힘이 있습니다. 힘이란 표현도 적당하지 않습니다. 신비함, 낯섦, 충만함, 매력 뭐 이런 단어들을 합친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고 나누면 이런 것들이 동시에 몰려옵니다. 어색하다가 친근하고, 곤혹스럽다가 편안하고, 슬프다가 기쁜 감정의 무지개가 펼쳐집니다. 그동안 우리가 만나서 했던 일은 사실 글쓰기가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글을 매개로 지난 시간과, 그 시간 속에 담아두었던 감정을 나눴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서로를 잘 모릅니다. 별칭을 사용해서 이름도 모릅니다.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지, 지금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참 많은 것을 나눴습니다. 아니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동백의 글에서 설레임을, 밀크티의 글에서 다채로움을, 옆집언니의 글에서 따뜻함을, 여름아이 글에서 풍성함을, 악동의 글에서 올곧음을, 단비의 글에서 생기발랄함을, 뿌시러기의 글에서 깊음을 느꼈습니다. 같이 느낀 게 중요합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생각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계산했습니다. 무엇이 더 이익인지를, 무엇이 내게 더 도움이 되는지를 끊임없이 계산했습니다. 무한 경쟁의 한국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이해하려고 무던히도 애썼습니다. 이해하는 건 좋은 일인데, 문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려고 힘썼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이해할 필요가 없는 것을 이해하려 하다 보니 그나마 남은 힘도 사라졌습니다. 시간여행에서는 그런 생각, 계산, 이해가 필요 없었습니다. 내 마음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글을 느끼면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모여서 각자의 시간 속으로 떠났습니다. 그렇다고 심리치료처럼 힘들게 과거를 돌아보지는 않았습니다. 친구와 함께 떠나는 여행처럼 가볍게 떠났습니다. 우리들만의 시간여행을요. 그동안 시간여행을 하면서 남긴 글을 모았습니다.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더 내밀한 이야기는 각자의 책으로 엮어질 겁니다. 책을 만들며 다시 읽어보니 그야말로 시간여행입니다. 동백의 소개팅 현장이 펼쳐지고 달을 바라보는 밀크티 곁에 서게 됩니다. 옆집언니와 쌀국수를 먹고 여름아이와 좀머씨를 읽습니다. 악동과 사회복지를 고민하고, 단비 가족이 모인 사진관에 들어가고 뿌시러기가 끊인 배춧국을 맛봅니다. 책의 마지막 에피소드가 뿌시러기의 ‘그래서, 글을 쓴다’입니다. 책의 마지막이 된 글에서 뿌시러기는 이렇게 썼습니다. ‘무엇으로 나로서 나를 지켜 낼 수 있을까 하는 몹시 불안한 마음을 가누기 힘들 때, 그래서 글을 쓴다’ 시간여행을 함축한 말입니다. 기쁜가요? 그래서 글을 씁니다. 불안한가요? 그래서 글을 씁니다. 글을 쓰는 이유보다 글을 쓰는 행위가 중요합니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나를 표현하는 일이고, 표현하는 게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뜻에서 시간여행을 이렇게 쓸 수 있습니다. 시간여행은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의 흔적을 꺼내 보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사랑이 전해져 읽는 순간이 사랑이 되면 좋겠습니다.
목차펼치기접기
1장. 동백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 본의 아니게 플러팅을 소개팅이란 이런 것이구나 나에게 소개팅이란 2장. 밀크티 달 고양이 봄이 좋은 이유 너마저 회색빛 광장 가면 불나방 호불호 이기심 3장. 옆집언니 하루를 잘 보냈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물건 나를 사랑한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자연의 모습 나만의 공간 맛과 향 4장. 여름아이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저도 눈치가 생겼어요 정말로 내 탓은 아니에요 요절, 이룰 수 없었던 환상 속의 그대 천상미녀 5장. 악동 떠남 돌아봄 사회복지사 그리고 나 안티히어로 사회복지사 6장. 단비 시간여행 어른 자취 가족사진 첫사랑 마무리 7장. 뿌시러기 프롤로그 나로서, 나 의심 오늘이 괜찮다면 Surreal but Nice! 고구마 마침내, 꽃들은 만발하고 핑계(쩐다) 그래서, 글을 쓴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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