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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억과 진실

5·18 기억과 진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물질과 비물질 [편]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물질과 비물질·2024-08-23

  • 483쪽
  • 210×297mm
  • 사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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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위원회는 2023년 10월, 5·18민주화운동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진기자들과 현장취재 기자 15명의 집담회를 개최하였다. 43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현장취재 기자들은 서로의 기억을 교차 검증하며, 사진 한 장 한 장이 담고 있는 당시 현장의 사건들을 증언했다. 특히 5월 21일 도청 앞 집단발포 상황과 5월 18일부터 20일 사이 계엄군들이 저지른 초기의 유혈 진압에 대한 많은 증언이 있었다. 5월 21일 집단발포 상황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목숨을 걸고 촬영했었다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경험과 기억, 그리고 계엄군의 발포 상황과 발포에 의한 시민의 피해를 낱낱이 사진으로 기록하지 못한 ‘어쩔 수 없었던’ 아쉬움과 자괴감이었다. 그러나 함께 자리한 모든 분들의 하나된 바람은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진실을 규명하는데 자신들의 기록과 사진이 의혹과 쟁점을 해소할 단서와 증거로써 도움된다는 사실에 대한 자긍심도 함께 보여주었다. 사진 한 장이 지닌 힘과 가치가 피해자들의 기억과 가해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된 「현장의 상황」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결정적 증거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분들이 목숨을 걸고 남겨 준 현장 사진은 위원회가 지향해 온 ‘진상규명의 시발점이면서 동시에 도착점’이기도 하다. 이 지면을 빌어 집담회에 함께 참석하셔서 증언해주시고,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설명해주신 이분들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진 중 하나인 ‘영정을 들고 있는 상복입은 꼬마 상주’이다. 이 사진은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로숑에 의해 세계에 알려졌다. 그 분이 43년 만에 동료 사진작가 패트릭 쇼벨과 함께 광주를 찾았다. 이 두 사람을 위원회 광주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들은 자신들이 촬영한 사진 600여 점을 위원회에 기증하였고, 진상규명에 도움되기를 바란다는 마음도 함께 전해주었다. 이들은 43년 전 광주의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5월 27일 새벽 YMCA 앞에서 계엄군의 총격을 받고서 도움을 요청하던 대학생의 모습을 떠올리며 촬영밖에 당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었던 상황에 대해 지금도 괴로워했다. 이들이 위원회에 제공한 사진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위원회의 조사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5월 27일 전일빌딩에서 최후 항쟁을 하다가 붙잡힌 시민군들의 생생한 현장 모습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중요한 장면들이다. 43년 만에 광주를 찾은 이분들과 헤어질 무렵 쇼벨은 다시 우크라이나로 간다고 했다. 사진작가로서 여전히 사선을 넘나들어야 하는 전쟁터로 향하는 그분의 무사를 빌면서, 위원회에 소중한 사진들을 제공해 준 두 분께 감사드린다. 위원회는 2024년 12월 26일에 공식적인 조사활동을 종료하였다. 2,800여 점의 사진 한 장 한 장의 구석구석을 나누어 분석하고, 영상자료를 초단위의 프레임으로 나누어 분석해 온 조사관들과 전문위원들의 진심을 이 사진집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위원회가 찾고자 하는 ‘진실의 퍼즐’을 맞추기 위한 4년 동안의 고생이 이 사진집에서 확인될 것이다. 43년 동안 찾을 수 없었던 행방불명자의 소재가 사진 한 장의 실마리에서 시작되었다. 사망자들의 유해가 바뀌어 무명열사의 묘지에 매장되거나, 행방불명자가 다른 이름으로 사망자의 묘지에 안장된 사례도 사진과 관련 기록을 분석, 교차 검증하여 추적한 끝에 확인한 사례도 있었다. 5월 21일 도청 앞 집단발포 당시의 현장 상황을 사진으로 재구성하여 계엄군들의 증언과 진술을 이끌어내는 데도 사진과 영상은 큰 도움이 되었다. 왜곡의 빌미가 되어 온 의혹과 쟁점들이 더 이상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없도록 사진을 통해 사건의 진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5·18민주화운동의 현장에서 발생한 사건의 진실과 서사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는 한편, 계엄군의 유혈 진압이 얼마나 참혹한 것이었는지를 사진으로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사진과 사진을 연계하여 분석하고 조사결과를 입증하고자 밤새워 일하던 조사관들과 전문위원들의 노고가 이 사진집을 통해 확인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이분들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진실과 사실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진실이 모두 참일 수만은 없는 이유이다. 5·18민주화운동의 유혈 진압은 내란목적살인의 범죄이자 반인도적 범죄였다. 이 범죄를 저지른 책임자들의 대부분이 침묵하거나 부정할 때도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은 그들이 진실되게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기를 기다려 왔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그 ‘진실의 힘’을 거부하였고, 위원회는 ‘사실의 확인’을 통해 피해자들이 바라는 ‘진실과 정의’를 다시 세우고자 노력하였다. 그 과정들을 이 사진집에 담았다. 너무나 엄연하고 명백한 ‘사실’마저도 부정하고 있는 이들에게 현장 사진 한 장에 주목하면서 그 부정의 벽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해 온 위원회의 과정이 이 사진집으로 확인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 송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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