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자라나는 여름을 기다리며』에는 열다섯 명의 작가가 지나온 서로 다른 여름이 담겨 있다. 사랑을 기억하는 여름도 있고, 상실을 붙들고 살아가는 여름도 있으며, 버텨낸 시간들을 천천히 꺼내어 보여주는 여름도 있다. 같은 계절을 말하고 있지만 작품마다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권은애의 「이 여름, 따뜻한 온도」는 차가운 것들로 가득 채워왔던 일상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보게 만든다. 김도은의 「여름이 너무나도 싫어서」는 떠난 사람과의 기억을 따라가며, 미워했던 계절 끝에서 다시 사랑을 발견한다. 김성수의 「나의 여름은」과 「나의 냉면 연대기」는 가족과 추억, 오래된 식당의 기억들을 통해 여름이라는 시간을 정겹게 되살려낸다. 명선향의 「구름은 느리다」는 시골 마을의 풍경과 가족의 마음을 따라가며 오래된 여름의 냄새를 떠오르게 하고, 모경자의 「여름의 배신」은 점점 뜨거워지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짧지만 강렬하게 던진다. 박효은의 「잃어버린 여름을 찾습니다」는 타인에 의해 정의된 여름이 아니라, 각자가 지닌 시간을 되찾고자 이야기한다. 방건희의 「나 몰래 지나간 여름」에는 고시원 속에서 버텨냈던 삶의 무게가 담겨 있으며, 변현영의 「혀끝에 여름」과 「톡톡, 여름」은 여름의 감각과 청춘의 순간들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빈의 「그렇게 너는 나의 여름이 되었다」는 짧게 스쳐 지나간 인연을 오래 기억하는 마음을 그려내고, 「남은 여름의 수 0개」에서는 끝나가는 계절 속에서 무너져가는 감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상융의 「태몽」은 뜨거운 여름 아래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의 막막함과 질문들을 끌어안는다. 서온의 「물 아래, 여름」은 수영장 물속이라는 공간을 통해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다시 자신을 회복해가는 시간을 보여준다. 윤서의 「한여름 동반 익사」는 영원히 멈춰 있고 싶었던 순간의 불안하고 위태로운 사랑을 담아낸다. 이유림의 「여름을 사는 중」은 인생의 계절을 여름에 비유하며 지금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하고, 임나영의 「나의 여름에게」는 사랑했던 사람 자체가 곧 여름이 되어버린 기억을 담아낸다. 정세은의 「기포」는 물속에서 흔들리는 감정과 불안을 독특한 언어로 풀어내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퇴근한 PD의 「자라지 않는 여름을 기다리며」는 방향을 찾지 못한 채 흔들리던 시간 속에서도 끝내 버텨내며 살아가는 청춘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집 속 여름은 하나의 모습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뜨겁고 찬란한 순간도 있지만, 눅눅하고 불안한 날들도 함께 존재한다. 그래서 이 책은 가장 행복했던 계절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하고, 오래 잊지 못한 상실을 다시 마주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들의 여름으로부터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여름을 조금은 덜 두려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지나온 계절 속에서 아픔을 견뎌낸 마음들이 있고, 끝내 사랑을 기억해낸 시간들이 있으며, 무너지지 않기 위해 하루를 살아낸 기록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각자의 방식으로 여름을 건너온 이야기들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오래 남는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이들의 여름을 통해 앞으로 올 여름 역시 무탈히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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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애 김도은 김성수 , 명선향 모경자 박효은 방건희 변현영 , 빈 , 상융 서온 윤서 이유림 임나영 정세은 퇴근한 PD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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