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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의 식탁, 남도 갯벌의 성찬

고흥의 식탁, 남도 갯벌의 성찬

이근모 (지은이)

도서출판 북두(Book-Do)·2026-10-16

  • 116쪽
  • 130×210mm
  • 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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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내 고향 고흥은 바다와 땅, 산이 어우러져 사시사철 푸른 생명력을 뿜어내는 축복의 땅이다. 그곳의 갯벌은 어머니의 젖줄이었고, 팔영산의 굽이마다 피어난 초목들은 우리네 고단한 삶을 달래주던 보약이었다. 평생을 공직의 길에서 정직하게 걷고자 노력해왔으나, 가슴 한구석에는 늘 고향의 흙내음과 짠물 밴 바람 소리가 그리움으로 일렁였다. 퇴임 후 붓을 들어 그 그리움을 시조時調라는 정격의 그릇에 담기 시작했다. 우리 민족 고유의 가락인 시조야말로 투박하면서도 깊은 맛을 지닌 고흥의 식탁을 담아내기에 가장 적당한 그릇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번 시조집 『고흥의 식탁, 남도 갯벌의 성찬』은 총 4부로 구성하였다. 제1부에서는 남도 갯벌의 보석인 수산물을, 제2부에서는 황토밭이 길러낸 정직한 농산물을 읊었다. 이어지는 제3부에서는 팔영산의 숨결을 머금은 산나물의 향기를 담았으며, 마지막 제4부에서는 우리네 삶의 애환이 녹아있는 정겨운 밥상머리 풍경을 그렸다. 특히 이번 작업 내내 나를 붙들었던 화두는 선친께서 내려주신 아호 ‘소취小翠’의 가르침이었다. ‘작을 소小’에 ‘푸를 취翠’. 비록 시작은 작고 미미할지라도 그 속에 푸른 생명력을 품고 있다면, 그것은 머지않아 무한히 성장하여 온 세상을 푸르게 덮는 큰 숲이 된다는 귀한 뜻이다. 고흥의 식탁 위에 오른 보잘것없는 나물 한 점, 막걸리 한 사발, 엉겅퀴의 가시 하나에도 우주와 같은 생명력이 깃들어 있음을 보았다. 작디작은 씨앗이 대지를 뚫고 일어나 풍성한 식탁을 이루듯, 나의 이 짧은 정격 가락들이 독자들의 마음속에서 고향의 넉넉한 인심으로 크게 피어나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이번 시조집을 엮는 과정에서 음식 명인 이성희 박사님께서 보여주신 남도 식문화에 대한 깊은 혜안과 격려는 나에게 큰 학문적·예술적 자양분이 되었다. 명인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우리 음식의 미학이 나의 시조 가락과 공명하며 이 책의 깊이를 더해주었음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 64수의 시조를 한 수 한 수 갈고 닦으며, 종장 첫 구의 삼음절(3)과 둘째 구의 오음절(5) 정격을 지키려 애썼다. 법도를 지키는 것이 곧 고향의 맛을 지키는 길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비록 부족한 필치이나, 이 시조집이 고흥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되고,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정성스러운 성찬이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늘 곁에서 묵묵히 나를 지켜준 고향 산천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목차펼치기

제1부 바다가 건넨 푸른 보배 “검은 비단부터 은빛 파도까지,바다가 써 내려간 맛의 서사시” ● 고흥 김 - 바다가 쓴 검은 서사시 10 ● 미역 - 산모의 첫 국그릇에 담긴 푸른 강물 11 ● 다시마 - 깊은 수심을 견뎌낸 두터운 침묵 12 ● 피굴 - 거친 껍질 속 우윳빛 고독 13 ● 고흥 낙지 - 갯벌의 기운을 빨아올린 생명력 14 ● 서대 - 납작하게 엎드려 기다린 남도의 별미 15 ● 전어 - 가을바람 타고 돌아온 집 나간 그리움 16 ● 멸치 - 작지만 단단한 은빛 화살표 17 ● 매생이 - 이빨 사이로 흐르는 부드러운 봄 18 ● 꼬막 - 갯벌의 단단한 알몸, 쫄깃한 자부심 19 ● 키조개 - 바다 아래 깊이 박힌 그리움의 크기 20 ● 삼치 - 은빛 비늘에 새긴 파도의 속도 21 ● 문어 - 바위틈을 지키는 여덟 장사의 기개 22 ● 해파리 - 투명한 몸으로 소화한 바다의 독백 23 ● 고흥 바지락 - 모래알 씹으며 키운 단단한 속살 24 제2부 햇살과 바람이 맺은 결실 “황금빛 유자에서 붉은 고구마까지, 대지가 증명한 결실의 노래” ● 고흥 유자/ 황금빛 태양을 가둔 향기의 정점 26 ● 석류/ 수만 개의 붉은 보석이 터뜨리는 환희 27 ● 마늘/ 매운바람 이기고 맺힌 하얀 근육 28 ● 해창만 쌀/ 짠물을 단맛으로 바꾼 간척지의 눈물 29 ● 고흥 오이/ 가뭄 끝에 길어 올린 청량한 수분 30 ● 고흥 고추/ 붉은 정열이 빚어낸 매운맛의 진수 31 ● 고흥 단호박/ 땅의 기운을 머금은 황금빛 달콤함 32 ● 고흥 취나물/ 이슬 머금은 잎사귀에 깃든 봄의 전령 33 ● 고흥 해풍감자/ 갯벌의 기운을 머금은 포근한 대지의 선물 34 ● 방울토마토/ 한 입에 톡 터지는 햇살의 기쁨 35 ● 참깨/ 고소하게 볶아낸 고흥의 오후 36 ● 들깨/ 안개 속에서 자라난 깊은 풍미 37 ● 고흥 밀/ 겨울을 건너온 초록의 의지 38 ● 보리/ 춘궁기를 버티게 한 억척스러운 생명 39 ● 감자/ 땅속에서 남몰래 키운 둥근 희망 40 ● 고구마/ 땅속에서 캐낸 달콤한 보석 41 ● 무/ 땅속에서 길어 올린 아삭한 보배 42 ● 콩(메주콩)/ 발효를 기다리는 노란 약속 43 ● 팥/ 동짓날 액운을 쫓는 붉은 마음 44 제3부 팔영산 굽이마다 피어난 향기 “산울림을 먹고 자란 나물들,식탁 위에 오른 산의 철학” ● 취나물/ 산울림을 먹고 자란 푸른 귀 46 ● 고사리/ 아기 손 주먹 쥐고 일어선 산의 정령 47 ● 달래/ 톡 쏘는 맛으로 깨우는 봄의 미각 48 ● 냉이/ 언 땅을 뚫고 나온 첫 번째 전언 49 ● 씀바귀/ 인생의 쓴맛 뒤에 오는 깊은 단맛 50 ● 두릅/ 나무 끝에 맺힌 초록의 왕관 51 ● 비자/ 억겁의의 세월을 견딘 단단한 향기 52 ● 표고버섯/ 참나무 등 위에서 피어난 산의 귀 53 ● 도라지/ 백도라지 보랏빛 꽃 아래 깊은 뿌리 54 ● 더덕/ 흙내음 자욱한 숲의 산삼 55 ● 매실/ 초여름 갈증을 씻어주는 푸른 구슬 56 ● 밤/ 가시 껍질 속에서 영근 고소한 알밤 57 ● 쑥/ 길가 어디서나 피어나는 질긴 생명력 58 ● 머위/ 큰 잎사귀 아래 숨겨둔 알싸한 진심 59 ● 엉겅퀴/ 가시 돋친 몸으로 지켜낸 고결한 피 60 제4부 어머니의 손맛, 삶의 밥상 “안부가 생존이었던 시절, 우리를 키운 뜨거운 국물 한 그릇” ● 진지 잡수셨소/ 안부가 곧 사랑이었던 시절 62 ● 고흥 막걸리/ 고단함을 삭혀주는 넉넉한 웃음 63 ● 장독대/ 어둠을 삭혀 빛으로 만드는 항아리 64 ● 가마솥/ 온 마을의 허기를 끓이던 무쇠의 마음 65 ● 나물 비빔밥/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나 이룬 조화 66 ● 젓갈/ 짜디짠 세월을 맛깔나게 삭히는 법 67 ● 국밥 한 그릇/ 메마른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 이름 68 ● 애 먹다/ 고난조차 씹어 삼키는 삶의 힘 69 ● 말아먹다/ 실패마저 웃음으로 훌훌 털어내는 기개 70 ● 밥맛/ 사람의 향기가 곧 음식의 맛임을 71 ● 싱겁다/ 욕심 없이 허허로운 이웃의 미소 72 ● 짜다/ 한 방울의 낭비도 허락지 않는 치열함 73 ● 맛이 가다/ 소멸조차 새로운 탄생의 시작임을 74 ● 고향의 맛/ 세상을 살아낼 당당한 힘 75 ● 모두의 만찬/ 작게 시작하여 무한히 흐르는 고향의 노래 76 자전적 시조론 ● 남도 갯벌의 서사시, 시조로 빚어낸 생의 미학 77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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